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나도 혼자 살아요. 여쭤보세요. 아침 먹었어요? 올 때 차 타고 왔어요? 괜찮네! 뭐. 뭐가 문제요? 보람이 어떤 식으로 어떤 보람. 보람이라 하는 심리현상이 일어나는 거는 내가 남한테 도움이 될 때요. 그러니까네, 봉사활동을 하거나 세상에 남에게 유익한 일을 하면 보람이 생겨요. 그런 일 좀 하세요.
무슨 어려움이 있어요? 뭔데 그래요? 구체적으로 얘기해보세요. 설명하기 어렵다는 건 별거 없다는 얘기 아니오. 그러니까 여리다는 거, 괜히 하는 소리고 하나도 안 여려. 괜찮아. 이 많은 대중 앞에서 말만 잘하는데 뭐가 여려? 여린 사람 말도 못해. 손도 못 드는 사람 천지요. 아무 문제가 없어요. 지금 잘 살아가고 있잖아요. 자식이 없으니까 저런 고생 안 해도 되지. 남편이 없으니까 실직당하는 저런 꼴 안 봐도 돼지. 양쪽에 딱 들으니까 ‘아이고 내가 결혼 안 하기를 정말 잘했구나.’ 이런 생각 안 들어요?
그냥 혼자 밤에 자려니 외롭다 이거요? 아니기는 뭐? 아니야. 외롭구나. 외롭다 이거지. 안 해봤어요? 뭐가 문제요? 거기 끼어서 뭐해요? 그거. 맨날 앉아서 남편 욕하고, 자식 때문에 걱정하는데. 거기 뭣 때문에 끼어? 끼어 달라고 그래도 빠져야지. 늘 결혼사람들은 결혼한 게 힘드니까 ‘니는 왜 니 혼자 안 괴롭게 사나?’ 이래가지고 계속 집어넣을라. 그러거든. 거기 끌려갈 필요가 없어요. 아니 뭐 좀 덜 끝난 거 같은데.
그런데 자기는 혼자 살 수준이 안되네. 보니까. 혼자 살면서 둘이 사는 사람에 대한 열등의식이 있네. 으음. 자기는 그러면 미국 가서 살면 얼굴이 누른 것에 대해서 열등의식이 있고, 왜? 소수인종, 소수종교. 만일 자기가 종교를 다른 사람 별로 안 믿는 종교를 믿으면 거기에 대한 열등의식이 있고 그런 열등의식. 자기는 남 따라 다수가 가는 길로 가야 된다. 이런 게 무의식에 깔려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다 결혼해서 고통으로 괴로워 사는데 안 한 내가 얼마나 다행이냐? 이렇게 그 소수의 뭐라고 그럴까? 자랑스러움, 이런 걸 누리고 느끼고 살아야지. 왜 거기에 괜히 끌려 살아요? 자기가 만약에 친구들하고 같이 한방에 자는데 100명하고 같이 자는데. 99명이 잠꼬대를 해요. 어떤 사람은 뭐 이런 얘기, 어떤 사람은 저런 얘기. 잠꼬대를 하는데 자기 혼자 깨어 있어. 책상에.
그러면 99명이 한 가지 잠꼬대를 하면 ‘불이야.’ 이렇게 불난 꿈을 꾸고 잠꼬대를 하면, 한 사람이 99명을 깨웁니까? 99명 잠꼬대소리에 깨어 있는 사람이 같이 자기도 불이야 합니까? 자기가 잠이 좀 덜 깼어. 그러니까 소수가 어떻고 이런 얘기 하면 안 돼. 소수가 좋은 거요. 서울대학교가 왜 좋은데? 숫자가 적으니까 좋은 거요. 박사가 옛날에 좋은 거는 숫자가 적은데 요즘 박사가 숫자가 많으니까 어때요? 별 쓸모가 없거든요.
그래서 다 결혼하고 사는데 그때 재미가 있지. 그러고 자기는 언제든지 선택권이 있잖아. 결혼하려면 내일이라도 할 수 있어요? 없어요? 있죠. 뭐라고? 아니 하려면 할 수 있다 이 말이야. 자기는 혼자 살 권리도 있고 결혼할 권리도 있고 두 개를 갖고 사니 얼마나 좋아요. 저 사람들은 둘이 사는 권리밖에 없잖아. 혼자 살려면 절차가 복잡한데. 자기는 뭐 아무 문제도 없잖아. 다른 사람에 비해서 지금 결혼하면 늦다고 생각해요? 으음 괜찮아요.
지금 몇 살이에요? 42, 그러면 어~ 어떤 남자가 결혼해서 애 둘 낳아서 이미 대학교 보내놓은 남자하고 결혼해버리면 자기 친구 중에 자기가 제일 빨리 가요. 그러니까 그러면 시집가는 게 나아.^^ 왜 안 갔어요? 시집을? 눈이 높아 못 갔지 뭐. 지금이라도 가면 돼지. 무슨 여건 따져. 결혼할 생각이 별로 없어요? 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 지금 외롭다는 그런 게 생겨요. 아니 그러면 혼자 자꾸 살면 그것도 버릇 되니까 나쁘지 않지. 그런데 왜 외로울까?
그건 자기만 그런 게 아니고 모든 인간이 다 그렇지. 모든 인간이 자기가 한 것이 자기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좋고 이루어지지 않으면 힘들고, 자기가 한 거에 대한 성취감을 갖고 싶어 해. 자기만 그런 거 아니오. 결혼 안 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모든 인간이 다 그래요. 그래서 내가 처음부터 얘기했잖아. 별걱정 없는 사람이다. 걱정이 없어서 지금 질문을 했어요. 왜 나는 걱정이 없느냐? 어이하면 걱정이 있느냐? 이런 거 묻는 거요?
자기가 조금 깊이 한번 봐요. 자기 속에 결혼에 대한 무의식 세계에 지금 열등의식이 있어요. 결혼 안 한 거에 대한. 결혼에 대한 그렇다고 내가 아무렇게나 결혼하고 싶지는 않잖아. 그죠? 하려면 약간 남 보기에 저 사람이 결혼 안 하고 저렇게 늦게까지 기다리더니, 아 저러려고 결혼했구나. 하는 그런 만족할만한 본때를 보여줄 만한 게 있으면 지금 할까. 지금 내가 이 나이에 초라한 결혼은 하기 싫다. 이런 게 지금 깔려 있는 거요.
둘이 살려면 귀찮지 않아야 되요. 그런데 우리 인생은 어떠냐 하면 혼자 살면 늘 외로워 가지고 사람을 찾고, 둘이 살면 조금만 살아보면 귀찮아요. 그래서 헤어지고 싶고. 또 헤어지면 또 그리워요. 그래서 또 만나고. 살면 또 귀찮고 또 헤어지고. 이게 가출이라 그래. 나갔다가 들어갔다가, 나갔다가 들어갔다가, 방황이라 그래요. 해탈은 뭐냐 하면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둘이 살아도 귀찮지 않아요. 그러니까 혼자 살면서 혼자 삶의 기쁨을 늘 만끽하고 살아야 돼.
그래서 스님이 이래 혼자 잘 사는 이유는 늘 같이 사는 사람들의 얘기를 늘 듣잖아. 그죠? 좋은 얘기보다는 나쁜 얘기 많이 듣죠? 나한테 와서 좋은 얘기해줄까? 나쁜 얘기해 줄까? 나쁜 얘기 많이 해주니까 나한테 늘 경고를 해준단 말이오. ‘니 정신 차려라.’ ‘니 한눈 팔지 마라.’ 그래서 제가 혼자 사는 것을 만끽하고 살고 있잖아. 자기도 늘 이런 얘기 자주 와서 들으세요.^^ 그런데 봉사활동을 좀 하세요. 무료하다 하면 봉사활동을 하면 좋은데.
그러니까 어디든지 교회 나가든, 절에 나가든, 안 그러면 사회단체 가서 퇴근하고 빈집에 혼자 들어가면 약간 그렇잖아요. 어디 가서 봉사활동 하다가 한 10시나 이래 들어가면 피곤하니까 씻고 자면 되고, 주말에 허전하니까 오히려 가서 봉사활동 하고. 꼭 돈 벌기 위해서 노동력을 파는 거 말고 이런 활동을 하면, 이제 기도는 이렇게 해야 돼요. 교회 다녀요? 절에 다녀요? 가톨릭 신자에요? 그러면 거기선 주님이라 그래요? 주여 그래요? 주님이라 그래요? 천주님이라 그래요? 주님.
‘주님. 저는 행복합니다. 저는 하나님의 축복을 참 많이 받고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자기 삶에 대해서 감사기도를 좀 해. 그러면 이 약간 뭔가 모르는 이런 허전함, 고파 병이거든요. 고파 병인데. 조금 경상도 사투리로 말하면 이거 뭐라고 할까? 껄떡거리는 거요. 밥을 먹었는데도 딱 안 차고 더 먹어야 될 거 같고, 뭘 했는데도 뒤끝이 똥 누고 밑 안 닦는 것처럼 늘 남는 게 있단 말이오. 껄떡거림이에요. 껄떡거림. 이거 치유를 해야 돼. 만족으로 치유를 해야 되는데. 감사기도를 하면 이게 치유가 됩니다.
그래서 살아있다는 것만 해도 고맙습니다. 아침에 딱 눈뜨고 ‘살아있어서 감사합니다. 주님.’ 이러고, 뭐가 안 된 걸 가지고 자꾸 문제 삼지 말고. 어느 정도로 감사해야 되느냐? 계단을 내려가다가 넘어져서 다리가 하나 부러졌다 하면 부러진 다리 잡고 재수 없다. 그러지 말고, 안 부러진 다리를 얼른 잡고 ‘아이고, 두 개 다 부러질 걸 하나는 안 부러졌네. 주님 감사합니다.’ 이런 정도로 기도를 하면 이 껄떡거림이 좀 없어지고 허전함이 채워져요.
그런데 그건 잘못하면 남자로 채우려다가는 쥐약을 먹는 거고. 고걸 채우고 남자를 만나면 껄떡거려서 외로워서 남자를 만나는 게 아니고. 내가 편안한 상태에서 사람을 만나면 상대를 정확하게 볼 수 있어요. 껄떡거릴 때 남자를 만나면 어떠냐? 낚싯밥을 무는 것처럼 그 껄떡거림을 채우려고 하다가 복인지 뭔지 모르고 먹게 되거든요. 그래서 이것부터 먼저 채우는 게 좋아요. 그런데 그것을 만나서 채우거나 뭘 해서 채우기보다 요렇게 감사기도를 하면 채워지고 성당에 나가서 봉사활동을 좀 하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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