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2)

[즉문즉설] 제19회 한 절만 다녀야 되나요

Buddhastudy 2012. 10. 10.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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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한 가지 음식만 먹어도 되고, 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도 되고. 한 절에만 다녀도 되고, 여러 절에 다녀도 되고. 불교만 믿으려면 불교만 믿어도 되고, 아침에는 불교 믿었다. 점심에는 교회 다녔다가 그래도 되고.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요즘 시대가 많이 바뀌었죠. 그래서 옛날에는 한 번 결혼하면 죽을 때까지 남편 하나만 믿고 살아야 되고. 죽어도 혼자 살아야 되잖아 그죠? 그런데 요즘은 살아도 헤어지고 바꿔도 되요 안 돼요? 되지.

 

이런 시대에 종교 바꾸는 게 뭐가 문제겠어? 국적도 바꾸고 그러잖아. 그죠? 요즘은 여자여자끼리 살아도 돼요? 안 돼요? 그러고 남자남자끼리 살아도 되고, 열 살 아래 남자하고 살아도 되고, 일본 가보면 스님도 결혼해서 애 낳고도 살아요? 안 살아요? 살아도 되는 이런 시대에 그걸 질문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그렇게 부지런히 뛰어다녀봐야 불법이 귀에 하나도 안 들어 왔어. 불법을 들은 건 아니야.

 

상을 쫓아, 밤에 불빛을 쫓아 나방이 돌아다니듯이 상을 쫓아서 다녀서 상을 쫓아서. 상이 허망한 줄 아는 게 불법인데. 상을 쫓아다녔기 때문에 불법은 아무 관계없어. 그러니까 애들이 TV 탤런트나 야구선수보고 미쳐 다니잖아. 그죠? 그런 것처럼 보살님의 불심은 그와 다름이 없는 불심이다. 엄격하게 말하면 불심이 아니다 이런 얘기요. 그냥 상을 따라서 이렇게 다닌 거요. 다니는 건 아무 문제가 없어요. 다니는 건 자유니까.

 

그런데 다닌 것이 불법을 쫓아서 선지식을 쫓아서 다닌 게 아니고, 상을 쫓아서 다녔기 때문에 불법하고 관계가 없다. 불법하고 관계가 없으니까 가피를 입을 수가 없다. 이런 얘기요. 다닌 게 문제가 아니라. 다니는 그 내용이 그렇다. 이 말이오. 그래서 그러면 내가 정말 부처님의 법에 귀의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다니느냐 안 다니냐는 이거는 과제가 아니다. 그럼 안 다니고 꼭 한 절에만 다닌다고 해결이 되느냐? 그건 아니다.

 

한 절에 다녀도 상을 쫓으면 마찬가지고 여러 절을 다녀도 상을 쫓으면 마찬가지고 한 절에 다녀도 상을 뛰어넘으면 절에 안 가도 괜찮고 수많은 절을 다녀도 상을 버리고 다니면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러니까 질문은 한 절만 다녀야 되나? 여러 절을 다녀야 되느냐 하는데 그거는 초점이 될 수가 없다. 그거는 아무 문제가 아니다. 이 말이오. 여기서 어떤 분이 제가 지금 부부간에 이혼을 하려고 하는데 살아야 됩니까? 이혼을 해야 됩니까?

 

이렇게 물으면 살고 싶으면 살고 헤어지고 싶으면 헤어져라. 그건 니 마음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 이렇게 내가 대답을 하는 거요. 그런데 법은 어떤 거냐. 네가 살려면 이런 마음을 갖고 살아라. 네가 헤어지려면 이런 마음을 갖고 헤어져라. 이런 마음을 갖고 헤어지면 헤어지는 것이 나한테 덕이 되고. 헤어질 수밖에 없다면 마음을 이렇게 가져라. 그러면 헤어져도 복된 삶이 된다.

 

네가 살려면 어차피 그 남자하고 살려면 미워하면서 살면 누구 손해다? 나만 손해잖아 그지? 그러니까 이렇게 마음을 가져라. 그래야 나한테 복이 된다. 이런 게 법이란 말이오. 그러니까 다녀야 되느냐 안 다녀야 되느냐 이런 얘기는 초점이 될 수가 없다. 다만 지금 내가 나를 돌아봐야 되는 건 내가 이렇게 돌아다니 것이 법을 쫓아다닌 게 아니고 불나방이 불을 쫓아다니듯이 내가 상을 쫓아서 다녔구나.

 

그러면 금강경 한 구절에 이미 범소유상이 개시허망이라 했잖아 그죠? 내가 꿈을 좇아서 꿈속에서 헤매고 있었구나. 이걸 오늘 첫째 자각을 해야 된다. 그리고 두 번째 돌아다니는 게 이미 나에게는 업이 돼 버렸다. 가만 못 있는다. 이 말이오. 이 병을 우선 치료하려면 상은 본질을 꽤 뚫어서 내가 상의 허망함을 봐야 되고, 상이 상임을 알아버리면 다닐 일이 없어. 가만있어야 된다. 이것도 상이에요.

 

있어야 된다. 움직여야 된다가 아니라 움직일 이유가 없어져 버려. 왜냐하면, 불법이라는 것이 그런 형상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다음 두 번째 그것은 본질적인 것이고 나는 이미 상을 쫓아서 돌아다니는 이 돌아다니는 병에 걸렸다. 이 말이오. 이 병을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이 병을 치료할 때까지만 한군데 있어야 돼. 이 병을 치료할 때까지. 불법이 한 군데 있어야 되는 게 아니고.

 

이 지금 무지로 인해서 발생한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한군데 있어야 돼. 그래서 제일 좋은 것은 절에도 가지 말고 집에서 그냥 매일 기도하면서 정진하는 게 제일 좋다. 그래서 오늘 남편한테 가서 법륜스님 가니 뭐라 그러 더나 하니까. ‘당신 말하고 똑같습디다.’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서 우선 한 100일쯤 정진을 해라.’ 그렇게 말합디다. 그러면 남편도 좋아할 거요. 100일쯤 기도해서 우선 집에서 기도하고.

 

가까이 있는 절이나 사람이 음식은 아무거나 먹어도 되고 하지만 그래도 어릴 때부터 습관이 들어 맛있는 음식을 있잖아. 남이 이거 맛있다. 그래도 내 입에 안 맞는 게 있으니까. 그러면 음식 그거 꼭 입에 맞는 거 먹어야 된다. 입에 안 맞는 걸 먹어야 된다. 이렇게 정 할 필요는 없지만 여러 개 중에 골라 먹을 거라면 맛있는 거 골라 먹는 게 낫잖아. 그지? 제일 집에서 가까운 절에 다니거나 아니면 가까이 있는 중에 그래도 조금 내 맘에 드는 절.

 

마음에 든다는 것은 항상 업을 따르는 거요. 꼭 좋은 거 아니에요. 마음에 든다라는 걸 뛰어넘는 게 우리 수행의 과제이기 때문에. 그러나 아직 초보니까 마음에 적당하게 드는 절을 하나 골라서 기도를 해라. 첫째는 어디서 하고? 집에서 하고, 두 번째는 절에서 하고. 그래서 이 돌아다니는 병이 없어지거든 그 다음에는 마음껏 돌아다녀도 괜찮다. 그때 가서는 마음껏 돌아다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