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은 상황 탓
남의 잘못은 본인 탓
오늘의 주제는
행위자 관찰자 편향 Actor Observer Bias입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 거슬릴 때
혹은 섭섭하거나 이해되지 않을 때
관계를 지키면서 내 마음을 달래주는 마법의 주문,
[무슨 일이 있었겠지!]
이 주문이 왜 유효한지 함께 살펴볼게요.
내가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 늘 하는 말
“차가 너무 막혀”
“일은 또 왜 이렇게 안 끝나”
친구가 약속 시간에 늦으면
내가 속으로 하는 생각,
“쟤는 또 늦었어. 맨날 늦어”
“어후 차가 많이 막혔겠다, 일이 얼마나 많으면 이렇게 늦었을까?”
이런 생각이 잘 안나요.
한번은 정말 똑똑한 지인과 거리를 걷고 있었는데
이 분이 자꾸 뭔가에 걸려서 넘어지려고 하는 거예요.
그 순간 존경심이 사라지면서
“이 사람, 뭐 문제 있나? 허당 아니야?”
그런데 실은 제가 자주 발을 헛디뎌요, 이럴 땐,
“내가 허당이지” 이런 생각 잘 안 나고요
“아니 길바닥이 왜 이래?” 그러면서 꼭 돌아봐요.
마치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넘어질뻔한 거예라고 말하는 것처럼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같은 행동인데
내 행동과 남의 행동은 다르게 봐요.
딸이 어렸을 때 따끔하게 혼낸 적이 있어요.
4살짜리가 집을 나갔지 뭐에요.
으흠, 가출은 아니고요, 옆집 언니랑 동네 한 바퀴 돌고 싶었데요.
어른들이 다 동원되어서 20분 만에 찾았는데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해요.
다시는 그런 짓을 못 하게 아주 많이 혼내줬죠.
그랬던 제가
길거리에서 야단치는 부모를 보면
“아이고 애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저렇게 화를 내시나, 너무 무서운 부모야.”
이런 생각을 해요.
제가 4살짜리를 혼냈을 때, 누가 봤으면 분노조절 장애라고 했을 거예요.
사실은 제가 그때 정신이 나가서 좀 심하게 혼냈거든요.
내가 아이를 혼낼 때는 아이가 잘못해서
남이 아이를 혼낼 때는 엄격한 부모여서
남의 행동은
그 사람의 성향으로 귀인을 해요.
내적귀인이죠.
“게을러서 맨날 늦어”이렇게요...
나의 행동은
상황으로 귀인을 해요.
외적 귀인이죠.
“차가 막혀서 늦었어”
귀인이란 귀하신 분이 아니라
결과에 원인을 찾는 과정을 말해요.
이렇게 서로 다른 원인으로 나와 남의 행동을 설명하는 현상을
행위자-관찰자 편향이라고 해요.
제가 어디 강의를 갔는데, 빔프로젝터가 망가졌어요.
강의가 어수선했겠죠?
저는 빔 때문에 망했다고 생각해요.
상황으로 외적귀인.
그런데 제 강의를 들은 분들은 빔이 망가졌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아요.
그냥 제가 강의를 못하는 사람이에요.
마음이 나빠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을 성향으로 내적 귀인하는 성향 때문이에요.
왜 이럴까요?
각자의 눈에 보이는게 달라서 그래요.
제 눈에 보이는 건 망가진 빔프로젝터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건 강의하는 사람.
행위자의 눈에는 상황만 보이고
관찰자의 눈에는 행위자가 두드러지게 보여요.
같은 상황에서 각자의 경험이 이렇게 다르네요.
감정과 생각이 달라서
오해가 생기죠.
관계를 지켜주는 마법의 주문,
다시 한번 외워볼까요?
다른 사람에게 섭섭함을 느낄 땐
“무슨 일이 있었겠지!”
동시에 관찰자가 되어서 자기를 보면서
“혹시 내가 변명하고 있나?”
“달리 행동해야 한다면 그게 뭘까?”
이렇게 서로 전보다 조금씩만 더 상대를 배려할 수 있다면
여러분, 아름다운 세상이 될 거 같지 않으세요?
조금만 더 함께 노력해봅시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