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을 가족과 함께 살던 강아지가 작년에 천국에 갔습니다.
크게 아프지도 않았고 가족모두 있는 곳에서 조용히 눈 감았으며,
즉문즉설 뒤에 마음나누기가 들어 있습니다.//
강아지가 자기를 돌봤어요?
자기가 강아지를 돌봤어요?
아니, 어쨌든 자기가 강아지를 돌봤어요? 강아지가 자기를 돌봤어요?
자기는 강아지의 보살핌을 받고 그렇게 살았어요?
강아지가 자기를 돌봐줘서 그래서 자기는 행복하게 살았어요? 그 동안에.
강아지가 있은 건 이해를 하는데, 강아지를 자기를 돌봐줬냐? 자기가 강아지를 돌봐줬어?
그러면 강아지의 필요에 의해서 자기가 있는 거요?
자기 필요에 의해서 강아지가 있는 거요?
그럼 자기 필요에 의해서 강아지가 있었으면
자기가 강아지를 돌봐준 게 아니지,
강아지가 자기를 돌봐준 거지.
그래요. 강아지의 보살핌을 받다가 보살펴주는 강아지가 없으니까 외롭겠어요, 슬프고. 이해가 됩니다. 아이고~
나이가 몇 살이에요? 24살 된 이가 조그마한 강아지 보살핌을 받고 지금까지 살았어요? 자기가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살아야 될까? 강아지 보살핌을 받고 살아야 될까? 그래요. 그러면 강아지 보살핌이 끝났으면 자기가 독립을 해야지, 아직도 강아지 보살핌을 구걸하고 있어요?
이해는 됩니다. 내가 요 시계가 15,000원인데, 이거 잃어버리면 좀 섭섭할까? 안 할까? 섭섭하겠죠. 왜 섭섭할까? 요걸 늘 갖고 있으니까 요게 뭐가 생겼다?
애착이 생긴 거요.
집착이 생긴 거요.
그래서 요거 없으면 섭섭한 거요.
그런데 하물며 강아지는
이 시계보다 더 애착이 많이 생겨서 그래.
그러면 사람은 어떨까? 엄마나 아빠나 이거는 강아지보다 더 애착이 생기면 더 슬프겠죠. 그런데 사람이 죽어도 이웃집 아저씨가 죽는 것은 애착이 안생기면 죽어도 슬퍼요? 안 슬퍼요? “죽었나 보다.” 이러는데, 강아지는 애착이 생기면 슬픈 거고. 이게 뭐냐하면 뭐가 딱 붙어 있다가 테이프도 붙였다가 떨어지려면 힘이 들잖아.
집착 때문에 생긴 거요.
강아지 죽은 거 하고는 관계가 없고.
그런데 강아지가 영원히 살아요? 언젠가는 죽어요? 언젠가는 이게 떨어져야 돼. 자기 같이 이렇게 딱 붙어있으면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거요. 그래서 “집착을 놔라.” 이렇게 말하고.
예를 든다면 봄에 잎에 새로 피잖아. 그럼 새로 잎이 피면 가을에 낙엽이 되어 떨어져요.
그럼 자기는 떨어질 바에 잎이 피지 않는 게 안 좋을까?
어차피 펴봐야 나중에 떨어져요? 안 떨어져요? 떨어지지.
그럴 바에 아예 피지를 말지.
없기는 왜 없어? 강아지가 길거리에 천지인데.
어느 집 강아지로 또 태어나서 살겠지.
아니지. 그 강아지가 그 강아지야.
그러면 작년에 떨어진 잎하고, 올해 떨어진 잎하고, 같은 잎은 아니잖아. 그렇게 얘기하면. 잎은 잎인데, 그 잎이냐? 이렇게 생각하는 거요. 그런데 사람들이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밟으면서 쓸쓸하다 외롭다 이러잖아.
낙엽이 떨어지는 데
왜 외로워?
그럼 낙엽이 계속 봄까지 붙어 있으면 봄이 잎 나는데 장애가 되요? 안 돼요? 그러면 때가 되면 잎이 떨어져야 안 떨어져야 되나?
그래.
떨어지는 게 왜 슬픈 일이오.
떨어지는 건 또 봄에 새 잎이 피는 건데.
그러니까 사람도 낳으면 늙고 죽는 거고,
잎도 피면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거고
이 우주도 형성이 되면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 된다? 붕괴 되어서 사라지는 거요.
이 우주도, 이 지구도 언젠가는 붕괴 되어서 사라지는 거요.
고등학교 다녔어요? 지학 배웠어요?
지학을 배우면 HR도라는 게 있어요. 별의 생성과 소멸, 거기에 보면 우주에 있는 성단물질들이 모여서 주계열성을 이루어요. 지금 태양 같은 거. 그러다가 이게 팽창해서 거성이 되었다가 폭발해서 백색왜성으로 돌아간다.
들은 거 같아요?
그러니까 그건 왜 그러냐하면,
마음이 깨어있지 못하고, 집착되어있기 때문에 그래요.
(어떻게 하면 깨어있고
집착을 하지 않을 수 있나요?)
그러니까 ‘죽는 게 당연한 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지.
죽는 게, ‘죽는 게 아니라, 당연한 거다.’ 그게.
강아지가 100년 살 수는 없잖아.
자기 같은 사람 때문에 복제하는 사람들이 돈을 버는 거요. 저 분은 별로 큰 부자는 아닌데도 저렇게 우는데, 만약에 억만장자 집 딸이 자기 강아지 죽었다고 저렇게 울면 부모는 그 강아지 다시 만들어 주고 싶나? 안 만들어주고 싶나? 그래서 그 강아지 세포를 가지고 그 강아지 복제를 한단 말이오.
그러면 한 20만 불 30만불 받는데요. 우리 돈으로 2~3억 정도니까, 딸을 위해서 2~3억 선물해 줄 수 있을까? 없을까? 있죠. 지금 세계 부자들 애완용 동물 복제해서, 그런 사람 수요 때문에 떼돈을 버는 거요.
자기 같이 그렇게 되면 사람은 3살 이후에 죽는 아이가 1년에 500만 명 정도 되요. 그런데 그거는 팽겨 쳐놓고, 강아지는 몇 억씩 들여서 복제하고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사람이 거기에 집착되어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니까 집착을 놔야 돼.
저런 분들 때문에 강아지 산업이 굉장합니다. 병원부터, 호텔부터, 49재부터, 납골당부터, 그러니까 이게 집착에서 생긴 병이오. 자기도 지금 그럴 소지가 다분해요. 그러니까 함께 지냈다가 또 가면 가고.
내가 시계 잊어버리고 섭섭해서 며칠 빈손에 있는데 섭섭할수록 시계를 살까? 안 살까? 사요.
그러니까 저렇게 강아지 못 잊어하는 사람일수록 저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 또 다른 강아지를 또 구입할까? 안 할까? 구입하게 되요.
그러니까 아내가 남편이 죽었다고 막 너무너무 슬퍼 울면, 제가 귀에다 대고
“너는 좋겠다. 시집 한 번 더 가겠네.” 그러면 그 분이 저한테
“스님, 그게 무슨 소리에요?” ‘남편을 절대 못 잊어서 재혼 같은 것은 절대 생각 안 한다.’ 그러는데, 스님은 다 알죠. 왜?
남편 죽고 “나는 어떻게 살아요?”하는 사람은 남편이 필요 하다는 얘기요? 안 하는 거요? 필요하다는 얘기니까, ‘너는 1년 안에 남자 생기겠다.’ 나는 이거 딱 금방 보는 거요. 그런데 남편 죽었는데도 웃고 손님 접대하고
“아이고, 남편 죽어 어떻게 하냐?”
“가는 사람 가지 뭐 어떻게 해요?”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은 당분간, 몇 년간은 남자 없이 잘 살아요.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겠어요?
그러니까 저러면 벌써, 저 빈 가슴이지, 저게 그 강아지하고는 관계가 없어. 내 떨어진 집착이 지금 공허함 때문에 생기는 거니까, 이거는 뭔가 또 다른 대용물로 또 채워요. 내가 시계 잃어버리면 2~3일 섭섭하다가 또 다른 시계사서 갖고 다니듯이.
그러니까 방법은 2가지에요.
다른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그 강아지에게 이 쏟은 정을 대치하는 방법이 하나 있고
다른 하나는 수도 하는 방법.
“집착이 모든 고해(고통)의 원인이구나.
다시는 집착할 게 못되는 구나.”
이렇게 해서 대용이 필요 없는 길로 가든지, 둘 중에 자기가 선택해서 가면 되요.
이해는 되죠. 16년간 강아지를 데리고 살았으면, 개가 16년 이면 거의 수명이 다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집착 할 만합니다. 이건 이해는 됩니다. 그러나 찔끔 눈물 흘리고 말아야 된다. 이 얘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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