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유명인들 울리는 가족 재산 분쟁, ‘친족상도례’ 과연 뭔가요?

 

 

 

요즘 뉴스를 보면 생소하지만 자주 나오는 말이 있죠.

바로 친족상도례라는 말입니다.

 

최근 박세리와 박수홍의 가족 간 재산 분쟁이 이슈가 됐고

엊그제 헌법재판소가 친족상도례의 규정이

헌법에 불합치하다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많이 등장하고 있는 말입니다.

 

그러면 친족상도례라는 규정은 과연 뭘까요?

부모와 자녀 등 직계 혈족과 배우자, 함께 사는 친족 등이

사기, 절도, 횡령, 범죄를 저질렀을 때

피해자가 처벌해 달라고 해도

경찰이나 검찰은 합의를 종용하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규정입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가족, 친척 사이에는 훔치고, 사기가 좀 있더라도

그냥 넘어가라는 규정입니다.

 

그럼 이 규정, 외우기도 힘든 이 규정을

여러분들께 확실하게 이해시켜 드리기 위해

한자로 한 글자씩 써가면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다섯 글자죠.

그럼 시작합니다.

 

 

우선 ‘친(親)’이라는 글자를 알아보겠습니다.

친에서 왼쪽에 위치한 이 한자는 원래 ‘신’이었어요.

어디서 많이 보신 것 같죠?

네 맞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매울 ‘신(辛)’입니다.

라면 이름이기도 하죠.

그런데 이 매울 ‘신(辛)’자는 원래는 칼 모양이었어요.

아래는 손잡이고요.

많이 무뎌졌지만 윗부분은 칼날이에요.

그래서 이게 원래는 형벌을 집행할 때 쓰는 도구였습니다.

매운맛을 보여준다는 말도 있잖아요.

거기서 맵다는 뜻으로 확대가 되었고요.

그 후엔 고통, 고생을 의미하는 한자가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어렵게 이긴 걸 신승(辛勝)이라고 하듯이 말이죠.

그리고 옆에 볼 ‘견(見)’자가 있죠.

이건 말 그대로 본다는 뜻입니다.

만난다는 뜻이에요.

바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지만

보고 만나며 사는 사이가 친인 거예요.

그 후에 매울 ‘신(辛)’자의 모양이 바뀌면서

지금의 ‘친(親)’자가 완성되었답니다.

친이라는 발음이 있는 한자는 거의 이 한자밖에 없어요.

이렇게 완성돼서 친할 ‘친(親)’이라고 하고

친척(親戚), 친구(親舊)에 쓰입니다.

최소한 친이 들어간 관계라고 한다면

보고는 살아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답니다.

 

 

이제 그다음 글자 ‘족(族)’자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이건 어려워 보이지만 풀어서 보면 진짜 쉽게 이해되는 한자인데요.

우선 이렇게 ‘방(方)’자가 있어요.

이건 네모를 뜻해서 모, 네모 ‘방(方)’이라고 합니다.

지난번 방 ‘방(房)’자에서도 나왔었죠.

여기서 방은 네모난 깃발을 의미합니다.

깃발이 대부분 네모난 거 맞죠?

그리고 사람 ‘인(人)’을 더해줍니다.

이러면 새로운 뜻의 글자가 탄생하는데

이게 바로 사람이 깃발을 들고, 깃발을 휘날리고 있다는 한자

나부길 ‘언(㫃)’입니다.

나부길 ‘언(㫃)’을 외우실 필요는 없습니다.

잘 안 쓰는 한자인데, 뜻만 그렇다고 아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글씨에 화살 ‘시(矢)’자가 붙어 있어요.

그러니까 화살 ‘시(矢)’자도 써주세요.

그리고 이걸 다 합치면 이런 글자가 나오는데요.

잘 보니 이 글자, 군대의 뜻을 가지고 있겠죠,

그렇죠, 깃발을 휘날리고 화살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어요.

바로 군대라는 의미가 되었고

거기서 우리 편이라는 뜻이 나온 겁니다.

그래서 종족 민족 할 때 쓰는 겨레 ‘족(族)’이 된 거예요.

이 글자 이젠 더 이상 어렵지 않죠?

 

 

이젠 상(相)자를 보고 가실게요.

이건 자주 쓰이니까 어렵진 않으실 겁니다.

나무 ‘목(木)’이 있고요.

그 나무를 보는 눈 ‘목(目)’자가 합쳐진 글씨예요.

예전엔 집 밖에 나오면 뭐가 있었겠어요?

나무밖에 없었습니다.

원래 나무를 자세히 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였는데

서로들 모여서 나무 구경이나 했었겠죠.

그래서 서로 ‘상(相)’이라는 한자가 된 겁니다.

상대방 상호 간 이럴 때 쓰입니다.

 

 

이제 친족상도례의 하이라이트

이 글자가 주인공입니다.

우선 도(盜)라는 한자를 자세히 보면

삼수변이 있으니까 물 ‘수(水)’자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하품 ‘흠(欠)’ 자가 있네요.

이건 사람이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하는 모양이라서 하품 흠이에요.

욕망(欲望), 탐욕(貪欲) 시간에 배웠던 글자입니다.

이 두 개가 합쳐졌으니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을 하는데

물이 있어요.

이게 뭘까요?

바로 침 흘린다는 침 흘릴 ‘연(㳄)’자입니다.

저 점이 두 개면 차례 순서의 ‘차(次)’자예요.

주의하세요.

 

그리고 이 밑에 그릇을 뜻하는 그릇 ‘명(皿)’자가 있어요.

그릇 ‘명(皿)’자는 예전부터 배의 ‘주(舟)’자와 통하는데

남이 가진 재산, 남의 물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침을 흘린다는 건

갖고 싶고, 먹고 싶어서 침을 흘린다는 뜻도 가집니다.

이게 바로 훔칠 ‘도(盜)’자예요.

도둑질, 도적, 강도 모두 다 이 도자를 씁니다.

 

 

이제 마지막 글자 ‘례(例)’ 자를 보시겠습니다.

사람 ‘인(人)’은는 이따가 합치도록 하고요.

먼저 중간에 이런 모양의 한자가 있네요.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시면 맞습니다.

죽을 ‘사(死)’에 나오는 한자

이 한자의 이름은 뼈 앙상하게 남을 ‘알(歹)’입니다.

살을 다 바르고 남은 뼈라고 보시면 됩니다.

시체에 뼈만 남은 모양에서 따온 글자예요.

여기에 칼 ‘도(刀)’가 합쳐졌죠.

뼈만 남았는데 칼로 또 발라내는 겁니다.

그리고 쭉 늘어났어요.

그래서 이 글자가 버리다, 늘어놓다의 ‘열(列)’ 자가 된 겁니다.

행렬(行列), 서열(序列)할 때 쓰이고 있어요.

 

여기에 사람 ‘인(人)’을 합쳐 볼게요.

이렇게 되면 여러 가지 물건들이 사람에게 적용되는 규칙, 사례라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이 한자를 법식 ‘예(例)’라고 불러요.

조례라는 뜻입니다.

즉 규정이라는 뜻이에요.

 

 

이제 이거 다 합쳐보세요.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친족 간에 서로 훔치는 것에 관한 조례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일부 유럽에 조금 남아 있고요.

사돈 간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제 어려웠던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확실하게 이해되셨죠?

 

오늘도 감사합니다.

맛있는 글씨 글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