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볼게요.
내 인생에서 가장 따뜻했던 시절을 떠올려보세요.
예를 들어서 이런 이야기 처럼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참 따뜻한 사람.
우리는 연인이 되었고 꿈같은 날들이 이어졌어요.
늘 따스한 온기가 몸을 감싸는 것만 같았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둘 사이가 냉랭해졌어요.
어느 날, 이런 문자를 받았죠.
“할 얘기가 있어.”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 것인지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마음이 얼어붙었어요.
우리는 연인의 관심과 사랑이 나에게 쏟아지는 순간은 따뜻하다고 말하고
거절과 배신의 순간은 차갑다고 표현해요.
그런데 이 말을 글자 그대로 듣지는 않아요.
내 몸이 사랑하는 사람이 쳐다본다고 열이 나거나
거절당했다고 진짜 얼어붙겠어요?
그건 어디가 아픈 거죠.
그러나 여러 연구에 의하면 이런 표현들이 단지 문학적인 비유만은 아닙니다.
글자 그대로 타인과의 관계를 춥거나 따뜻하게 느껴요.
심리학자 Chen-bo Zhong과 Geoffrey Leonardelli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외로움을 느낄 때 방의 온도를 3도 정도 더 낮게 지각해요.
이런 체감온도의 차이는 그저 느낌일 뿐일까요?
심리학자 Hans Ijerman은 사람들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설계된 게임을 시켰어요.
그리고 24번에 걸쳐서 체온을 측정했죠.
놀랍게도 사람들의 체온이 실제로 점점 내려갔어요.
외로울 때의 쌀쌀함은 그저 느낌이 아니었던 거죠.
어떻게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여러분께 체화된 인지를 소개합니다.
이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몸의 경험에 따라 생각이 달라진다고 말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은 뇌가 하는 거지, 몸이 무슨 생각을 해?
몸은 그냥 뇌가 명령하는 대로 움직이는 거야”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체회된 인지 연구는 다르게 말합니다.
“몸이 뇌의 정보를 주는 거야.
몸이 생각을 바꾸기도 한다구!”
체화된 인지에 대해 가장 널리 알려진 연구를 하나 들여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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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Lawrence Willians와 John bargh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있는 실험실로 사람들을 데리고 가면서 이런 부탁을 했어요.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야하니 잠시 동안 컵을 들어주시겠어요?”
한 조건에서는 따뜻한 커피가, 다른 조건에서는 차가운 커피가 있었죠.
실험실에 도착한 후, 사람들은 연구자로부터 A라고 불리는 한 인물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A는 어떤 사람 같은가요?”
따뜻한 커피를 들고 있던 사람들은
차가운 커피를 들고 있던 사람들보다
A에 대해서 더 많은 호감을 느꼈어요.
내 손이 따뜻할 땐, 내가 만나는 사람도 따뜻하게 느껴져요.
과학자들이 뇌를 들여다봤더니
우리 몸의 물리적인 온도와 심리적인 온도 둘 다
뇌의 한 영역이 처리하고 있었어요.
바로 섬엽 Insula이라는 부위에요.
전기담요와 같은 따뜻한 물건을 만질 때 섬엽이 불을 켜요.
그런데 가족, 친구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 때도 이 친구가 불을 켭니다.
차가운 물건을 들고 있을 때도, 파트너에게 배신 당했을 때도
모두 섬엽이 반응해요.
모든 언어에서 물리적인 온도 메타포를 사용해서 마음을 표현합니다.
따뜻한 사람, 냉혈한, 차가운 눈빛, 은은한 손길
영화에서도 Warn-hearted, Cold-blooded 라고 말해요.
추상적이고 심리적인 개념 사랑과
구체적이고 신체적인 경험인 따뜻함은
분리되어 있지 않아요.
몸과 마음은 생각보다 더 강하게, 또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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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체온을 낮춘다고 했었죠.
그러면 따뜻한 찻잔을 쥐고 있으면 좀 나아질까요?
그렇습니다.
기분이 좋아져요.
연구에 의하면,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차가운 음료수보다
따뜻한 커피나 수프를 더 선호해요.
그리고 깊은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일수록
뜨거운 물로 목욕을 더 자주, 오랫동안 합니다.
무의식중에 사람들은 아는 거예요.
심리적인 외로움을 신체적인 따뜻함으로 달랠 수 있다는 것을요.
몸이 달라지면, 마음도 달라져요.
몸과 마음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밝히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몸은 뇌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인 장치가 아니라
생각을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많은 연구들이 보여줘요.
몸의 자세가 달라지면 어떤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는지
요건 다음 영상에서 알려드릴게요.
혼자 일하는 시간이 길다보니 어떤 땐 저도 외로움을 느껴요.
그럴 땐 따뜻한 차를 마셔요.
저를 그냥 차갑게 두지 않습니다.
이제 눈내리는 겨울이네요.
내 몸을 좀 더 따뜻하게 돌봐주면
마음도 따끈따끈해질 거에요.
그리고 소개팅처럼 처음 만나는 사람의 호감을 사고 싶은 상황에서는
따뜻한 음료를 권해보세요.
본인이 ‘얼죽아’더라도 말이에요.
(얼죽아: ‘얼어 죽어도 아이스’의 줄임말로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 음료만 먹는 것을 뜻함)
더 다정한 사람으로 다가갈 수 있을 거예요.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