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385

법륜스님의 하루_ 자기에게 맞춰달라고 하는 남편에게 화가 치밀어 올라요. (2022.06.25.)

님의 말씀처럼 신랑한테 ‘네, 알겠습니다’하면, 신랑도 저를 존중해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랑은 ‘진작 이럴 것이지’하면서 오히려 더 존중받으려고 합니다. 남편은 평소에도 여자가 남자를 받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편인데 제가 오히려 그 생각을 강하게 만든 건 아닌가 싶습니다. 평소에는 신랑이 인정받고 싶어서 저러나 싶어 안쓰럽기도 한데 가끔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왜 나만 이런 노력을 해야 하나’ 싶고 내가 왜 배려도 못 받고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 힘든 건 신랑에게 자꾸 바라는 제 마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어떤 마음으로 수행을 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신랑 하고는 중매로 결혼했어요, 연애하다가 결혼했어요? 신랑의 어떤 부분이 좋아서 결혼했어요? 결혼해서 보니까 ..

법륜스님의 하루_ 애인이 있는데도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어떡하죠? (2022.05.20.)

저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도 새로운 이성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자꾸 올라옵니다. 주말에 여자 친구가 여행을 가거나 제가 시간이 남을 때 혹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때 약간 초조해지면서 불안감을 느낍니다. 그럴 때면 오랜 벗을 만나거나 지인들을 만나서 불안감을 풀 수도 있을 텐데, 꼭 친하지 않은 새로운 이성을 만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납니다. 절반 정도는 제가 알아차리고 넘기지만 가끔은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그 욕구가 강렬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밤에 거리에 나가서 만남을 가지는데 그럴 때마다 죄책감도 많이 들고 술도 많이 먹게 됩니다. 일단 이 욕구가 어디에서 왔을까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행을 해야 하나요?// 아마 그 욕구의 뿌리는 불안감 같습니다. 혼자서는 편안하게 있을 수 ..

법륜스님의 하루_ 너무 사랑하는 손녀가 죽었는데 어떡하죠? (2022.06.21.)

사위성에는 부처님께 귀의한 아주 위대한 여성 재가 수행자가 있었어요. 그분의 이름은 비사카 부인이었습니다. 어느 날 비사카 부인이 비가 오는데 우산도 쓰지 않고 눈물을 흘리며 부처님이 계신 기원정사를 찾아왔어요. ‘부인, 웬일이요? 왜 그리 슬픈 얼굴을 하고 있소?’ 하고 부처님이 묻자 비사카 부인이 답하기를 ‘부처님, 제가 너무 사랑하는 손녀가 오늘 아침에 죽었습니다. 그래서 슬픔을 가눌 수가 없습니다.’ 이럴 때 우리라면 대부분 위로를 하기 일쑤잖아요. 그런데 부처님은 화제를 바꿉니다. 비사카 부인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부인, 너무너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한 명이면 좋소? 두 명이면 좋소?’ ‘그야 두 명이면 좋죠.’ ‘부인,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세 명이면 어떻소?’ ‘그야 더 좋죠.’ ‘네..

법륜스님의 하루_ 남편이 열흘 만에 죽고 나니 너무나도 허망합니다. (2022.06.03.)

남편이 코로나에 걸렸는데 격리 해지를 하루 앞두고 새벽에 갑자기 쓰러져 집 앞 대학병원에 10분도 안 돼서 도착했습니다. 검사 결과 의사 선생님이 뇌에 혈전이 생겨서 그렇다며 수술을 했고, 수술 후 깨어났지만 뇌에 부종이 생겨 다시 재수술했지만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열흘 만에 저희 곁을 떠났습니다. 삶이 너무나도 허무하고 허망합니다. 사실 지금, 이 순간도 믿겨지지 않습니다. 남편은 참 따뜻했고 성실했으며 좋은 남편이었고 좋은 아빠였습니다. 앞으로 제가 아이들과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될까요?// 갑자기 이렇게 돌아가셔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다 같이 위로를 드립니다. 평소에 고지혈증이라든지, 혈전이 있다든지 이런 병세를 병원 진찰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까, 전혀 몰랐습니까? 술과 담배를 하지 않으..

법륜스님의 하루_ 무능력한 남편과 이혼했지만 더 무능력한 남자를 또 만났어요. (2023.04.21.)

저는 18살에 만난 남편과 20년 가까이 결혼 생활을 하고 아이 셋을 낳아 키웠습니다. 철없는 시절에 만난 남편은 생활력이 많이 부족하고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책임감이 생길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결혼 생활을 이어갔지만 세월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지낸 지 20년 만에 가정을 등한시하고 술만 마시면 아무나 붙들고 싸움을 하고 날이 갈수록 피폐해지는 남편과 이혼을 했습니다. 아이 셋은 오로지 제가 다 키워내며 그렇게 지낸 지 8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듬직하고 어른스럽고 부지런한 남자분을 새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듬직하고 생활력 강하던 사람은 온데간데없고 저에게 생활비를 주기는커녕 예전 남편보다 능력이 더 없습니다. 제가 조그마하게 운영하는 가게에서 나오..

법륜스님의 하루_ 나 몰래 대출을 받은 남편에게 너무 화가 나요. (2022.06.10.)

저는 7개월 아기를 키우는 33살 엄마입니다. 결혼 전에는 부모에게 화가 자주 났었는데 최근 들어 남편과도 많이 다툽니다. 남편이 저 모르게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려고 대출을 수천 받았는데, 그때는 화가 나기보다는 함께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한 죄책감으로 남편이 출근 전, 퇴근 후 잠만 자고 육아도 살림도 손 놓아버렸습니다. 저는 아기가 잠든 후에 알바까지 하고 있는데, 너무도 부족한 잠 탓에 남편에게 너무나 화가 납니다. 남편은 본인이 이토록 약해진 게 저 때문이라고 하며 제가 이기적이라고 말합니다. 저의 높고 까다로운 기준에 이제는 맞출 자신이 없다고 합니다. 남편이 한심해 보이고 남편을 무시하는 마음이 점점 커져갑니다. 제 화는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요?// 화가 어디서부터 ..

법륜스님의 하루_ 돈, 지위, 명예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요? (2022.04.28.)

-- 사람을 때리거나 죽이지는 않겠습니다 오계의 첫 번째인 ‘불살생’을 정확하게 표현하면 ‘살아있는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마라’입니다. 이 계율의 정신은 생명존중입니다. 오계 중 불살생 계율이 먼저 나온 이유는 뭘까요? 나한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하냐고 물으면 돈, 지위, 명예, 건강, 이런 걸 많이 얘기합니다. 혹은 자기 취향을 중요하게 여겨서 패물이나 술, 차 등에 중요한 가치를 두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국 근본적으로 들어가면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생명입니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죽고 싶거나 맞고 싶지 않습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생명 또한 그렇습니다. 나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나의 생명이고 다른 모든 생명도 다 그렇기 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59. 오래된 무기력의 원인과 대책을 알고 싶습니다

이 오래된 무기력의 원인과 대책을 알고 싶습니다. 제대로 직장을 다닐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이것도 병이거든요. 정신질환 일종의 병인데 이걸 자꾸 각오하고 결심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예를 들면 우리가 술을 좋아한다, 술을 많이 먹는다, 그런 거는 옆에서 야단을 치거나 본인이 각오하거나 결심하면 그거는 습관은 바꿀 수가 있는 거예요. 어렵지만 바꿀 수는 있다. 근데 알코올 중독증이다, 이렇게 알코올 중독증이다 하는 거는 자기가 자기를 컨트롤 할 수 없어져 버렸다는 거예요. 근데 그 사람 보고 옆에서 자꾸 술 먹지 마라고 한다고 그게 안 돼요. 자기 통제가 안 돼버리기 때문에. 우리가 좀 깔끔을 떨면 ‘아이고 저거’ 이런 정도는 뭐 되지만은 결벽증이다 하는 어떤 병증이 되면 그거는 치료를 받아야지 혼자..

법륜스님의 하루_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요? (2023.07.27.)

결혼을 한 후 어떻게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일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직장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건강하고, 경제적인 여유가 있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제 나름의 기준을 세워서 그 기준에 부합하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삶의 동력이랄까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요?// 재미나 기분 좋은 것을 너무 추구하면 쾌락에 빠지기 쉬워요. 지속되는 재미는 쾌락적인 것밖에는 없습니다. 삶의 안정감을 가지려면 일상에서 재미를 느껴야 해요. 예를 들어 아침에 눈을 딱 떴는데 내가 살았어요!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병원에 있어보면 눈 감은 채 못 일어나는 환자들이 많잖아요. 살아 있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만약 버스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

법륜스님의 하루_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깨달을 수 있나요?(2023.07.26)

큰 스님들의 법문을 들어보면 간절하고 사무치게,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삼매에 들어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삼매에 든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지극하고 간절한 마음은 어떻게 생겨나나요? ‘지극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해야지’ 하는 순간 의도가 들어가서 그런지 명상도 잘 되지 않습니다. 저는 보통 바깥 경계에 부딪히게 되면 간절해지게 되는데요. 저는 근기가 낮아서 그런 걸까요?// 수행으로서의 불교와 종교로서의 불교가 섞여 있어서 그렇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면 소원이 성취된다’ 하는 말은 종교로서의 불교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깨달음’이란 수행으로서의 불교를 뜻합니다. 두 가지가 섞여서 ‘간절하게 기도하면 깨닫는다’ 하는 표현이 생긴 겁니다. 간절하게 기도하면 소원이 실현된다거나 병..

법륜스님의 하루_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너무 괴롭습니다, 어떡하죠? (2022.04.29.)

저는 현재 결혼 25년 차 가정주부입니다. 남편은 지금까지 줄곧 외도를 해왔는데, 1년 전부터는 제 지인과 외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었고 마음이 불안합니다. 남편은 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퇴직 후에 지인이 사는 고장에서 살고자 합니다. 요즘은 남편이 쉬는 날이 많은데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밖으로 돌면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지인을 만나고 다니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지만 욱하는 성질의 남편이다 보니 대화조차 어렵고 하루하루가 괴롭습니다.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질문자의 말을 들어보니 남편은 같이 살기가 무척 힘든 사람인데, 같이 사는 이유가 뭔가요?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미성년자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

법륜스님의 하루_ 잠이 부족해서 힘들어요, 수행으로 극복할 수 있나요? (2022.04.29.)

저는 아직 욕구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잠에 대한 욕구가 많습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힘듭니다. 행자들은 때 아닌 때 자지 않는다는 계율도 지켜야 하다 보니까 하루에 4시간 30분 정도 잘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잘 지켰는데 어떨 때는 정신이 멍하고 특히 운전할 때 위험할 정도로 힘듭니다. 다리를 꼬집어도 보고 노래를 불러 봐도 안 됩니다. 수행의 한 방법으로 수면욕을 이겨내야 하나요? 중도적 차원에서 일상생활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적정 수면 시간을 갖는 게 좋을까요?// 수행은 욕망을 다루는 것이지, 욕구를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한 욕구가 있고, 정신적인 집착과 결합한 욕망이 있습니다. 욕망은 상대적인 욕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이 욕망을 버리라고 할 때의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58. 고등학생 아이, 알바 또는 학원

아들이 올해 고등학생이 되면서 학교는 잘 다니는데 학원도 안 가고 알바를 하고 싶다고 해서 제 동의하에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점점 공부에 손을 놓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근데 한번 대화를 해봐요. 남도 아니고 내 아들인데. 보통 애들은 다 학교 가고, 공부해서 대학 가려고 그러는데 공부가 재미가 없나 재미가 없는 이유가 이렇게 주입식으로 성적순으로 매기고 이런 공부에 나는 취미가 없다. 이러면 아이의 의견이 일리가 있다 이 말이에요. 반드시 옳은 건 아니더라도 거기에 일리가 있다. 공부라는 건 자기가 정말 할 필요성을 탁 느껴서 해야 공부가 잘 되지 억지로 하는 거는 별론데 대다수는 부모 시킨 대로, 선생님 시키는 대로 억지로 억지로 해서 이렇게 올라가서 인생을 살아요. 그러면 평균적인 인생, 보통 인..

법륜스님의 하루_ 어떻게 하면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2023.07.25.)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과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인도적 지원 문제는 정치적인 변화와 관계없이 신속하게 재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인도적 지원 문제는 약간 뜬금없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지만 최근 들어 가치동맹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실질적으로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고 아끼는 방식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뚫어나갈 필요성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적어도 인도주의 가치가 아주 분명한 나라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는 현 정부의 통일 정책을 비판하려고 마련한 자리가 아닙니다. 비판해서 해결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지금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올 ..

법륜스님의 하루_ 아무리 치료를 해도 술을 못 끊는 환자를 보면 회의감이 들어요. (2023.07.24.)

환자들 중에 술을 마시는 환자들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음주를 많이 해서 피를 토하며 병원을 찾아오면 밤늦게라도 잘 치료해서 퇴원을 시킵니다. 치료하는 동안 병동에 있는 간호사들 역시 열심히 간호를 하는데 거기까지는 굉장히 보람 있고 좋아요. 환자들이 그렇게 한번 죽을 고비를 넘겼으면 의사의 말을 잘 들었으면 좋겠는데, 퇴원하고 나면 또 술을 마시고 피를 토하면서 다시 병원을 찾아옵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제가 열심히 치료하는 일이 오히려 술을 마시게 도와주는 것이 아닌지 회의가 듭니다. 환자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어떤 마음으로 환자를 돌봐야 할까요?// 정말 어려운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성인의 지위에 올라야 합니다. (웃음) 이런 질문에 대해서 예수..

법륜스님의 하루_ DNA 검사를 해보니 제가 딸의 친부가 아니었습니다. (2023.02.19.)

저는 제 딸과의 관계에 대한 깊고 어려운 질문을 스님께 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딸이 전화를 해와서 DNA 검사를 했다고 하면서 제가 친부가 아니라고 합니다. 저는 얼마나 착각 속에 살았으며, 그 후 저는 제정신을 유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 전처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내주었으면서 그동안 제 탓을 해왔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됐습니다. 수년간의 괴로움과 착각, 집착의 시간 동안 저는 그걸 몰랐습니다. 스님 가르침과 불법 덕분에 지난 며칠을 정신 줄 잡고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었다면 정신병원에 갔거나 다시 술을 찾았을 것 같습니다. 좋을 때도, 나쁠 때도, 끔찍할 때도, 최악의 순간에도 수행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화는 올라왔다가 가라앉았다가 합니다. 제 아내는 제 딸의 인생을 망쳐 놓았습니다..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엄마를 이제 제 삶에서 내려놓고 싶습니다

엄마가 10년 넘게 중증 장애인 남편을 간병하시는데 평생 자식들이 함께 남편을 간병하며 살길 원합니다. 이젠 저도 결혼했고 엄마의 부모로서 사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엄마를 이제 제 삶에서 내려놓고 싶습니다.// 안 해도 돼요. 해야 할 아무런 의무도 없습니다. 힘들면 안 하면 돼요. 근데 나중에 아버님이 돌아가셨거나 엄마가 뭐라고 할 때 자기가 후회가 되겠다 하면 하는 게 좋아요. 지금 힘든 거는 지금의 고통이고 나중에 후회되는 거는 그때의 고통이잖아. 그죠? 그 두 가지를 비교해 봤을 때 지금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 나중에 고통을 만들어 놓는다. 그럼, 이거는 고통을 잠시 옮겨놓은 것뿐이지 해결된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려면 지금 받는 게 낫다, 이런 얘기에요. 그런데 안 해도 되는 거예요, 엄마는..

법륜스님의 하루_ 하기 싫은 마음이 일어날 때 어떻게 수행해야 하나요? (2023.07.23.)

요즘 저의 마음 상태를 살펴보니 교육에 참가하기 전에 항상 싫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그러나 교육을 마칠 때에는 교육에 참가하기를 참 잘했다고 느낍니다. 이런 패턴이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번에 전법활동가 교육을 받을 때 방대한 사전 학습 내용과 긴 회의 시간에 대해 싫은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전법활동가 교육을 마치고 나서는 교육받기를 참 잘했다고 느꼈고 감사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특히 도반들의 체험담이 감동적이었고 저한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불교대학 진행자 소임을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하기 싫어하는 마음이 계속 일어날 때 어떻게 수행을 해야 할까요?// 수행이라는 것이 다른 것이 아니에요. 수행을 거창하게 생각하거나 너무 신비주의적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외부..

법륜스님의 하루_ 고등학생 아들이 엄마에게 욕설하고 반항을 합니다. (2023.07.22.)

저에게는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이 있는데 특성화고에 들어간 다음 적응을 못하여 일반 남녀고등학교로의 전학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3년 전 가정불화로 보육원에 가게 되었는데 그 일로 인해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너무 심합니다. 저한테 죽어버린다는 욕설도 하고 용돈을 주지 않으면 심하게 발작을 합니다. 적대적 반항을 보이고 용돈을 갈구하니까 저도 고통스럽습니다. 한편으로 아이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저의 집착이 문제인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부가 지금 같이 살아요, 이혼을 했어요? 집이 팔리기를 원해요, 안 팔리기를 원해요? 집이 안 팔리는 김에 동거를 하면서 연애를 하면 어떻겠어요? 같이 살 생각이 조금은 있어요? 집은 질문자 명의로 되어 있어요? 그러면 쫓아내 버리지, 돈을 주긴 왜 줘요?..

법륜스님의 하루_ 기독교가 모태 신앙이지만 스님의 법문이 너무 좋아요, 이래도 될까요? (2023.07.21.)

저는 기독교 신자이고, 모태 신앙인입니다. 유튜브로 성경 읽기를 하다가 링크를 타고 스님의 강의를 시청하게 되었는데요. 너무나 현명하신 스님의 답변에 저도 모르게 성경 읽기는 뒷전이 되어 버리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스님의 즉문즉설을 두 시간씩 중독처럼 시청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이래도 되는지 궁금하고, 조금 혼란스럽습니다. 가끔은 종교를 개종해야 하나 싶은데 저는 유일신 하느님을 너무나도 사랑합니다. 이런 저를 어쩌면 좋을까요?// 제가 질문을 한 번 해볼게요. 저는 불교 승려입니다. 물리학을 공부하다 보니까 너무 재미있어서 참선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틈만 나면 물리학 책만 읽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불교를 너무나도 좋아해요. 이런 경우 저는 불교라는 저의 종교를 버려야 할까요? 이렇게 물으면 ..

법륜스님의 하루_ 유명한 화가가 되고 싶은데 계속 지칩니다 (2023.07.21.)

저는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습니다. 지금은 미술학원에서 강사가 되어 유치부와 초등부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업 화가이면서 유명 화가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고민이 있습니다. 첫째, 저는 그림을 못 그립니다. 극사실주의 측면에서도 부족하고, 예술적인 측면에서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둘째,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셋째, 완성하고 나면 제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속 지칩니다. 넷째, 미술을 공부한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작품에 대한 철학이 정립되지 않았습니다. 다섯째, 30대에는 미술협회에 가입해서 활동하였지만 어느 순간 제가 돈이 되는 그림을 그리려 하는 모습이 보여 그만두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구름은 바람 없이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57. 조울증 엄마를 돌보기엔...

조울증 엄마를 옆에서 계속 돌보기엔 힘들고 강제 입원을 시키기에는 죄책감이 듭니다. 엄마가 조울증이 심해질 때마다 다시 원망하게 되고 엄마가 상태가 호전되면 질병을 이해 못하고 원망했던 제 자신을 자책하게 됩니다. 엄마까지 입원하면 외동인 저는 이제 진짜 세상에 혼자 남겨진다는 생각에 너무 외로운 마음이 듭니다.// 몇 살이에요? 30살인데 뭐 고아예요? 부모 죽으면 30살 또 고아라 그럴까? 고아라 안 그럴까? 그래 근데 뭐가 외로워? 외로우면 시집 가면 되지. 그 외롭다는 말은 시집가고 싶다, 이 얘기예요. 엄마하고 아무 관계가 없어. 그러니까 미성년자일 때는 보호자가 필요하니까 부모가 없으면 고아다, 이런 말을 쓰지 성년이 됐으면 고아라는 말을 안 써요. 부모가 죽어도 과아가 아니에요. 성년이 됐다..

법륜스님의 하루_ 퇴직 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입니다. (2023.07.20.)

저는 정년퇴직이 다가온다는 생각에 퇴직 후에 무엇을 할지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에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30년 넘게 안정된 직장생활이 습관처럼 몸에 배어서 더더욱 퇴직 후 낯선 미래가 두려운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불안함을 떨쳐버리고 퇴직 후에도 당당하게 도전할 수 있을까요?// 30년을 일했으면 많이 일했어요, 적게 일했어요? 많이 일했으면 퇴직하고 쉬어야죠. 쉬는 데 무슨 준비가 필요합니까? ... 있는 돈마저 까먹으려고 그러네요. 그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군대에서 퇴직한 장성들이나 회사에서 고위직으로 퇴직한 사람들이 주식 투자라든지 어떤 자리를 제안할 때 쉽게 넘어가는 겁니다. 일할 만큼 충분히 일했으니까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에 소일거리로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소박한 생각을 가진..

법륜스님의 하루_ 주위 사람에게 지적을 하고 나면 관계가 불편해집니다 (2023.07.19.)

저는 주위 사람들에게 충고나 직언을 하곤 하는데, 그로 인해 불편한 사이가 되면 제 마음이 괴롭습니다. 관계가 틀어질 것을 알면 그냥 조용히 있어야 하는데, 어리석게도 욱하고 저지르고 후회할 때도 많습니다. ‘내가 뭐 틀린 말 했나?’ 하는 생각이 들고, 상대가 내 조언을 오해한 것 같아 억울한 마음도 듭니다. 제가 교만하고 자기중심적인 걸까요? 과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많이 듭니다. 이럴 때는 어떤 수행을 해야 할까요? 이런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도문이 있을까요?// 부부지간이나 부모와 자식 간에도 사람의 얼굴 모양이 다 다르듯이 사람의 생각은 항상 일치하지 않습니다. 비슷한 면이 있을 수 있지만 똑같지는 않습니다. 느낌도 조금씩 다르고, 가치관이나 판단의 기준도 조..

법륜스님의 하루_ 감정 기복이 심해요.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2023.07.18.)

저는 감정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너무 행복한데, 기분이 나쁠 때는 너무 힘듭니다. 이번 행복학교 수업에서 마음의 출렁거림에 대해 이해하면 마음의 파도가 잠잠해진다고 배웠습니다. 마음의 출렁거림이 +30과 -30 사이를 오가는 정도가 좋다고 배웠는데, 절댓값이 클수록 좋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최근에 제가 북한산 정상에 갔을 때 주위 광경을 보고 가슴 벅찬 +100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 상황에서 +100의 감정을 못 느낀다면 슬플 것 같습니다. +100의 감정도 안 좋은 건지 알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는 마음의 출렁거림이 -30에서 +30보다는 -30에서 +100 또는 0에서 +100 사이를 오가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요?// 인간의 심리 현상..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56.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

결혼 12년 차 전업주부이고 두 아들의 엄마입니다. 저의 고민은 너무 많습니다. 결혼 10년을 남편과 아이들에게 화내고 후회하고를 반복하며 불행하게 살았습니다. 다툼 후 집에 오지 않는 남편 엄마의 칼 같은 잔소리에 원망과 화 이사를 가면 오지 말라는 시부모님// 그만두면 어때요? 그만두고 우리 정토회로 오면 좋겠네. 우리 정토회에 오면 남편 걱정 안 해도 되고, 자식 걱정 안 해도 되고, 부모 걱정 안 해도 되고. 여기 와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아침에 108배 절하고, 부엌일 하고, 하루 종일 밭에 가서 일하고 저녁에 와서 또 절하고, 공부하고 이렇게 살면 소원이 딱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잠 좀 푹 잤으면 좋겠다” 아무 딴 소원은 없고요, 오직 물어보면 “휴가 기간에 뭐 하겠니?” 이러면 “아이고..

법륜스님의 하루_ 아내가 꾸짖는 듯한 말투로 말하면 화가 납니다 (2023.07.17.)

아내가 꾸짖는 듯한 말투로 말하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행복학교에서 마음 편을 공부하면서 화가 나는 것을 인지하고 불편한 말은 쓰레기로 처리하라는 말씀을 명심하고 지금 연습하고 있습니다. 화가 날 때 제가 어떻게 수행을 해야 할까요?// 내가 불편한 거지, 아내는 자기 할 말을 하는 것뿐이에요. 아내의 말이 내 마음에 안 드니까 불편한 거죠. 아내의 말을 바람소리와 새소리처럼 듣고 그냥 지나가면 됩니다. 부부지간에 벌써 사오십 년을 살았으면 이제 아내의 말은 바람소리처럼 들을 줄 알아야죠. ‘아내가 지금 중얼중얼하는구나’ 이렇게 들어야지 말 한마디마다 의미를 부여해서 옳으니 그르니 따지면 내가 힘들어서 같이 못 삽니다. 나도 빨리빨리 하는 습관이 안 고쳐지듯이 부인도 잔소리하는 습관이 안 고쳐지는 겁니..

법륜스님의 하루_ 빨리빨리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요? (2023.07.17.)

저는 지난 50년간 현장에서 일을 해왔습니다. 긴 시간 동안 현장 생활을 해서인지 무엇이든 빨리빨리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무의식적으로 빨리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일어납니다. 어떻게 하면 여유로운 마음으로 행복한 노년기를 보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냥 살던 모습 그대로 살아도 됩니다. 저도 일하는 속도가 빠른 편이에요. 동작을 빨리빨리 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몸은 빠르게 움직이되 마음은 여유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질문자가 자신의 속도를 기준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빠르지 않다고 짜증을 내거나 성질을 낸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빨리빨리 하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남방불교의 위빠사나(Vipassana) 수행법은 동작..

법륜스님의 하루_ 문화가 다른 서양에 어떻게 불교를 전해야 할까요? (2023.07.16.)

문화와 정서가 다른 서양 사람들이 영어 불교대학에서 듣는 일부 법문이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가 반영된 예시를 들고 있어서 거부반응이 있다고 합니다. 문화와 정서의 차이 때문에 불법의 근본 핵심이 잘 전달되지 못하는 사례를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까요? 특히 잔소리하는 마누라 이야기만 나오면 귀가 닫히고 법문이 귀에 안 들어온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대상에 맞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어떻게 중도를 실천해 나가야 할까요?// 한국에서 정토회가 출발했기 때문에 한국적 문화를 완전히 배제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시작한 창가학회는 세계적으로 알려졌지만 우리가 보기에 일본 문화가 굉장히 많이 배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도에서 시작한 불교를 받아들이다 보니 불교 안에는 인도의 전통문..

법륜스님의 하루_ 내가 가꾼 정원에 이웃이 개를 데려와서 오줌을 뉘어요. (2023.07.16.)

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비롯해 여러 면에서 자연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고 그 안에서 아름다움과 특히 꽃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작년에 저희는 상태가 좋지 않은 새집을 구입해서 더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조경사를 고용해 잔디와 꽃을 심었습니다. 이웃들이 정말 좋아해 주셨고 저희를 인정해 주셨어요. 하지만 이번 여름에는 이웃이 새로 조경된 잔디밭과 부지에 개들이 소변을 보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문제를 야기하는 개는 네 마리입니다. 지난 주말에 저는 이에 대해 매우 슬프고 화가 나서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불교적인 시각에서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정말로 정원에 집착하고 있는 걸까요? 그것을 망가지게 두어야 할까요? 저와 제 이웃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불교를 실천하는 스님의 지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