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 큰 실수로 주차한 차가 미끄러져서 어떤 아주머니를 돌아가시게 했어요.
그 분 또래의 아주머니를 뵈어도 울컥 눈물이 나서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음이 너무 아프고 괴롭습니다. 주변 분들은 세월이 약이라지만 세월이 흐른다고 이 사실들이 없어지는 건 아닐 건데 제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돌아가신 분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드릴 수 있을까요?"//
자기가 어떻게 살아도 돌아가신 분한테 아무 도움이 안 돼요.
자기가 무슨 재주로 돌아가신 분을 위해서 무슨 일을 하겠어요?
돌아가신 분이 돈이 필요해요?
돌아가신 분이 옷이 필요해요?
돌아가신 분이 음식이 필요해요?
아무것도 해도 안 돼요.
자기가 어떻게 해도 돌아가신 분한테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이 말이오.
자기가 행복하게 산다고 해서 돌아가신 분한테 나쁜 것도 아니고
자기가 슬피 울고 산다 해서 돌아가신 분한테 좋은 것도 아니다.
돌아가신 분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에요.
네네. 본인이 울면서 살고 싶으면 울면서 살고
본인이 웃으면서 살고 싶으면 웃으면서 살고
자기 문제가 남았지, 돌아가신 분하고는 관계가 없다 이 말이오.
돌아가신 분이 음식을 내가 준다고 먹을 수 있으면 음식을 드리고
옷을 준다고 입을 수 있으면 옷을 드리고
돈을 준다고 받을 수 있으면 돈을 드리고 이러면 되는데
돌아가신 분에게는 도움이 안 돼요.
즉, 내가 웃으며 산다고 그분에게 나쁜 영향도 안 주고
내가 울면서 산다고 그분에게 좋은 영향도 안 주고
이미 아무 영향을 줄 수가 없다. 이런 얘기에요.
그러면 이제, 어차피 이래사나 저래사나 그분에게 아무 영향을 줄 수 없는데
그럼 나는 어떻게 살 거냐?
이 문제만 남은 거요.
자기 어떻게 사는 게 좋겠어요?
죽을 때까지 울면서 사는 게 좋겠어요?
웃으면서 사는 게 좋겠어요?
돌아가면 되요.
돌아가고 싶으면.
그분하고는 관계없는 일이니까.
그런데 사건 생긴 지가 얼마나 되었어요?
2달 되었어.
그럼 2달 전보다 조금 상태가 나아졌어요? 못해졌어요?
거 봐라.
그럼 앞으로 1년 지나면 조금 더 좋아질까요? 안 좋아질까요?
그럼 2년 지나면 좋아질까요? 안 좋아질까요?
좋아지겠지.
그럼 자기가 결정해요.
2년 후에 좋아지는 게 낫겠냐?
지금 좋아지는 게 낫겠냐?
2년간 울다가 2년 후에 좋아지는 게
조금씩 조금씩 좋아져서 2년 후에 좋아지는 게 낫겠냐?
오늘부터 좋아지는 게 낫겠냐?
그분하고는 아무 관계 없고.
어느 거 할래요?
그런 소리 하지 말고
그건 내려놓든 안 내려놓든 놔놓고 우선 이 말부터 들으라니까.
앞으로 1년 2년 3년 4년 지나면 조금씩이라도 좋아질까? 나빠질까?
그러면 조금씩 조금씩 좋아져서 3년 5년 만에 좋아지는 게 나아요?
오늘부터 좋아지는 게 나아요?
그럼 오늘부터 좋아지면 되지.
좋아지세요. 오늘부터.
그게 낫다면.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는 게 좋겠다면 3년 끌어 좋아지고.
--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런... 좋아지지 않는다.
그러면 이거는 그 분에 대한 죄스러움이 강해서 그럴까?
아니오. 이건 정신 질환이에요.
나빠진다. 자살한다. 그러면 정신병이에요.
그건 치료를 받아야 돼.
그러니까 지금 2달 지났는데도 하나도 변화가 없다.
그러면 병원에 가야 됩니다.
2달 지나보니 조금이라도 좋아졌다. 그러면 자연치유가 된다는 얘기에요.
1년 지나면 조금 더 좋아질 거다.
3년쯤 지나면 그래도 헤 웃고 다닐까? 안 다닐까? 다니겠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렇다고 죽은 사람 돌아온 것도 아니고 아무런 변화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3년 끌고 좋아지는 게 낫겠다하면 3년을 그렇게 끌고 좋아지고
어차피 그때 가서 안 좋아진다면 몰라도 그때 가서 어차피 좋아지는데
상황은 아무 변화 없고 어차피 좋아질 거면
지금 좋아지지 뭣 때문에 3년 끌고 좋아지냐?
어, 그러네. 맞네.
그럼 오늘부터 좋아지면 되지 뭐.
그런데 “스님 법문 들으니 그럴듯한데 안 좋아집니다.”
그러면 3년 끌고 좋아지면 돼.
그분하고는 아무 관계 없어. 그분 하고는.
아무도움이 안 되는 짓을, 자기한테도 손해나는 짓을 한다.
그러면 양심이 있어서냐?
그렇지 않아요. 그건 어리석어서 그래요.
바보같은 짓을 하는 거요.
자기한테 물어봐요.
“10년 가겠냐?”
“아니야. 10년 지나면 나도 울고 살 거야.”
그럼 10년 지나면 무슨 변화가 있냐?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가족한테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럼 내가 “10년간 뭣 때문에 그렇게 있다가 10년 뒤에 좋아지나?
오늘부터 좋아지면 되지.”
이렇게.
오늘부터 내가 히히 웃고 다닌다고 상대편 가족이 와서
“어떻게 사람이 그래놓고 히히 웃고 다니냐?”
그럼 어떻게 할까? 울고 다닐까? 라고 물어봐요.
“나도 울고 다녔는데, 법륜스님하고 얘기하니까”
‘네가 울고 다닌다고 무슨 도움이 되나? 땅만 젖는다. 베개만 젖지.
그러니까 웃고 다녀라.
2사람 몫을 살아야 되니까
그 사람 웃을 거까지 네가 웃어라.’ 그러더라.
아, 듣고 보니 그렇더라.” 이렇게 얘기하세요.
여러분, 남편 돌아가시면 잠깐 울고 웃어야 됩니다.
아시겠어요?
왜? 시집 한 번 더 가면 좋겠다.
그런데 그 스님이 이렇게 얘기하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맞아요.
그런데 운다고 살아와요? 네? 살아요?
울어서 무슨 도움이 되요?
“그래도 눈물이 나잖아요.”
그래, 그러니까 잠깐 울라는 거요.
그래서 옛날부터 3일만 울어라 그래서 며칠장 한다? 3일장.
그대도 더 울고 싶다. 그래서 5일만 울어라. 5일장.
그래도 안 돼요. 그럼 100일만 울어라. 100일...
그래서 절에서 며칠만 울어라?
49일만 울어라. 그래서 49재 이렇게 지내는 거요.
그 다음에 웃으면 지내라. 산 사람은 살고, 죽은 사람은 죽고 그럴 수밖에 없는 거요.
그게 죽은 사람한테 도움이 되면이야 내가 대신 죽기라도 하겠지.
아무 도움이 안 돼요.
자기감정의 낭비지.
돌아가신 분에게 아무 도움도 안 되니까,
네 정신이나 차려라 하니까
무슨 반론을 제기하고 싶은 사람 목소리가, 큰 소리 나오는데,
내가 안 받아줬는데 누구요?
예. 얘기하세요. 마이크 드리세요.
(죄책감에 대한 해명이 적지 않았나...)
저분한테 마이크 줘보세요.
자기 나름대로 어떤 길을 찾았어요?
전혀 스님한테 답을 못 들었어요?
죄책감이, 진짜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면 3년 울어야지. 10년 울어야지.
그래도 죄가 안 값아지지.
스님의 얘기는 ‘죄를 지은바가 없다’는 도리를 얘기하는 거란 말이오.
그럼 죄를 지었으면 죄를 받아야 되고,
죄를 지은바가 없으면 오늘부터 웃어야 되는 거요.
죄를 자기가 지었다고 자꾸 주장하니까 그러면 10년 간 울어라 이 말이오.
스님은 ‘죄지은바가 없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자기가 죄지었다고 울다가
“오, 내가 죄지은바가 없네” 이러면 지금부터 웃는 거요.
죄를 지었으면 죄를 받아야 될 거 아니고.
그런데 스님은 죄를 지은바가 없다.
그러니까 참회할 것도 없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자긴 계속 나는 죄를 지었어요. 이렇게 주장하니까
“그래, 그러면 실컷 울어라” 이렇게 얘기하는 거요.
죄를 정말 지었다면 그렇지 않아요?
내가 정말 죄를 지었다면 죄를 받아야 되나? 안 받아야 되나?
받아야지.
그런데 스님이 딱 보니까
죄를 지은바가 없다. 그러니까 웃고 살아라. 이렇게 얘기한 거요.
--
자, 중간에 고함지대신 분의 문제가 해결이 되었어요? 아직 안 됐어요?
하하하하
이것도 잘못 알아들으면
그 가족들이 들으면 또 오해할 수 있겠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분이 어떻게 하든 이미 돌아가신 분에게는 영향이 있나? 없나?
없어.
그러면 우리 사회정의를 위해서도 그런 잘못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이제 더 이상
내가 어떻게 하면 그분에게 도움이 된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아요.
안된다면 지금 이 분이라도 행복하게 사는 게 좋아요? 이분은 계속 울고 사는게 좋아요?
그래, 그래서 얘기하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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