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께서는 고통의 원인을 깨닫는다면
그것을 자유롭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고통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상을 포기하고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어렵습니다.
제 질문은 어떻게 하면 나의 시각을 바꿔서 현실을 더 잘 받아들이고
겪고 있는 고통을 줄이면서
동시에 긍정적인 방식으로 세상에 기여 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입니다.//
두 발을 땅에 딛고 멀리 보면 됩니다.
그리고 한 발 한 발 걸어갑니다.
눈으로 멀리 보는 것은 이상입니다.
두 발을 땅에 딛고 한 발 한 발 걷는 것은 현실입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아무런 모순이 없습니다.
이상과 현실에 서로 차이가 있다고 괴로움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멀리 보기만 하고 걷지 않는다거나
눈을 감고 서 있기만 하다면 괴로움이 생깁니다.
당신의 괴로움은 이상과 현실의 문제가 아니라
노력 없이 결과를 얻으려는 마음에서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좀 더 직시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질문자가 말씀하신 이상과 현실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예를 들어, 저는 과학 분야의 대학원생입니다.
그리고 여성과 남성 간의 차별을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여성과 남성은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마주치고 있는 현실은 제 교수님이 여성 과학자이지만
가끔 그분도 여성을 부당하게 대우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끔 제가 마주치는 현실입니다.)
그 문제를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정말 몰라서 물으시는 거예요?
저는 차별할 것이 없다는 것을
질문자가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계기로 더 열심히 공부해서
내 능력이 더 뛰어난 것을 교수님께 보여줘야 합니다.
여성도 과학 능력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면
이 문제는 바로 해결됩니다.
이런 차별을 좌절로 느끼지 마시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계기로 삼아보시면 어떨까요?
나이가 많은 기성세대들은
주로 자기 경험에 의존해서 살아갑니다.
과거의 여성들은 사회적 조건 때문에 남성보다 교육을 덜 받았습니다.
차별도 있었고요.
여성이 실력을 드러낸 사례는 매우 적습니다.
그리고 여성이 학업 중에 결혼하면
공부를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질문자의 교수님은 그런 경험을 가지고 계셔서
여성보다 남성을 가르치는 게 낫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자기 경험을 기반으로 사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원칙을 얘기해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평등한 사회를 이루려면
차별을 극복하려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평등하게 된 사회의 혜택만을 바라지 말고
지금의 차별을 스스로 극복하는 노력을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질문자에게는 이런 얘기를 드리고 싶네요.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너무 가혹하게 대답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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