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에는 싸울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표면적으로. 그러데 어른이 돌아가시고 나면 장례식 때부터 분위이가 이상한집이 있어요. 왜냐하면 조의금 때문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하고, 어른이 돌아가시기 전에 재산정리를 안하고 가시는 경우들이 무척 많습니다. 또 설사 정리를 하고 가셨어도 너무 편파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겠죠.
그래서 대게 보면 살아생전에 부모에게 효도를 많이 했던 사람이 서운해 해요? 그냥 살아생전에 그냥 불효했던 사람이 서운해요?
부모 돌아가시고 난 이후에 서운해 하는 사람은요,
내가 효도를 잘했다는 사람이 서운해 해요.
왜? 내가 한 것만큼 나한테 돌아온 것이 없다고 하니까.
그런데 결론은
효도는 물질을 통해서 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게 되는 거죠.
그래서 여러분,
절에 와서 보시를 하더라도 무주상보시를 해라.
바라는 마음이 없이 보시를 해야
진정한 공덕이 되는 것이지,
내가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보시를 하다보면
부처님한테도 서운한 게 생기기 시작합니다.
여러분들이 시주를 해도 바라는 마음 없이 시주를 해야 되는데, 내가 요거 시주하는 것은 꼭 어떤 대가를 바라고 시주를 하다보면 그게 이루어졌을 때는 감사한 마음이 생기지만,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는 삐져요? 안 삐져요? 삐져요. 누가 그러라고 그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한 덫에 본인이 치어 삐지는 경우들이 너무 많습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진 거죠. 형제지간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버지한테 한 게 얼만데, 아버지는 나한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형이 한 게 뭔데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가?” 이런 분위가 아닌가 싶을까 저는 짐작해 봅니다. 우리가 그렇다면 부모가 돌아가시고 난 이후에 사이가 안 좋아질 이유가 사실은 없는 거죠. 물질적으로 보면 피해라는 부분으로 각각이 서로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다 보니까 이런 경우가 생기는 거다.
중국 후한 때에 반고라고 하는 사람이 역사서 한서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 책에 보면 ‘황금백만량 불여일교자’ 이런 말이 있어요. 큰 한 상장의 황금 덩어리 보다는 한 줄의 경이 더 값지다. 그런 말을 했어요. 물질은 한 순간에 없어져버리는 것이니 독일 수밖에 없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구할 수 있는 경전은, 진리는 그 값어치가 물질보다는 훨씬 더 큰 부분이다. 하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한 권의 경전만 못하다. 이런 말씀을 하신 거죠.
저는 적어도 우리가 이 법의 상속자가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리의 상속자가 되어야 된다. 좀 시간이 가더라도 옛날 얘기를 한번 할까요? 옛날 상월원각대조사님께서 열반에 드신 이후에 종단은 물질을 추구하는 세력과 진리를 추구하는 세력의 다툼이 약간 있었습니다. 그때 2대 종정스님께서는요, 상월원각대조사님의 법통을 계승하셨는데도 불구하고 행정을 통해서 도둑질을 해가지고 가는 세력이 있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2대 종정스님에게 가서 따졌습니다. “큰스님은 도대체 뭘 하고 계십니까? 상월대조사가 무에서 유를 창조해서 75만의 신도를 만들어놓고 열반에 드셨는데, 이 모든 것을 잘 상속해서 잘 지켜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어찌 큰 스님은 상속을 받으셨다는 분이 밭만 매고 계십니까?”라고. 2대 종정스님은 낮이면 밭 매러 가시고 저녁이면 선방에 계셨거든요. 일부의 사람들이 쫓아가서 물으니까 그때 2대 종정스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그래요.
“아무리 큰 도둑놈도 이 구인사 자리는 못 파간다.” 그러니까 물질적 욕구가 있어서 도둑질을 해가는 세력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걸 지켜보고 하시는 얘기가 “너희들도 역시 진리를 지켜야 되는 것이지 물질에 욕심이 나서 그것을 지키려고 애쓴단 말이냐? 때가 되면 다 정리가 되는 고로, 오직 관세음보살 부르고 열심히 기도하면 된다.”
우리 상월원각 대조사께서 우리에게 내려주신 것은 구인사의 재산을 남겨준 게 아닙니다. 구인사의 법을 상속하셨죠.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불성의 씨앗이 모두에게 있는 고로, 그 불성을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구인사의 삶의 목적인 것이지, 어느 사찰에 돈이 얼마 있는 것 지키는 것 자체가 우리가 해야 할 도리는 아니다.
그렇다고 물질을 낭비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물질도 보호해야 되지만, 물질은 우리를 싸고 있는 하나의 보호막 같은 역할일 뿐이지, 그 중심은 오직 법이라고 하는, 진리라고 하는, 수행이라고 하는, 오직 깨달음이라는 목표만이 우리가 가야할 목표라는 점을 기억하시고, 법의 상속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저는 강조하고 싶습니다.
세상에 사는 모든 불자들에게 오직 부탁하고 싶은 것은 물질로서 그 나라의 가족의 가문을 지키려고 생각하지 마시고, 그 부모가 내려줬던 정신을 상속할 수 있도록, 그 부모가 상속하고 싶었던 것은 우애 있는 형제애였고요, 그 가문이 서로 웃음꽃 만발하는 가화만사성 같은 이치를 상속하고 싶었을 겁니다. 오직 부모의 뜻에 따라 상속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우애 있는 가정의 주인공들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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