법륜스님/즉문즉설(2023) 386

법륜스님의 하루_ 중학생 딸이 담배를 피웁니다. (2023.06.30.)

저에게는 중학교 3학년 딸이 있는데 딸이 담배를 피웁니다. 1년 전부터 친구들과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서 그동안 수차례 담배 문제로 딸과 다투었습니다. 담배 피우는 딸을 두고 제가 괴롭지 않게 사는 게 부처님 법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가요? 아니면 딸은 아직 미성년자이기에 딸의 자유보다는 부모로서 계도를 우선시해야 할까요? 사실 후자를 시도해 봤지만, 딸을 계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계도를 할 때 제가 화를 내지 않더라도 딸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정서적으로 역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하게 딸을 키우는 것일까요?// 내가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나쁜 행동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내가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한테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나쁜 행..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불안하고 화 나는 현 정부의 대외정책, 어떻게 봐야 할까요?

현 정부가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한편으로 전쟁을 부추기는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굴욕외교로 일관하는 것 같아 분노를 느낍니다. 현 정부의 대외정책을 어떤 관점에서 보아야 할까요? // --민족 우선인가, 가치 우선인가 현재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를 개선해서 국가발전의 비전을 제시하는 관점이 아니고 (북한은) 같은 민족이지만 우리와 가치관이 너무 다르고 일본은 민족도 다르고 과거사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현시점에서 보면 (우리와) 어떤 가치관이 같다고 가치 동맹이란 말을 쓰잖아요. 미국과 일본, 한국은 어떤 가치 지향이 같기 때문에 너무 과거와 민족에 연연하지 말고 현재 가치를 함께하는 사람끼리 협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미국이 지금까지 주장했던 거예요. 미국은 민족국가가..

법륜스님의 하루_ 아침마다 기도하는 게 싫어요. (2023.06.29)

처음 108배를 하고 명상할 때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점점 ‘왜 기도를 해야 하나?’ 하는 마음이 자꾸 올라옵니다. ‘이대로 편안합니다’ 하고 기도를 하지만 불안한 마음과 잡생각이 올라오고 ‘나는 지금 편하지 않은데?’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지금 이대로 편안하게 살고 싶은데 잘 안 됩니다. 사소한 일인데도 불안한 마음과 함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봅니다. 요즘은 아침마다 기도를 하기 싫은 마음이 크게 올라옵니다. 기도를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얼마나 기도를 해야 편안해질까요?// 죽을 때까지 완전히 편안해지지는 않을 거예요. 그런데 기도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점점 더 커집니다. 앞으로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거나 혼자 살게 되거나 나이가 들거나 회사에서 일이 많아지거나 하면 불안..

법륜스님의 하루_ 아내의 말이 듣기 싫어요. (2023.06.28.)

아내가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 것이라고 말할 때마다 짜증이 나서 아내에게 화를 냅니다. 왜 안 좋은 말을 하느냐고 화를 내도 아내의 행동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리고 신혼 때 아내와 장모님이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사위자식 개자식’이라고 했는데 지금까지도 그때 맺힌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일하는 사무실에 60대 후반인데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시는 직원이 있어요. 그분이 봉급을 더 달라고 조르는데 그 사람을 보기가 싫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질문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약간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아요. ‘나눔의 장’이라고 하는 정토회 수련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자신이 자라온 환경을 주욱 얘기하다 보면 내가 언제 입었던 마음의 상처가 가슴에 맺혀서 매사에 남의 말과 행동에 ..

법륜스님의 하루_ 갈등 관계에 있는 동료가 저를 저주하고 있을까 봐 걱정입니다. (2023.06.27.)

저는 어릴 때부터 저 스스로를 지키며 독립적으로 살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애착이 매우 크고 누가 저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 굉장히 싫습니다. 얼마 전에 동료 교사와 업무 관련해서 갈등이 있었는데 결국 감정싸움으로 악화가 되었어요. 제가 말 한마디만 해도 톡톡 쏘시고 회의를 할 때도 독기 어린 눈으로 저를 째려봐서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 일을 남자친구에게 말했더니 ‘그 교사가 집에 가서 네 이름을 빨간색으로 막 적는 거 아니야? 그리고 인형에 네 이름을 적어놓고 못으로 막 찌르는 거 아니야?’ 하는 거예요. 그 당시엔 웃어넘겼지만 집에 와서 저주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실제로 그런 사례들이 많이 나왔어요. 저주를 받아서 반신불수가 되었다거나 식물인간이 되었..

법륜스님의 하루_ 직장 동료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2023.06.26.)

직장 동료 중에 이상한 사람이 있는데 그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그 스트레스가 집에 있는 아이와 남편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상한 사람이라는 게 어떤 것을 이상하다고 하는지 한번 말해보세요. 어떤 부분을 이상하다고 하는 겁니까? ... 돈을 아껴 쓰는 것은 좋은 습관인데요. 만약에 질문자의 남편이 밖에서 밥값이나 찻값을 잘 내면 동료들로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죠. 그렇다면 아내 입장인 질문자한테도 좋은 사람입니까? 남편이나 아내가 밖에서 눈치껏 밥값 좀 덜 내고 찻값 좀 덜 내며 아낀다면 가족의 입장에서는 좋은 일 아닌가요?” 그런데 그 동료가 왜 이상한 사람이에요? 동료는 아무런 문제가 없..

법륜스님의 하루_ 민주주의가 위기라고 하는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2023.06.25.)

최근 우리나라에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가 오고 있다고 합니다. 각계각층의 여러 분야에서 정권의 부조리에 대한 시국선언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상황은 매우 불안하고 걱정스럽습니다. 불교 교리의 관점으로 시국선언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사회변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대부분 다 자기 인생살이가 바쁘고 힘들어서 질문을 많이 하는데 질문자는 이렇게 세상의 문제가 염려되어서 질문을 하니까 아주 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 개인이 ‘민주주의가 위기다’ ‘국가의 환경정책이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정책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쪽 보다 가진 자를 위하는 정책으로 가고 있다’ 하고 자기 나름대로 판단해서 비판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의대 입시에 떨어질까 봐 불안해요

저는 서울대 의대를 지망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제 성적보다 좀 높은 목표를 꿈꾸면서 매일 부족한 저를 자책했어요. 그러다 우울 및 불안 장애도 왔고요. 제 특성상 정신과 의사가 제격인 것 같아서 오래전부터 정신과 의사를 꿈꿨어요. 그래서 정신과 의사가 되어서 저처럼 힘든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꼭 되고 싶은데 의대 입시에 떨어질까 봐 그만큼 너무 불안해서 공부가 잘 안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자기가 원하는 걸 자기가 다 할 수가 없잖아요, 그죠? 그러니까 목표는 서울대 의대를 정했다 하더라도 이번에 11월에 가서 학력고사 쳐보면 성적이 나올 거 아니에요. 그러면 그 성적에 따라 가지고 서울대 의대 가는 거를 연대의대 갈 수 있고 고대의대..

법륜스님의 하루_ 이 분은 한국 불교의 중흥조이자 민족 독립운동가입니다. (2023.06.25.)

오늘은 근세 한국 불교의 중흥조이시고 3.1 독립운동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 분이시며 독립운동의 막후 기둥이셨던 백용성 조사님의 탄생 15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내년이면 160주년이 되기 때문에 일만 명이 모여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대한민국의 국운 융창을 발원하는 대법회를 열려고 합니다. -어려운 백성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키워간 어린 시절- 용성조사님은 1864년 이곳 장수군 번암면 죽림리에서 탄생하셨습니다. 14살에 남원 덕밀암에 계시는 혜월 선사를 은사로 출가를 하시고 스승의 지도로 전국을 다니시면서 선정을 닦는데 집중을 하셨습니다. 용성조사님의 스승이신 혜월 선사는 동학의 창시자인 최제우 선생과 깊은 인연이 있는 분이었습니다. 최제우 선생이 동학을 창시하고 법을 선포하자 많은 ..

법륜스님의 하루_ 남편과 자주 다투는데 아이를 낳아도 괜찮을까요? (2023.06.24.)

저는 결혼한 지 9개월 된 신혼부부입니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에 결혼을 했는데 올해 초에 임신을 했지만 유산이 됐습니다. 회복 기간을 거쳐 자녀계획을 시도하고 있지만 남편과 자주 다툽니다. 화해하기 전까지 불안한 마음이 크고, 결혼에 대한 회의감도 느끼게 됩니다. 남편이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고 불안한 제 모습이 아이에게 전달될까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남편과의 관계를 회복한 후 자녀계획을 세우면 시기가 늦어질까 걱정도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녀계획을 갖는 것이 맞는지 궁금합니다// 엄마가 될 자격이 부족하네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준비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두 부부가 결혼해서 살다가 아이가 생기면 그때 아이를 낳으면 됩니다. 아이를 낳으면 저절로 모성애가 일어납..

법륜스님의 하루_ 언니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가 집이 몇 채 넘어갔어요. (2023.06.23.)

저는 직장생활을 한 지 25년이 됐습니다. 언니가 계속 투자에 손을 대서 부도가 나면 제가 월급으로 막아주곤 했습니다. 언젠가는 끝날 줄 알았는데 언니가 제 주민등록증과 통장을 몰래 훔쳐서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언니는 투자를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몇 년 전에 코인이 만연할 때도 저 몰래 천만 원을 가져갔습니다. 어릴 때 제가 정말 의지했던 언니인데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그래서 연락을 두절했다가 지난 1월에 제가 큰 사고로 다쳐서 입원을 하는 바람에 언니가 도와줬습니다. 저는 1년 후에 명예퇴직을 하려고 했는데, 그때 또 언니가 투자할 돈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7천만 원을 대출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4월부터 이자가 나오는데 이자가 너무 많은 겁니다.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51. 저는 피해의식이 심합니다

저는 피해의식이 심합니다.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일을 혼자 결론지으며 혼자 화내고 불안해할 때가 많습니다. 혼자 부정적인 쪽으로 소설을 쓰며 결론짓고 불안해합니다. 현재 병원 치료도 받고 있지만 이 피해의식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네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니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병원, 꾸준히 치료받는 게 좋다. 다리가 상해서 의족을 해놓거나 휠체어를 타는 사람이 “저는 언제까지 휠체어를 타야 합니까?” 이렇게 말하면 조급하다고 볼 수 있잖아요. 다리가 정상으로 복원이 될 수 있으면 좋은 일이지마는 안 되면 또 안 되는 대로 의족을 하거나 휠체어에 앉아서 생활을 하면 되죠. 그것은 불행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 조건이 되면 인간은 또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 이 얘기예요. 휠체어에 앉..

법륜스님의 하루_ 말썽을 부리는 아이 때문에 힘듭니다 어떡하죠? (2023.06.22.)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규칙을 어기고, 수업을 방해하고,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교사로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습니다. 무심하게 대처하면 피해를 입은 학생이 민원을 제기하고 적극적으로 제지를 하면 가해 학생이나 그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좌절하거나 화를 내면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집착하지 않고 이런 상황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만약에 질문자가 말을 조련하거나 애완용 동물을 훈련한다면 사람을 가르치는 학교의 규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조금 바꿀까요? ... 그렇다면 학교의 규칙은 지금 아이들에게 맞게끔 정해진 것일까요? 아..

법륜스님의 하루_ 도둑이라는 누명을 쓰고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2023.06.21.)

저는 얼마 전 도둑이라고 누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황당한 일도 다 있네’ 하고 받아들였습니다. 다음날 억울한 마음이 많이 올라왔고 일상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다음날에는 증거도 없이 소리만 지르던 상대가 환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를 이해하는 마음을 내게 되었습니다. 다음날에는 내가 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는 건지 억울한 마음이 예전보다 더 세게 올라왔습니다.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으로 삼아라’ 하는 보왕삼매론의 의미를 잘 알아서 불편한 마음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은 간절한 마음으로 질문을 드립니다.// 질문자는 지금 수행자의 관점을 놓치고 복을 구하는 기복 불교의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억울한 일은 더 이상 안 당했으면..

법륜스님의 하루_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습니다. (2023.06.20.)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일주일이 한 달처럼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하루처럼 짧게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 한 달처럼 길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배웠다는 뜻입니다. 하루처럼 짧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가볍고 즐거웠다는 의미입니다. 아쉽지만 우리는 헤어져야 합니다.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습니다. 이것은 한문으로 ‘제행무상’이라 표현하고 팔리어로 ‘아니짜(Anicca)’라고 표현하는 붓다의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이 법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헤어짐이 있으면 다시 만남이 있다는 사실 또한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만남에 대한 희망을 가지며 헤어집시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50. 포켓몬 카드 중독

저는 11살 남자아이 엄마입니다. 천 원짜리 포켓몬 카드를 처음엔 사줬는데 이제는 막 60만 원 넘는 카드도 욕심을 냅니다. 아들의 욕심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도록 제가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요?// 안 됩니다. 그냥 사주세요. 이미 중독이 됐어요. 자기가 사줘서. 애가 그렇게 한 게 아니라 자기가 담배를 1대 주고, 2대 주고, 3대 주고, 4대 줘서 애가 담배 습이 박혀서 달라니까 주는 수밖에 없어요. 애 잘못이 아니라 자기 잘못이라는 거예요. 이제 50만 원짜리 사주고, 또 몇 주 있으면 이제 100만 원짜리 사주고, 그다음에 200만 원짜리 사주고, 그다음에 300만 원짜리 사주고, 그다음에 500만 원짜리 사주고, 그다음에 천만 원짜리 사주고 돈 되는 데까지 사주다가 돈 없으면 어차피 못 사줄 ..

법륜스님의 하루_ 공유와 연대가 실현되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려면 (2023.06.19.)

정토회는 세 명의 스승을 모시고 있습니다. 첫째, 부처님의 정법을 지금까지 계승해 오신 저의 은사 스님이신 불심도문 큰스님입니다. 둘째, 여러분들이 봉암사에 가서 영정을 뵈었던 서암 큰스님입니다. 그분은 아주 소박하게 사셨고 심플하고 겸손하신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수행자가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셋째, 재가 여성 수행자인 각해 보살님입니다. 그분은 사람들의 고통 하나하나를 상담해 주신 분이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즉문즉설은 담마적으로는 선불교의 문답을 계승한 것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아픔을 헤아려서 그 아픔을 해결해주는 그 자세는 각해 보살님이 가졌던 마음을 계승했습니다. 이렇게 정토회는 누구나 본받을 사람이 있으면 스승으로 모십니다. 또 정토회가 하고 있는 사회실천 활동에는 ..

법륜스님의 하루_ 지난 30년 동안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2023.06.18.)

지금은 정토회가 많은 성과를 이루셨지만 1992년에 인도에서 학교를 지을 때는 힘든 일들이 많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정토회가 설립되고 30년을 지나오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는지 지금 마주하고 있는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난 30년간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그냥 매일 사건이 생기고 해결하고, 또 사건이 생기고 해결하고, 이렇게 살았습니다. 제가 1992년에 인도에 학교를 짓기 시작할 때는 저도 질문자처럼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아이들이 학교를 못 간다고 하니까 어떻게든 학교를 지어줘야겠다는 생각만 했어요. 처음부터 학교를 크게 지을 생각은 없었고 조그맣게 대나무와 짚으로 지으려고 했습니다. 학교라는 것이 학생을 모아 가르치는 공간이지 건물이 아니잖아요. ..

법륜스님의 하루_ 우리가 참여불교를 하는 이유.(2023.06.18.)

저희나라에서 불교는 삶의 일부입니다. 한국에서도 일반 국민들이 불교를 삶의 일부로 여기는지 궁금합니다. 태국은 전체 인구의 95%가 불자입니다. 한국은 전체 인구의 17%가 불자이며, 종교를 믿는 사람의 숫자 자체가 줄고 있습니다. // 저는 사람들에게 종교가 없는 사람에게 붓다 담마(Buddha Dhamma)를 가르치기가 더 쉽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종교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허황되지 않다는 것을 말합니다. 붓다 담마(Buddha Dhamma)를 알려면 좀 합리적이고 영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너무 걱정 안 해도 돼요. --우리가 참여불교를 하는 이유 다만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태국처럼 전통적으로 해 온 것은 그것대로 존중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늘날 현대 문..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49. 성향이 다른 동료와 융합이 어렵습니다

저는 직관적이고 논리적이고 분석적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료들 성향이 나와 많이 다릅니다. 가까이서 일하는 몇몇 동료가 너무 힘들게 합니다. 분노나 적대감 같기도 하는 패악질을 합니다. 이렇게 많이 다른 성향이 융합될 수 있는 요령을 좀 가르쳐 주십시오.// 자기 병원에 한번 가본 적 있어요? 신경정신과 같은 데 가서 자기 체크를 한번 해보세요. 내가 볼 때는 정신적으로 건강하면 옆에서 누가 욕하는 사람도 있고, 술 먹는 사람도 있고, 뭐 이런 일 있어도 그러려니 하고 다 살거든요. 한 번씩 뭐 욕을 하고 싸우더라도, 이튿날도 괜찮고 이러거든요. 근데 자기는 지금 벌써 첫 서두에 자기는 ‘직관적이고 논리적이고’ 이러는 거 보니까 자기가 지금 자기 생각에 굉장히 빠져 있어요. 그래서 ‘자기는 아무 문제..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환자에게 인기 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월급쟁이 의사를 하다가 의원 개원을 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환자를 대해야 환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저를 찾아오신 분들께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그래도 제가 환자에게 인기 있는 사람이 되면 좀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돈 벌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돈 벌 생각을 안 한다. 내가 가진 기술을 세상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이렇게 관점을 가지고 의료 행위를 하면 할 때도 즐겁고 사람들도 좋아하고 그러고도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밥 먹고 살 정도는 나온다. 이렇게 말할 수 있거든요. 지금 우리 요즘은 의술이 상당히 발달한 편이지 않습니까 그렇죠? 옛날에는 병원에 갈 때 의사가 제대로 치료하나? 이게 걱정인데 지금은 진단이 나와..

법륜스님의 하루_ 법륜 스님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무엇이었나요? (2023.06.17.)

스님께서는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평범한 스님이었다가 지금과 같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계시는 스님으로 변화하게 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있었나요?// 저는 종교적인 것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관심이 적었습니다. 어릴 때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 옆에 절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 계신 불심도문 큰스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을 만난 인연으로 어떻게 보면 반강제적으로 출가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붓다 담마가 좋아서 출가를 했지만 스승님으로부터 아주 강력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출가를 하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붓다 담마는 정말 좋았지만 막상 절에 들어와서 스님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많은 실망을 했습니다. 그래서 불교를 개혁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

법륜스님의 하루_ 술자리를 너무 좋아해서 남편과 아이들이 불안해해요. (2023.06.16.)

저는 아이 셋을 둔 엄마입니다. 평소에는 아이들과 신랑을 위해서 집안 살림과 아이들을 열심히 보살피는데 성격이 좀 외향적이라 모임이 많습니다. 특히 술자리를 좋아해서 한 번 나가면 아이도 생각 안 날 정도로 절제가 잘 안 돼서 가정에 불안감을 조성합니다. 그래서 신랑과 자주 다투고, 아이들은 저를 비난하고, 저는 또 무시당하는 게 싫어서 짜증을 냅니다. 신경정신과에서 알코올 문제로 치료받기도 했고 예전에 가본 점집에서는 신기가 있다고 해서 교회에도 3년 동안 꾸준히 다녔는데 그때뿐이고 항상 제 마음에는 공허함과 분노가 일어납니다. 제가 마음을 다잡아 가정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욕심이 너무 많습니다. 술 먹고 취해서 남편하고 싸우고, 애들한테도 비난받는다고 하면서 나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48. 막상 결혼하려니 불안합니다

서른 중반이고요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막상 결혼과 관련된 일들이 실제로 하나둘씩 진행이 되다 보니 지금은 뭔지 모를 불안감이 생겨서 결혼을 하고 나면 또 제가 원하는 인생이 아니라 좋은 남편 좋은 아들 좋은 사위가 되기 위해서 또 나를 희생하는 삶을 살지 않을까 이런 걱정도 있고요. 또 한 사람이랑 평생을 잘 살 수 있을까 이런 두려움도..// 그럼 이 사람하고 당분간 좀 안 만나보세요, 그런 게 두려우면. 당분간 좀 안 만나보니까 처음에는 좀 섭섭하고 아쉽더니 한 달 두 달 지나니까 별문제가 없네. 이렇게 되면 그다음에 만나기만 하고 결혼 안 해도 된다, 이래 볼 수 있고 안 만나고 지내보니까 이게 너무 사는 재미가 없고, 허전하고, 좀 답답하다. 이렇게 되면 결혼을 그냥 하면 돼요. 결혼해서..

법륜스님의 하루_ 법륜 스님의 롤 모델은 누구인가요? (2023.06.15.)

저는 한국 불교가 여러모로 도전받고 있다는 것과 한국의 불교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 그리고 출가하는 사람도 많이 줄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륜스님은 다양한 방법으로 개혁적인 일을 하고 있고 전통 한국 불교와는 굉장히 다르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법륜스님이 있기 이전에는 롤 모델이 될 만한 사람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서 스님은 개혁적이며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아이디어들을 떠올릴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첫째,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하는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 대부분의 아이디어를 경전에서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토회의 의사 결정 방식인 삼의제도 모두 경전에서 발견했습니다. 불교를 이해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안아트만(anatman)’입니다. 이것은 ‘무..

법륜스님의 하루_ 의견이 서로 달라도 화가 나지 않는 방법은? (2023.06.15.)

부처님께서는 깨달음을 얻으시고 다섯 비구에게 양극단에 치우치지 말고 중도를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견해가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내가 맞고 너는 틀리다’고 하지 않고 중도를 실천하며 말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일단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서로 다를 뿐이지, 누가 옳거나 그른 것이 아니다’ 하는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서로 믿음이 다르거나, 생각이 다르거나, 관점이 다를 뿐임을 알면 내 마음에서 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저렇게 믿는구나’, ‘저런 관점을 갖고 있구나’ 이렇게 상대를 보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여러 가지 길 중에 어떤 길을 갈 것인가 하는 것은 내가 선택하면 됩니다. 여러 가지 길 중에서 ‘나는 이 길을 선택하겠다’ ..

법륜스님의 하루_ 일반 사람이 깨달음을 얻는 것은 너무 목표가 높지 않나요?(2023.06.14.)

불교의 근본적인 목표는 개인의 괴로움을 해결하고 열반에 이르는 것과 다른 사람의 해탈과 열반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해행증(信解行證) 중에서 증(證)이 열반을 의미한다고 할 때 일반 사람들이 열반을 증득하는 것은 너무 높은 수준의 목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두 그룹으로 나눠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대다수의 일반 사람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괴로움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다른 한 그룹은 소수이지만 명상이나 수행에 전념하여 좀 더 높은 단계의 깨달음을 증득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런 관점은 대승의 가르침이나 선의 가르침과는 어긋납니다. 첫째, 만물에는 높고 낮음이 없다는 것이 대승불교의..

[핫이슈-쟁점을 파하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어떻게 볼 것인가?

-사실과 사실에 대한 평가는 별개의 문제- 우리가 어떤 사실을 공부할 때는 그게 사실이냐 하는 문제하고요 두 번째는 그 사실을 어떻게 평가할 거냐 하는 건 좀 다른 문제예요 홍범도가 빨치산이었다? 맞는 얘기입니다, 틀린 얘기가 아니고. 홍범도가 소비에트 공산당에 가입했다? 그것도 맞는 얘기예요. 그 시절에 독립운동을 위해서 빨치산 투쟁을 한 게 뭐가 문제냐? 그 시대에 조국을 찾기 위해서 조국을 찾는데 도움이 될 만한 자기 판단으로 “아, 러시아 공산당의 지원을 받으면 그들과 함께하면 조국 해방이 빠르겠다” 이렇게 판단하는 게 뭐가 문제냐, 이런 문제죠. [그 당시에 행동을 그 당시 시점에서 평가 안 하고 지금의 시점에 와서 그걸 문제 삼는 거는 역사를 보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

법륜스님의 하루_ 말을 길게 하는 사람에게 불편한 마음이 듭니다. (2023.06.14.)

저는 말이 많은 사람에 대한 분별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 직장에서 부장님이 대화할 때마다 말을 굉장히 많이 하시고, 다른 사람과 말할 때도 막 끼어들고 하는 모습에 ‘저 사람이랑 말을 섞고 싶지 않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자리를 자꾸 피하게 됩니다. 그리고 누구든지 ‘저 사람은 말을 좀 길게 한다’, ‘방금 말한 건데 또 말하네’ 이런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특히 일대일로 대화하는 상황이면 억지로 듣느라 눈도 안 마주치고 대답도 건성으로 합니다. 그런 때마다 불쑥불쑥 일어나는 불편한 마음을 어떻게 조절하면 좋을까요?// 마음 불편하다는 것은 이미 일어나 버린 일입니다. 그걸 가지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고 질문하는 것은 불평을 바깥으로 내놓을 거냐, 참을 것이냐 하는 문..

법륜스님의 하루_ 욕심을 버리면 무슨 재미로 사나요? (2023.06.13.)

스님께서는 고민 없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면 욕구를 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욕구를 버리는 것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인가요? 세상을 살다 보면 욕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욕구를 버리고 아무 욕심 없이 산다고 하면 무슨 재미로 살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욕구가 없어도 재미있게 살 수 있어요. 제가 젊었을 때 소꿉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요. 그 친구는 소위 말해서 잡기(雜技)를 좋아하는 친구였습니다. 장기 두고, 바둑 두고, 화투 치고, 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것이 조금은 과하다고 싶을 정도였어요. 제가 그런 사람하고 친구로 지내니까 사람들이 좀 이상하게 생각했죠. 어느 날 그 친구가 이런 얘길 했어요. ‘사람이 돈을 버는 이유는 즐기려고 버는 건데 너는 무슨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