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이 알고 계신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지역 중 하나는
스페인의 카탈루냐일 것입니다.
메시로 대표되는 스페인 대표 축구 축구팀
FC 바르셀로나가 위치한 지역이기도 하죠.
제가 정보들을 찾아보니
카탈루냐의 독립까지 이어진 역사적 맥락을 다룬 정보들은 이미 많고
유튜브에만 검색해도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제 채널의 특성을 살려
유독 분리주의가 왜 강한지
혹은 지역적 특성이 강할 수밖에 없는
스페인만의 지리적 특성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스페인의 인구 분포 지도를 보시죠.
이것은 2020년을 기준으로 구분한 지도로
중앙의 마드리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해안 근처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교적 오래되었지만
2008년의 지역별 인구 분포 지도에선
보다 세부적인 인구 분포를 나타내고 있었는데요.
더욱 그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텅 빈 스페인’ 혹은 ‘텅 빈 도넛’이라고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도 그렇죠.
이렇게 영토 대비, 비어 있는 지역이 많다 보니
유럽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에 이어
네 번째로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인구 밀도는 36위밖에 되지 않죠.
이런 상황에서
바스크 지역, 카탈루냐 지역은
유럽의 대표적인 분리주의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요?
아마도 알프스산맥이 있는 스위스에 이어
유럽에서 2번째로 산이 많은 나라가
스페인이라는 사실은 잘 모르실 겁니다.
여기 보시면 베이틱 산맥, 시에라 모레나 산맥, 톨레도의 산맥, 중앙 산맥, 이베리아 산맥, 갈리시아 대산괴, 칸타브리아 산맥, 바스크 산맥, 피레네 산맥 등
수많은 산맥이 내륙 지역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자, 이렇게 고도 지도를 보시면
높은 산맥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죠.
이렇게 산맥이 많은 이유는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이 만나는 경계 지역에
스페인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내륙에 산만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겠죠.
보시면 이 내륙의 산맥들 주변으로
내륙 고원지대를 이루고 있는데요.
이를 ‘메세타 중앙고원’이라고 부르며
지역의 평균 해발 고도는 610~750m이죠.
또한 북동쪽의 에브로 저지대, 남쪽의 과달키비르 저지대와 같은
평원도 있습니다.
이런 평야 지지대를 중심으로
과거부터 많은 식량을 생산해 왔지만
보시는 것처럼 산맥들이 스페인 전체를 막고 있으니
스페인 지역 간 교류가 제한적이었던 것이죠.
지금이야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그나마 어느 정도 길이 나 있지만
과거에는 교류가 매우 힘들었겠죠.
현재는 다양한 무역 수단이 있지만
과거의 중요한 무역로는 물길이었습니다.
지금처럼 비행기, 철도, 자동차가 없기에
배가 가장 빠른 수단이었죠.
그럼 이번엔 강의 지형을 한번 볼게요.
두에로 에브로, 타조, 과디아나, 과달키비르강 등
주요 5개 강을 중심으로
여러 강들의 지류가 흐르는데요.
이 강들은 대부분 배를 띄우기 어려워
해안과 내륙을 잇는 강으로의 활용이 어렵습니다.
유일하게 배가 움직일 수 있는 강이
남쪽에 과달키비르 강으로
이 강을 중심으로 한 지역들이
유일하게 해양의 선박들이 내륙까지 이동이 가능한 것이죠.
또한 강들 역시 산맥이 막혀 있어
지역 간 이동도 제한되죠.
이렇게 산맥들이 둘러싸고 있다 보니
대서양에서 오는 습한 바람이
칸타브리아, 이베리아 산맥 등
북쪽의 산들에 가로막히게 되고
이로 인해 풍부한 강수량의 혜택은 북쪽에 집중되는 것이죠.
실제로도 스페인의 남부나 동쪽 해안은 대체로 지중해성 기후
칸타브리아 산맥, 북쪽 지역은 해양성 기후
내륙은 대체로 대륙성 기후를 띠며
이렇게 강수량 지도로 보아도
북쪽의 강수량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기후적 차이가 상당히 명확하죠?
이 데이터는 1인당 GDP를 나타내는 것인데요.
수도 마드리드를 제외하고는
바스크, 나바르, 카탈루냐 순인데
스페인 북부 지역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 역시 지리적인 특성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이 북부 지역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700년대 이후부터인데요.
특히 1700년대 말, 산업 혁명으로
방적기와 같은 섬유 산업을 위한 새로운 기계들이 도입되었습니다.
그래서 직물 제조력이 크게 높아졌죠.
하지만 이 방지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원으로 수력이 필요했는데
스페인 북부 지역은 그 필요 요소를 잘 갖추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많은 물과 빠른 물살, 하천 등에 필요한데
북부는 강수량이 많으며
그 물들이 높은 산맥을 통해 빠른 물살로 내려왔기에
이를 활용한 수력발전이 가능한 것입니다.
다른 지역들의 경우
산맥은 있지만
지리적 특성에 따라 강수량이 부족했죠.
이 수력발전은
여전히 스페인 에너지 생산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적은 수치인 것 같지만
우리나라는 1%대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 차이가 느껴지실 거예요.
지리적 특성과 산업혁명 간 직물산업 발전의 과정에 대해서는
제 이전 영상 중
<왜 이탈리아의 남부는 북부보다 경제력이 낮을까?>라는 영상에
보다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직물의 대량 생산으로
1800년대 말 이후부터
이 북부 지역 섬유산업의 기술과 규모가 크게 발전하면서
다른 유럽에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며
계속 발전해 온 것이죠.
또 피레네산맥이
과거에는 다른 유럽의 세력을 막는
방어막으로의 역할 크게 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와의 교류를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는데요.
시간이 지나며
도로나 철도가 생기며
무역상 제한점이 줄어들었고
서유럽이나 중부 유럽 국가로 나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우며, 접근성이 높은 지역이 북부 지역이었기에
이것도 경제 발전을 위한 긍정적 조건이라 할 수 있죠.
사실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에 대해 많이 알고 계시지만
이 바스크 지방도 분리주의의 영향력이 큰 곳입니다.
1959년 ETA라는 단체까지 만들며
폭력과 무장 활동까지 이어지게 되어
정치인, 경찰, 민간인 등, 수백 명이 사망하기도 했죠.
2011년 ETA가 ‘무장 활동의 최종 중단’을 발표하며
적어도 폭력적인 분쟁은 줄어들긴 했지만요.
스페인의 산맥, 강, 기후 등의 지리적 특성으로
스페인 지역의 사람들 간 이동과 교류를 어렵게 했고
이로 인해 중앙 집권적보다는
지역별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역 간 서로 다른 언어가 현대까지 이어질 정도로
각 지역은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와 정체성을 오랜 시간 강화해 왔죠.
또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북부 지역이 더욱 발전했고
경제력이 높은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분리주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오늘 영상이 스페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 되길 바랍니다.
시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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