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385

[법륜스님의 하루] 아내가 신내림을 받았습니다, 저는 어떡하죠? (2023.08.25.)

작년 12월에 아내가 신내림을 받았습니다. 막상 상황이 벌어지고 나니 인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서로 각자의 길을 가자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지만 저는 아내를 버릴 수 없었습니다. 저는 조울증이라는 병이 있고 약을 평생 먹어야 합니다. 정신병원에 세 번이나 입원했었던 젊은 시절에 아내는 제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아내 곁을 지키려고 마음을 다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천일 정진을 하겠다며 여든에 가까운 시부모님께 초등학생인 두 아이를 맡기자고 했습니다. 이 일로 아내와 또 갈등을 빚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아이들을 제가 키우려고 했지만 직장이 멀리 있고 이사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겹쳐서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죄스러움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

[법륜스님의 하루] 사람들이 평화에 관심을갖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2023.08.24.)

올해 정전 협정 70주년을 맞아 서명 운동을 했습니다.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알리고, 사람들에게 서명에 대해 이야기도 해보았어요. 그런데 대부분 정전 협정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저를 수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평화에 관한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알립니다. 그럴 때마다 그 이슈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람들은 왜 이런 사안에 대해 관심을 안 가질까?’ 하는 고민을 합니다. 사람들이 평화적인 이슈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려면 제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사람들이 평화와 통일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부모가 자식이 말을 안 들으면 ‘너도 나중에 결혼해서 자식 낳아 키워봐라’ 이렇게 말하잖아요. 자식이 커서 아이를 낳아 키..

[법륜스님의 하루] 묻지 마 성폭행 사건을 보니 마음이 불안합니다. (2023.08.23.)

최근 신림동 둘레길 성폭행 사건을 보고 마음이 많이 불안해졌습니다. 혼자 인근 산에 다니곤 했는데 이제는 산에도 혼자 못 가는 건 아닌지 답답합니다. 여성이자 수행자로서 점점 범죄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전 세계에서 여성이 혼자서 산행을 하거나 밤중에도 마음대로 산행을 할 수 있는 안전한 나라는 열 손가락이 채 안 됩니다. 그 열 손가락 안에 우리나라가 들어갑니다. 만약에 우리나라 여성이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우리나라에서 살던 생활 습관대로 지내다가는 큰 사고가 납니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오랜 세월 동안 여성도 외딴곳이나 밤길을 혼자 마음대로 다녔던 습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여성들이 인도에 가서도 우리나라에서 살던 습관대로 다니다가 많은 사고가 나기도 합니..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63. 유튜버로 성공하고 싶어요

유튜브 영상 기획 제작 일을 합니다. 왜 내가 만드는 것 자체에 만족하고 몰입하지 못하고 더 효율적인 게 어디 없나 더 쉽고 잘 되는 게 어디 없나 하면서 기웃기웃 되는 건지// 아까도 얘기했지만은 가수 직종이다, 배우 직종이다, 스포츠 직종이다 이런 인기 직종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소수의 성공자 한 개가 다수 대중을 점유하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매우 낮다 이렇게 말할 수 있거든요. 요즘 유튜버도 마찬가지예요. 몇 명의 유튜버가 전체 대중을 장악하고 있는 거예요. 그게 그렇게 해서 쉽게 돈이 벌리면 너도 나도 다 하지 뭐 때문에 직장 다니고, 공장 가서 일하고, 농사짓겠어요. 한번 생각해 봐라. 다른 세상 사람 바본 줄 알아요? 그렇기 때문에 첫째는 그런 분야일수록 재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적성, ..

[법륜스님의 하루] 결혼을 앞두고 서로 상처 주는 말을 해서 혼란스러워요. (2023.08.22.)

결혼 이야기가 오가는 시점에 남자 친구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안고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막상 노후 준비가 안 되어 있는 남자 친구의 부모님을 책임지려니 두려움이 커져서 남자 친구에게 상처 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상대방 또한 저의 불안과 분노 등 성격적인 단점을 지적하며 함께할 미래가 걱정된다고 말해서 최근 사이가 급격히 안 좋아졌습니다. 제가 고생을 자초한다는 친구들의 조언과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충돌하여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저의 욱하는 성격은 남자 친구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남자 친구의 집안에서 내려온 경제적인 문제와 저희 집안에서 대물림된 분노하는 습관을 저희 대에서 끊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제가 제 선택에 대한 과보를 받고 이 상황의..

[법륜스님의 하루] 연애를 하고 싶은데 거절당할까봐 겁이 나요. (2023.08.21.)

저는 연애를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상대에게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레 겁이 납니다. 이전의 연애 경험들에서 나온 마음인 것 같습니다. 연애할 당시에 상대방과 오래 사귀지 못했고 만나는 동안에도 ‘나같이 못난 사람이 저렇게 잘난 사람과 사귀어도 되는 걸까?’ ‘상대방이 나에게 실망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겁이 나곤 했습니다. 이런 마음이 계속 들면 그냥 혼자 사는 것이 나을까요?// 결혼을 하든, 연애를 하든, 혼자 지내기로 하든, 모두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사람을 만날 때 ‘연애를 해야겠다’, ‘결혼을 해야겠다’ 이렇게 의도를 갖고 만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행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의도를 갖고 접근하게 되면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법륜스님의 하루] 자식에게 많은 것을 투자해 줬지만 감사해하지 않는 것 같아요. (2023.08.20.)

저희 부부는 아이들에게 많은 시간, 돈, 노력을 투자하는데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기대해도 될까요?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는 우리의 욕망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것은 어렵습니다. 가끔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이 이런 기회를 누리는 것에 대해 감사해하지 않는 것 같아요. 여기서 해결하고 싶습니다. 2개월 넘게 고민했지만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외국에 사시는 분이 꼭 한국의 부모님처럼 생각하고 사시네요. 자식이 내 삶에 장애나 부담이 된다면 결국 내가 낳은 자식이 나쁜 사람이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부모에게 큰 짐을 지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애 키우느라 힘들죠?’ 하고 물을 때 이렇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일본 거주민이 묻다 : 북한 주민을 돕자고 말하기 어려워요.

저는 일본에서 살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북한을 매우 위험한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때문에 전전긍긍할 바에야 차라리 한국이 북한과 전쟁을 하는 게 낫겠다고 말하는 청년들이 한국에도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전쟁 반대와 북한주민을 돕자는 이야기를 꺼내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관점을 가지고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요?// -인류가 전쟁 역사를 통해 배운 교훈- 사람이 어떤 감정이 격해졌을 때 너무 화가 나면 상대를 죽여버리고 싶고 이렇게 감정이 격해지면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감정이 가라앉아 차분해지면 조금 더 이성적으로 사실을 사실대로 알기가 쉽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우리 인류는 인간이 너무 이익에 눈이 어두워지거거나 너무 자기만 옳다는 감정에 휩싸이게 되면 얼마나 어리석은 바보 같..

법륜스님의 하루_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청년들이 행동에 나서야 할까요? (2023.08.19.)

정토회가 수행공동체이기 때문에 수행과 전법을 기반으로 해서 여러 가지 실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차 만일결사부터 청년전법과 세계전법을 화두로 해서 문명전환을 꾀한다는 목표를 듣고 무척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그런데 불교대학을 중심으로 해서 전법을 해나가는 것도 너무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데 환경 위기는 시간이 무한정 기다려주지 않다 보니까 마음이 조급해지고 빨리 대사회적인 운동을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청년들이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할 필요가 있는지 스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좋은 문제 제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전체를 봐야 합니다. 지구적으로는 환경 위기가 도래하고 있고, 인류적으로는 절대빈곤과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고, 나라 사이에 갈등이 커지면서 전쟁의 위험도 ..

법륜스님의 하루_ 잘못을 숨긴다고 아내가 자꾸 뭐라 해서 억울합니다. (2023.08.18.)

저는 아이 세 명을 키우고 있는 아버지입니다. 실수가 많은 성격인데도 불구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아내는 저에게 약속을 못 지키는 남편이라고 자주 말합니다. 얼마 전에는 교육받고 늦게 온 아내를 위해 저녁을 해주려다가 아내가 아끼는 그릇을 깨고 그걸 숨기려고 거짓말을 하다가 들켜서 크게 혼이 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좋은 의도에서 열심히 하려다가 한 실수이기도 하고, 가장으로서 돈도 벌고 육아도 성실히 하는데 매일 욕을 먹으니 억울합니다. 억울하다 보니 잘못했을 때 제대로 사과를 하지 못하고 잘못을 인정하기로 한 아내와의 약속을 자꾸 어기게 됩니다. 아내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꾸 변명하는 저에게 지쳐서 이별을 생각할 정도입니다. 실수를 했을 때 아내와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

법륜스님의 하루_ 교통사고로 10살 아이를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 (2023.08.17.)

저희 부부는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아이를 가르치는 일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바르게 살기 위해서 노력해 왔고 아이들도 잘 성장해 주어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교통사고로 막내를 갑작스럽게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급하게 헤어진 상황이기에 아직도 꿈을 꾼 것 같습니다. 맞벌이로 살다 보니 다른 부모들보다 아이에게 사랑을 많이 주지 못한 것 같고 잘해준 기억보다는 화내고 짜증을 낸 생각만 나서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아이를 보낸 것이 꼭 저희 탓인 것만 같습니다. 10살 막내가 너무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은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힘을 내야 할 것 같은데 정말 어렵습니다.// 자녀가 병원에서 병을 앓다가 명을 달리 한 것도 아니고 갑..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62. 돈 많이 벌고 싶은데 일은 힘들고...

저는 27살 예체능 미디어 분야 프리랜서입니다 돈을 잘 벌고 싶은데 그러려면 일을 많이 하고 열심히 해야 하는데 체력이 힘들면 곧잘 그만두곤 합니다. 돈은 벌어야 하는데 일은 많이 못 하겠고// 그래요. 요즘 젊은이들 고민이 다 저래요. 어른이 보면 비정상인데 요즘 젊은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다 비슷비슷한, 공감을 할 수 있는 입장이에요. 글쎄 나도 그렇다고 얘기하니까 참 뭐라고 얘기해야 될지 막막하네. 일은 하기 싫고 돈은 벌고 싶고 공부는 하기 싫고 좋은 대학에는 가고 싶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ㅎㅎ 스님의 입장은 이래. 일이 하기 싫으면 돈 없이 살아라. 공부하기 싫으면 대학 갈 생각을 하지 마라. 돈을 빌렸으면 갚을 생각을 해라. 갚기 싫거든 빌릴 생각을 하지 마라. 욕구를 따랐으면 과보를..

법륜스님의 하루_ 교권과 학생 인권에 대한 논쟁,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2023.8.16.)

최근 한 달 사이에 서울에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이어 유명 웹툰 작가와 교육청 사무관인 학부모의 갑질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교육계를 둘러싼 문제로 인해 한국 사회가 떠들썩합니다. 저는 제가 속한 교사 커뮤니티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여러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문제의 본질과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여론이 형성되고 정쟁으로까지 번져가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추락한 교권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학생 인권조례를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삼아서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기도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장애 학생에 대한 공격과 차별을 조장하는 여론도 보입니다. 특수교사와 같은 전문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대안 마..

법륜스님의 하루_ 자기 변화가 일어나려면. (2023.08.15.)

이제 경전대학을 졸업하면 여러분들은 자발적으로 수행을 해야 합니다. 장점은 자발적으로 수행을 하기 때문에 더 진척이 있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이고 단점은 자발적으로 하다 보니 하기 싫을 때는 수행을 포기해 버리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포기하려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루 빠지고, 이틀 빠지고, 그러다 보면 포기해 버리게 되죠. 그래서 세월이 흐르면 ‘아, 옛날에 나도 정토경전대학까지 다녔어’ 하고 추억거리로만 삼고 살아갑니다. 저를 만나면 많은 사람들이 ‘스님, 저도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나왔습니다’ 하고 인사를 합니다. 정토회 회원이 아닌 사람들 중에도 이렇게 인사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요. 어쨌든 경전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많은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수행이란 지속적으로 할..

법륜스님의 하루_ 붓다를 닮은 공통의 DNA를 만들기 위해 (2023.08.11.)

여러분 개개인은 스스로 좀 더 행복하고 자유로워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공동체 구성원으로서도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야 하며 전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그곳에서 다시 정토회의 싹을 틔우고 공동체를 이루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여러분 각자가 수행자의 DNA를 체화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마지막 나흘간 나눈 대화는 함께 수행자의 DNA를 만들어 가는 작업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제자들은 대부분 아라한과를 증득할 만큼 깊은 수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이 열반하신 뒤에 오백 아라한이 다시 모여서 3개월간 부처님의 말씀을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깨달음을 얻은 사람도 그 수가 많으면 견 해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백 아라한이 모여 부처님..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엄마가 다른 집 자식 이야기를 하면 많이 위축됩니다

저는 지난 5년간 시험공부를 하다가 떨어지고 내년 시험을 다시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입니다. 어머니께서 종종 친척들이나 지인들을 만나고 오셔서 가끔 다른 자식 이야기를 들으면 많이 위축되고 속상합니다. 우리 엄마도 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자꾸 올라오고 서운한 감정이 듭니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 제가 늘 얘기하죠. 부처님의 말씀 또는 이 즉문즉설은 자기에게만 적용해야지 이 얘기를 남에게 적용해서는 안 된다. 나에게 적용하면 양약이 되고 남에게 적용하면 독약이 된다. 나에게 적용하면 좋은 용도의 칼이 되고 남에게 적용하면 그 사람을 죽이는 비수가 된다. 그래서 내가 자식일 때는 부모에게 감사한 마음을 내야 하고 내가 부모일 때는 자식에 ..

법륜스님의 하루_ 화가 많은 직장 동료를 보면 불편합니다. (2023.08.14.)

저는 지금 직장동료와 여러모로 맞지 않아 불편한 상태입니다.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을 과제로 삼고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을 내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그런데 동료는 여전히 화가 많아 보여서 신경이 쓰이고 불편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서 많이 편안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이해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는 상대방을 탓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사람이 왜 저럴까?’ 하면서 상대방의 탓을 하기 시작하니까 화가 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말도 따져보면 맞지 않습니다.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은 이해가 잘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이해되지 않기 때문에 이해하기 위한 힘든 과정이 필요한 겁니다. 오히려..

법륜스님의 하루_ 대한민국이 한 번 더 도약하려면. (2023.08.13.)

그러나 근래에 이르러 우리 민족의 활동 영역이 많이 좁아졌습니다. 활동하는 범위가 영토적으로 많이 좁아진 데다가 주변 강대국의 간섭과 침략으로 인해서 나라를 잃고 지배를 받은 때도 있었습니다. 그 후 나라가 독립하는 과정에서 강대국들이 분할통치를 하게 되면서 남북이 분단되고 서로 각축전을 벌이다 전쟁까지 치르게 됐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불행한 역사입니다. 긴 민족의 역사 속에서 이렇게 짧은 기간에 나라를 빼앗기고, 분단이 되고 전쟁을 치렀던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평화를 유지하면서 나라를 점점 발전시켜서 한국 상품과 한국 문화가 세계 곳곳에 퍼져나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이 정도로 발전한 것만 해도 자랑스럽다고 말할 수 있지만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려면 몇 가지 극복..

법륜스님의 하루_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요? (2023.08.12.)

저는 평소에 시시비비를 잘 따지는 성격입니다. 경전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 분별심을 버려야 한다고 많이 들었는데 분별심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마음 상태를 말하는지요? 저는 직장에서 행정업무를 하고 있는데 평소에 민원이 많은 부서입니다. 매일 자기가 옳다고 하고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돼서 분별력이 있어야 업무를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별심과 분별력의 차이는 무엇인지 그리고 분별심을 버리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질문자는 남자와 여자를 구분할 줄 알아요? 기본적으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할 줄 아는 게 지혜로운 사람이에요? 구분할 줄 모르는 게 지혜로운 사람이에요? 남자는 우월하고 여자는 열등하다고 생각한다면 지혜로운 사람이에요? 지혜롭지 못한 사람이에요?” 남녀를 두고 이 사..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61. 결혼에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5년간 시험공부를 하다가 떨어지고 내년 시험을 다시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입니다. 어머니께서 종종 친척들이나 지인들을 만나고 오셔서 가끔 다른 자식 이야기를 들으면 많이 위축되고 속상합니다. 우리 엄마도 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자꾸 올라오고 서운한 감정이 듭니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 길 가다가 아무 남자나 잡고 결혼하면 돼요. 나보다 한 스무 살 많은 남자, 결혼 한 번 했던 남자, 돈 없는 남자, 건강 안 좋은 남자 이런 걸 하나 잡으면 금방 결혼할 수 있어요. 그런데도 자기가 꼴에 인물도 잘났고 나이도 적당하고 경제력도 있고 나만 쳐다보고 이렇게 골리니까 없는 거예요. 거기에 해당되는 사람이 없어서 그래. 그러니까 자..

법륜스님의 하루_ 타협하는 마음과 중도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2023.08.12.)

저는 자신과 타협하려는 마음과 중도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부처님의 일생을 배울 때 부처님께서 대기설법으로 대중을 깨우쳐주시는 이야기를 듣고 당시 수행자들이 무척 부럽기도 했습니다. 공부에 진전이 없어 집으로 돌아가려는 소나 꼴리위사(Soṇa koḷivisa)에게 수행을 거문고에 비유해 주신 법문에서 ‘중도가 이러한 것이구나’ 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상생활에서 공부를 하다가 집중이 안 된다거나 강의가 어려워서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 다른 할 일을 떠올리며 그날 공부 목표량을 채우지 못하고 끝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더 능률적이라고 제 자신과 타협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신과 타협하는 마음과 중도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부처님 당시에는 삶에 대해..

법륜스님의 하루_ 아내는 갈등이 생기면 인연을 끊습니다, 어떡하죠? (2023.08.11.)

아내가 제 형님에게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은 후로 독단적으로 행동해서 가족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한 지 13년이 되었습니다. 제 아내는 자존심이 엄청 강하고, 화도 많고, 고집도 세고, 오지랖도 매우 넓습니다. 5년 전에 당뇨병이 심해졌는데 제 충고를 무시하고 살다가 심장 수술도 받았습니다. 평소에 아내는 아이들한테도 큰소리를 많이 치고 사람들의 다름도 잘 인정하지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 여러 번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을 하면 자기보다 나이가 많더라도 훈계하듯이 큰소리로 따지고 싸워서 아예 인연을 끊는 타입입니다. 13년 동안 같이 살면서 아내가 인연을 끊은 친구들이나 친척들을 여러 명 보았습니다. 작년 말에는 저희 형님하고 갈등이 생겨서 인연을 끊었습니다. 문제는 형님으로 인해 제가 좋아..

법륜스님의 하루_ 붓다를 닮은 공통의 DNA를 만들기 위해(2023.08.11)

여러분 개개인은 스스로 좀 더 행복하고 자유로워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공동체 구성원으로서도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야 하며, 전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그곳에서 다시 정토회의 싹을 틔우고 공동체를 이루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여러분 각자가 수행자의 DNA를 체화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마지막 나흘간 나눈 대화는 함께 수행자의 DNA를 만들어가는 작업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제자들은 대부분 아라한과를 증득할 만큼 깊은 수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이 열반하신 뒤에 오백 아라한이 다시 모여서 3개월간 부처님의 말씀을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깨달음을 얻은 사람도 그 수가 많으면 견해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백 아라한이 모여 부처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60.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제 탓만 하는 남편

남편은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늘 변명이나 합리화하면서 별거 아닌데 화내는 제 탓을 합니다. ‘남편 성향이 그렇구나’ ‘이해가 부족하구나’ 그러려니 해도 본인은 자신을 어떻게 말했는지 보지 않으면서 제 탓만 하니 너무 힘이 듭니다. 저도 친구처럼 배려받고 싶습니다// 왜 하고 많은 남자 중에 그런 남자를 골랐어요? 뭐가 좋아서 골랐어요? 어떤 게? (안경 쓰고, 키가 크고 그다음에 얼굴은 마주 앉아서 밥 먹기 싫지 않을 정도로 됐고 대학교 나왔습니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런 좋은 조건이 다섯 가지나 되는데 그런 나쁜 조건 한두 개 있는 거 괜찮은데요 어떻게 사람이 다 좋을 수가 있습니까? 그런데 돈 많으면 돈 많은 값을 하고 키 크면 키 큰 값을 하고 얼굴 잘생겼으면 얼굴값을..

법륜스님의 하루_ 내가 맡은 역할에 부담이 생기는 이유(2022.5.14.)

자꾸 모르는 것에 대해 아는 척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담이 생기는 거예요. 모르는 것도 다 대답해주려고 하면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 물어보면 어떡하나?’ 이런 걱정을 하게 됩니다. 뭐든지 다 내가 해결하겠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그저 기본적으로 필요한 교통정리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혹시 내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또 아는 대로 잘 알려주면 됩니다. 다만 그때도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 이렇게 말하기보다는 ‘제 경험에 의하면 이렇습니다’ 이 정도로만 알려주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여러분 스스로 법사의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고, 갈등의 원인도 줄여줍니다. 그렇지 않고 아는 체하거나, 대중들에게 가르..

법륜스님의 하루_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법 (2022.05.11.)

여러분이 수행자라면 정신 차리셔야 해요. 남편, 아내, 자식, 부모, 직장에 의지해서 산다면 어리석은 겁니다. 그렇게 의지해서 사니까 배우자가 죽으면 정신을 못 차리고 자식이 죽으면 정신을 못 차리고 취업을 못해도 정신을 못 차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도 정신을 못 차리잖아요. 의지해 있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내가 먼저 자립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결혼하는 상대를 보고 ‘나의 반쪽’이라고 표현합니다. 반쪽은 반원이에요. 배우자도 반원이고 나도 반원입니다. 둘을 합치면 동그란 원이 되긴 하지만 그 가운데에 금이 딱 가 있어요. 그러니 맨날 싸우는 게 당연하죠. 내가 온전한 원이 돼야 해요. 나도 온 달, 상대도 온 달인데 둘을 딱 겹치면 하나가 되는 거죠. 각자 완전한 상태에서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하나..

법륜스님의 하루_ 아들이 시력을 잃고 자살했어요. (2022.05.06.)

저는 미국 버지니아에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8년 전에 돌아가셨고 아들도 최근에 자살을 했습니다. 30대였던 아들은 왼쪽 눈이 나빠진 상태였고 오른쪽 눈까지 나빠지는 중이었습니다. 의사에게 더 이상 치료할 방법이 없고 결국 시력을 잃게 될 거라는 말을 듣고 자살했어요. 자살은 아들에게 정해진 운명이었을까요? 아들을 위해 49재는 지냈는데 이 아이를 위해 제가 어떤 기도를 더 해야 할까요? 그리고 불교에서는 자살을 죄로 여기나요?// 불교에서는 첫째, 살인과 자살을 동일하게 봅니다. 남을 죽이든 자기를 죽이든 죽였다는 점에서 동일한 거예요. 그런데 남을 죽인 사람은 처벌을 하지만 자기를 죽인 사람은 처벌할 대상이 없어졌기 때문에 처벌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에서는 남을 죽인 사람은 처벌을 하니까 나쁜 줄 알..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남의 말에 상처를 받아 힘들어요

주위에 제가 모르는 줄 알고 가르쳐 주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제가 바본 줄 알고 가르쳐 주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더니 몰라서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느려서 가르쳐 주는 거래요. 그 이후로 그 소리에 마음에 걸리면서 힘들었어요. 어떻게 하면 말에 걸리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마음을 유지하며 그런 사람을 대할 수 있을까요?// 평범한 일상인으로 살아가다가 부처님도 만나고 그래서 마음 공부도 하고 또 행복학교 다녀서 행복 시민이 돼서 활동한다니까 장하십니다. 우리가 불교 공부하면서 본래 빠르다 늦다 하는 것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상대에 따라서 다르다. 본래는 빠르다 할 것도 없고 늦다 할 것도 없다. 개미가 빨리 가느냐? 늦게 가느냐? 누구하고 비교하느냐에 따라서 다르다. 굼뱅이하고 비교하면 빠르고 ..

법륜스님의 하루_ 아들이 직장도 안 다니고 게임만 합니다, 어쩌죠? (2022.08.19.)

저는 아들, 딸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아들의 나이가 34세인데 직장도 안 다니고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취직하려고 면접도 보러 다니는데 합격해도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하루 이틀 다니고 그만둡니다. 잔소리를 하게 되면 제가 아들과 싸우게 되고, 딸도 화가 많아서 아들딸끼리도 사이가 안 좋아요. 더 이상 제가 아들을 보기 힘드니까 아들한테 독립하라고 했어요. 아들의 성격은 나태하고 게으릅니다. 밖에 나가서 혼자 살면 독립심도 생길 것 같거든요. 제가 어떤 기도를 해야 할까요?// 질문자가 낳아서 34년 동안이나 키운 아들에 대해서 질문자가 잘 알까요, 스님이 잘 알까요? 질문자가 낳아서 1년도 아니고 34년을 키웠잖아요. 스님은 지금 아들의 얼굴도 못 봤는데 저보고 아들의 마음이 어떤지를..

법륜스님의 하루_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까요? (2022.08.15.)

얼마 전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거쳐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이 전화 통화만 한 것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지지율이 20% 대로 추락한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한중관계, 대북관계 등 외교 안보 전략을 어떻게 진단하시는지요? 또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확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10%에서 20%로 높아졌다는 뜻이지 지금 당장 전쟁이 일어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긴장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거예요. 여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첫째,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중립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