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386

[법륜스님의 하루] 잘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어요. 어떡하죠? (2023.10.11.)

저는 잘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못 찾은 채, 방황하면서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언가에 흥미를 갖고 열정적으로 탐구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열정적으로 탐구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하는 그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을 하니까 생각처럼 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겁니다.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은 질문자가 잘하는 것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자기 손으로 밥 잘 먹잖아요. 자기 발로 잘 걷잖아요. 그런데 왜 잘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까? 제가 국가대표 선수와 달리기 시합을 하면 이길 수 없습니다. 제가 국가대표 선수와 수영 시합을 한다면 역시 이길 수 없습니다. 제가 가수와 노래 대결을 하면 아무리 연..

[법륜스님의 하루] 보호시설에 있는 자폐증 아들을 어떡하면 좋을까요? (2023.10.10.)

아들이 자폐증이 있었는데 아침이면 그냥 무조건 집을 뛰쳐나갔어요. 그러면 파출소에서 아이를 데려가라고 전화가 오곤 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지내면서 힘들었는데 어떤 사람이 아이에게 이름표도 붙이지 말고, 전화번호도 붙이지 말고, 내버려 두라고 해서 그렇게 했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집을 나가 행불자가 되어서 경찰이 보호시설에 데려다주었습니다. 그 후 보호시설에서 지금까지 22년을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보호시설마다 전단지를 뿌리면서 아이를 찾았는데 어느 시설에서 전화가 와서 가 보니 우리 아이였어요. 그때는 제가 형편이 어려워서 3년만 있다가 데려가면 안 되겠냐고 했더니 원장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어요. 그 당시에는 형편이 엄청 어려웠고 남편은 애가 그렇게 되고 나서 맨날 술만 마시고 직업도 변변히 없다..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아들이 자해를 했습니다.

아들이 자해를 하였습니다. 지금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지내고 있는데 이대로 집에만 있도록 두어도 될까요? 혹시나 무기력함에 빠져 또 위험한 생각을 하게 될까 봐 많이 염려가 됩니다.// 자기 인생인데 ‘스님 말을 듣고 참고해서 제가 하겠습니다.’ 이래야지 ‘스님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이런 거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관점을 그렇게 가지셔야 한다. 남의 말을 듣고 그대로 따르면 일시적으로 좋지만 그게 자기 원하는 만큼 안 되면 또 그 사람을 원망하게 돼요. 우리가 다 하느님이나 부처님한테 빌어놓고 자기 비는 게 안 되면 다 하느님을 원망하고, 부처님을 원망하잖아요. ‘기도해 봐야 아무 소용도 없더라.’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이런 말 하잖아요. 누가 빌라 그랬나? 자기가 가서 빌어놓고 되면 좀 좋..

[법륜스님의 하루] 아침 일찍 일어나 수행하는 게 힘듭니다. (2023.10.09.)

첫 번째 100일 동안은 매우 꾸준히 기도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시간 내서 정진하기가 더 쉬웠어요. 두 번째 100일 동안은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두 명의 십 대 자녀와 함께 있었어요. 그들이 저에게 필요로 하는 것이 많았고 계속해서 저에게 필요한 것을 요청했습니다. 저는 아침 기도에 정말 어려움을 겪었고 실제로 하지 못했습니다. 절을 하지는 않았지만, 수행 연습은 했어요. 제 아이들은 매 순간 저의 관심을 요구하고 상호 작용하기를 원합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매일 절을 하지 않는 게 나쁜 건가요? 그렇게 일찍 일어나면 좋다는 것은 알겠어요. 그러나 10대 아이들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있잖아요. 제가 일찍 일어나면 아이들은 아주 늦게까지 잡니다. 아이들이 저와 대화하..

[법륜스님의 하루] 몸이 아플 때는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2023.10.08.)

제가 최근에 열흘 정도 몸이 안 좋았습니다. 몸이 안 좋으니 마음도 같이 가라앉았습니다. 그 순간 알아차리면 가라앉는 마음은 좀 진정이 되는데 회사 생활과 일상생활이 힘이 들다 보니 자꾸 괴로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스님께서는 몸이 안 좋으셔도 늘 여여하신 모습을 저도 좀 본받고 싶어서 새벽 5시 기도도 하고 모든 것을 정상적으로 행동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몸이 더 안 좋아지니깐 ‘내가 왜 그랬나?’ 하는 후회가 올라왔습니다. 그 후로는 몸에 더 집착하게 되고, 빨리 낫고자 잠도 많이 자고, 기도조차 빼먹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몸이 아플 때는 어떤 관점을 가져야 괴롭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아플 때는 수행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몸이 아픈 것은 몸이 아픈 것이고 그것과는 별개로 내가..

[법륜스님의 하루] 명상과 절을 한다고 괴로움이 없어지나요? (2023.10.07.)

수행에 대한 지식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토회에서 제공하는 일요명상, 불교대학, 즉문즉설 등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참석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명상과 절하는 수행에 대한 노력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으려고 했는데 점점 꾸준히 하지 못하게 되면서 다른 종류의 걱정이 생겼습니다. 일상생활에 부처님 법의 가르침을 적용하여 순간순간의 집착과 습관에 깨어있고, 명상과 절하는 수행에 의존하는 것만으로 열반에 이를 수 있을까요?// 명상이나 108배는 우리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즉, 스스로 자각하는 하나의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각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이 명상과 절입니다. 그러나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자각이 일어날 수는 있습..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71. 별거 중인 남편에게서 아이를 데려오고 싶습니다

14살 12살 아이들 아빠한테 보내고 늘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가부장적 권위적 이기적인 남편의 잔소리에 짜증이 지쳤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종양 수술을 두 번 받았습니다. 딸아이는 자폐 스펙트럼... 아들을 데려오고 싶은데 소송을 하지 않으면 데려오기 힘든 상황// 옛날에 어려웠다는 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공감도 되고요. 근데 지금 어렵다는 건 이해가 안 되네요. 지금은 아무 문제가 없잖아요. 남편하고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나 혼자 사는데 왜 지금 문제가 돼요? 지금 자기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 왜 데려와야 하는데요? 자기 인생도 못 살아서 지금 이렇게 울고불고 하는데 애 엄마 자격이 없잖아요, 근데 왜 애를 데려와요? ... 그러니까 내가 볼 때는 자기 지금 애 데려올 필요가 없잖아요...

[법륜스님의 하루] 실연을 당한 후 극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습니다. (2023.10.06.)

저는 10년 전에 실연을 당하고 제 장래 희망이 완전히 꺾이면서 극심한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가정불화를 겪으며 자랐어요. 그래서 정서가 굉장히 불안하고 애정 결핍이 심하고 강박증이 심했습니다. 그런 것 때문에 제가 너무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려고 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반성하고 앞으로는 독신으로 저 혼자의 힘으로 꿋꿋이 살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살면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을 텐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해답을 구하고, 무엇에 의지를 해야 할까요?// 우선 생각을 좀 바꾸셔야 돼요. '실연을 당했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기가 피해자가 되거든요. 왜 실연을 당했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서로 좋아서 만날 수가 있고 도중에 한 사람이 싫으면 헤어질 수도 있는 거죠. 실연을 당했다고 생각하..

[법륜스님의 하루] 유학을 보냈더니 아이가 공부를 그만두겠다고 합니다. (2023.10.05.)

작년에 고등학생 아들이 토론토에 유학을 왔고 1년 뒤인 올해에 제가 어렵사리 회사를 휴직하고 아들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아들은 휴일이나 시간이 날 때 밖에 나가지 않고 항상 집에만 있습니다. 친구를 사귀지 않아서 제가 왜 그러냐 물었더니 항상 끝이 안 좋아서 친구를 안 사귀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모든 관계에는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으니까 그런 시기를 잘 지내면 친구 관계도 좋아질 것이라고 얘기를 해주지만 제 얘기는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원래 내년에 고등학교 과정이 끝나는데 일찍 끝내고 한국 가서 공사장에서 일하겠다고 합니다. 제가 지금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밥 차려주고 기도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부모들 눈에는 자식이 부족해 보인다고 하는데 그냥 제 눈에만 아이가..

[법륜스님의 하루] 모든 게 귀찮고 왜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2023.10.04)

아이도 귀찮고, 남편도 귀찮고, 수행은 해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유명하고 좋다는 상담을 받아도 그때뿐이고 4년을 먹은 우울증 약은 비만을 일으켜서 다시 우울증이 오는 걸 경험했습니다. 지금은 약을 끊고 운동을 해서 비만은 벗어났지만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괴로움 속에서도 순간순간 깨어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그렇게 계속 가면 곧 죽음을 선택하게 됩니다. 질문자는 지금 자살하는 쪽으로 점점 나아가고 있는 거예요. 아이가 몇 살이에요? 아이가 12살이면 엄마가 교통사고 나서 죽어도 큰 충격인데 엄마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되면 평생 가슴속에 못을 박고 살게 됩니다. 애초에 애를 낳지 않았으면 모를까 그렇게 하면 되겠어요? 지금 상태는 그런 결말을 향해 가고 있는 거예..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70. 이혼 후 아이를 위해 아빠가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요?

저는 현재 6살 아이의 아빠입니다. 그러나 현재 아이 엄마와 협의 이혼을 진행 중에 있고 이혼 후 아빠가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나 이혼 후에 부부가 가지면 좋을 태도에 대해서 좋은 말씀을...// 네, 첫째 자기의 질문 속에 조금 관점을 잘못 잡고 있다. 두 부부가 서로 좋아서 만나서 결혼을 했고 아기까지 있는데 아기를 낳아둔 부모가 저희끼리 성질이 안 맞다고 뭐 이해가 안 맞다고 애를 놔놓고 헤어지겠다고 결정할 정도로 둘 다 자기 에고가 굉장히 강하다는 거예요. 보통 사람 같으면 그런 결정을 못 합니다. 힘들어도 아이를 생각해서 그냥 살지. 어린애를 놔놓고 둘이 성질 안 맞다고 헤어져 버리고 애가 어떻게 되든 이런 정도의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그 두 엄마 아빠의 그 성질을 닮은 아이가 행복하게 살..

[법륜스님의 하루] 결혼하고 싶은데 이상형을 만나기가 어려워요. (2023.10.03.)

저는 미국에서 MBA를 끝내고 텍사스로 이사를 와서 새로운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만 34살인데 이제 직업과 회사가 안정적이 되어서 가정을 꾸려볼 준비를 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나이 또래의 사람들에게 이상형을 물어보면 다들 몇 평짜리 집이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의 차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식으로 얘기를 합니다. 저는 스님의 가르침을 체득해서 저에게 진짜 필요한 이상형의 조건들을 세웠습니다. 그런 후 열심히 데이트를 해봤는데 생각보다 제 이상형에 부합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수립했던 이상형의 조건 자체가 잘못됐는지 아니면 제 자신이 문제인 것인지 고민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잠도 못 이루고 있는 지경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냥 혼자 사세요..

[법륜스님의 하루]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어요. (2023.10.02.)

고향을 떠나 이곳 버지니아에 와서 혼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행동과 생각에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적어지고 제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사고방식이나 생각이 점점 굳어지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점점 고집불통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이런 모습을 바꾸고 싶은데요 혼자 살면서도 열린 생각을 유지하는 좋은 습관이 있을까요?// 질문자는 그린란드에 살아요, 알래스카에 살아요? 버지니아에는 사람이 살지 않습니까? 질문자는 인물이 아주 잘난 영화배우입니까? BTS처럼 인기가 많은 가수입니까? 지위가 높은 사람입니까? 그런데 다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질문자를 찾아와서 잘 보이려고 할까요? 질문자가 유명 인사가 아닌 이상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 일이 없잖아요. 그렇다면 다른 사람과 ..

[법륜스님의 하루] 금전적인 피해를 주는 남동생과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2023.09.29.)

저와 부모님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주는 혈육과의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형제예요, 친척이에요? ... 남처럼 살아도 되고, 형제로 살아도 되고, 어떻게 살아도 됩니다. 혈육이라도 성인이기 때문에 독립해서 각각 남처럼 살아도 되고 또 혈육이니까 좀 잘못했다 하더라도 서로 사정을 봐주고 형제로 지내도 됩니다. 어떻게 할지는 질문자의 선택이에요. 어떻게 해야 된다고 정해진 법은 없어요. 어느 쪽을 선택해도 다 법도에 맞습니다. 질문자가 더 나은 쪽을 선택하면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질문을 한다는 것은 질문자가 어느 쪽을 선택할지 망설이고 있다는 거겠죠. 남동생이 내 돈을 가져간 것이 괘씸하니까 정을 끊고 싶은데 정을 끊으려니까 부모님도 계시고 형제간에 어릴 때 우정도 있으니까 아쉬운 거예..

[법륜스님의 하루] 이번 추석에는 이런 마음으로 지내면 좋겠습니다. (2023.09.28.)

오늘이 한국에서는 추석인데요. 추석을 맞이하여 스님이 특별히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추석에 차례를 지내는 첫 번째 의미는 조상에 대한 감사입니다. 우리들의 노력뿐 아니라 조상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평화롭고 풍요롭게 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금의 평화와 풍요는 조상들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는 것을 알고 감사해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것을 지켜내고 확산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행복할 때 나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아직도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주변의 이웃들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북한 주민들을 비롯하여 세계의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과 내가 가진 것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층간 소음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해 2년째 많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의 집을 놓고서 다른 데로 이사 와 있는데 지금 여기서도 소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마인드 컨트롤이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조금 둔한 사람이 있고 조금 예민한 사람이 있잖아요. 자기 같은 사람들은 조금은 예민한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층간 소음이 심하기 때문에 살기 어려운 사람도 있고 자기가 지나치게 예민하기 때문에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이런 얘기예요. 근데 지금 살던 집에서 도저히 층간 소음이 개선이 안 돼서 다른 집으로 갔는데 그 집에서 또 이런 문제가 생긴다 하면 첫 번째는 층간 소음이 지나쳐서 생길 가능성하고 자기가 지나치게 예민해서 생길 가능성이 반반쯤 된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이사를 갔는데 또 ..

[법륜스님의 하루] 남을 험담하는 사람을 보면 불쾌해요.(2023.09.27.)

저는 험담하는 사람에게 거부반응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일을 할 때 다른 별 생각 안 하고 가만히 무언가를 치우고 있는데 문득 가까이 다가와서는 ‘저 사람은 인간성이 나쁘다.’, ‘저 사람은 이기적이다.’, ‘저 사람은 잘난 척한다.’ 이렇게 말을 합니다. 남을 험담하거나 아니면 본인 자랑을 하거나 아니면 자신의 감정 쓰레기를 내뱉습니다. 그렇게 다른 사람을 험담하는 것을 들은 날은 저의 온몸이 경직되고, 불쾌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소름까지 돋습니다. 마치 바로 앞에서 저에 대해 험담을 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험담의 주인공이 된 대상자를 변명해 주고 싶은 마음까지 일어납니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남의 험담을 툭 던지고 가는 사람에 대해서 시비심이 계속 듭니다. 저의 어머니..

[법륜스님의 하루] 갈수록 대립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냥 침묵해야 할까요? (2023.09.26.)

요즘 저는 제 의견을 공유하지 않고 그냥 침묵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의견을 얘기할 때마다 사람들이 저를 적으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 인생을 살고, 너는 네 인생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내가 상대를 지지하지 않으면 나는 곧 그 사람에게 적이 되고 나쁜 사람이 됩니다. 요즘 저는 제 의견을 나누는 것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계속 이렇게 침묵해야 할까요? 제 의견을 말하지 않고, 그냥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기만 하고 ‘그래, 그런 것 같다’ 하고만 있는 것이 좋을까요?// 지금 질문자가 이야기한 그런 세상이라면 저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예수님이 ..

[법륜스님의 하루] 다툼 후 남편이 말을 안 한지 10개월이 되었습니다.(2023.09.25.)

남편은 다툼이 있으면 말을 안 하는 성격입니다. 처음부터 성격이 그렇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살면서 그런 일들이 계속되다 보니 처음에는 이틀, 일주일 그러다가 드디어 얘기를 안 한지 이제 10개월이 되었습니다. 물론 남편하고 갈등을 풀려고도 해 보았어요. 주변에도 얘기를 해보니 남자도 갱년기가 있고 그러고 싶을 때도 있으니 놔두라고 해서 그냥 놔두었어요. 저는 놔두는 것이 괜찮은데, 이런 상태가 계속 오래되다 보니까 아이들한테 영향을 많이 미쳐서 아이들이 가정을 편안하지 않게 생각하는 시기까지 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들한테 아빠가 요즘 힘드니까 우리가 아빠를 이해하자고 얘기하면 됩니다. 그럴 때 ‘남편이 문제다’ 하고 생각하면 안 돼요. 남편이 문제라는 생각을 질문자가 버려야 합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69. 어떻게 기도하면 시험날까지 불안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까요?

저는 2주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엄마입니다. 시험이 임박하니 두통약과 소화제를 달고 사는 것이 보기에 안타깝습니다. 기도의 내용이 저도 모르게 자꾸 기복적 수능을 앞둔 수험생과 수험생 부모들이 어떻게 기도를 하면 남은 기간 불안하고 긴장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지// 아이가 공부해서 시험 치는데, 왜 불안하죠? 근데 상대가 화를 낸다고 나도 따라 화를 내고 상대가 욕한다고 나도 따라 욕을 하고 상대가 불안하다고 나도 따라 불안하면 나라는 주체적인 인물은 없잖아요. 그냥 경계 따라 흔들리는 바람에 휘날리는 낙엽 같은 존재잖아요. 아이가 불안한데 왜 내가 불안합니까? 자기 실력이 100되는 사람이 80점만 받으면 들어가는 학교에 원서를 냈을 때 심리가 더 불안할까? 자기 실력이 100되..

[법륜스님의 하루] 이민 1.5세로 자라오면서 정체성 때문에 힘듭니다. (2023.09.24.)

저는 이민 1.5세로서 정체성에 관한 고민이 있습니다. 14살에 캐나다에 이민을 와서 지금 29살이 되었습니다. 처음 정착을 한 도시는 백인 사회였는데요. 한국인을 많이 만나지 않고 자랐고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겉보기에는 성공한 듯이 잘 성장해 왔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생각나는 정체성에 관한 고통이 있습니다. 제가 자란 환경에서 나오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두 나라, 한국과 캐나다의 사이에서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민 1.5세로서 온전히 행복한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행동과 생각은 무엇일까요?// 도대체 정체성이란 무엇일까요? 질문자가 학생이니까 ‘물질’을 예로 들어서 이야기해 봅시다. 물질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첫째, 서로 다른 두 종류 이상의 원소가 화..

[법륜스님의 하루] 미래에 제가 죽으면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3.09.23.)

제가 궁금한 것은 어떻게 미래에 대한 걱정과 생각들을 덜 할 수 있을까, 그리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을까입니다. 아빠로서, 그리고 남편으로서 우리 가족을 돌보는데 걱정이 많습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죠. 앞날에 대한 걱정이 날로 늘고 있습니다. 악몽을 꿀 정도입니다. 내일에 대한 갖가지 생각들이 끊임없이 떠오릅니다. 가족에게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까?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하지? 죽을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 아님에도 내일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저는 현재에 충실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이 행복이라는 요소를 가지고 말이지요. 스님께서 오신다고 포스터를 봤을 때 행복이라는 단어를 보고 스님과 대화를 통해 지혜를 얻고 싶었습니다. 제 삶을 재정비해서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현재에 중심을 잡고 살고 싶..

[법륜스님의 하루] 스님은 무슨 재미로 사나요? (2023.09.22.)

안녕하세요. 저의 아내가 스님의 왕팬입니다. 부인이 스님의 법문을 듣고 저한테 얘기를 해 주면, 인간 문제에 대한 스님의 분석이 제 생각이랑 항상 일치하는 것을 느낍니다. 스님께 드리는 제 질문은 스님에게는 인생의 재미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스님이니까 섹스도, 술도, 담배도, 도박도 안 하시고 간단한 음식만 드시고, 삼겹살도 안 드시고요. 아내의 말에 따르면 스님은 예술이나 음악, 운동, 게임에도 별로 관심이 없으시다고 하던데 스님은 무슨 재미로 사시나요?// 특별히 재미있는 건 없습니다. 꼭 재미가 있어야 합니까?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저에게는 재미없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 재미없다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뭐든지 주어지면 합니다. 왜냐하면 특별히 재미없는 게 없으니까요. 또한 특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68. 퇴직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앞으로 1년 반 정도 지나면 정년퇴직할 예정입니다. 퇴직 후에 뭘 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낯선 미래가 궁금해서 불안 어떻게 하면 은퇴 이후에 좀 더 당당하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네, 저는 질문 들으면서 좀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어요.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는 사람이라면 지금까지 늦잠도 자고 뭐 놀러 다니다가 직장 들어가면 아침에 출근도 제시간에 해야 하고 주말 빼고는 회사에 묶여 있어야 하니 ‘아이고 이걸 내가 어떡하지?’ 이렇게 걱정이 좀 된다 이러면 이해가 되는데 직장에 쭉 다니다가 은퇴해서 그만두고 노는 시간인데 ‘노는 게 걱정이다’ 그게 왜 걱정인지 잘 모르겠네요. 아침에 늦잠 자도 되고 출근 안 해도 되고, 잔소리 안 들어도 되고 누구 아랫사람 관리 안..

[법륜스님의 하루] 내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늘 불안합니다. (2023.09.21.)

저는 뭐든지 열심히 하는 스타일입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일도 열심히 합니다. 지금 한국에서 교수로 일을 하고 있고 안식년을 맞아서 1년 동안 미국에 나오게 됐습니다. 운 좋게 좋은 학교에 오게 돼서 주변에 훌륭한 학자분들도 많이 만나다 보니까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좋은 성과가 나오고 실적이 날 때는 괜찮은데 생각보다 실적이 안 나올 때는 마음이 좀 힘듭니다. 특히 좋은 대학에서 연구하는 훌륭한 분들을 보면 위축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40대 중반이 되니까 집중력과 기억력도 떨어지는 게 느껴집니다. 제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늘 불안한데, 어떤 마음으로 지내면 좋을까요?// 안식년을 미국으로 오지 말고 베트남이나 스리랑카 이런 곳에 가셨으면 오히려 좋았지 않았나 싶네요. 질문자가 ..

[법륜스님의 하루] 베풀고 나면 이용당했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안 좋습니다. (2023.09.20.)

제 질문은 베푸는 행위에 대한 것입니다. 베푸는 것과 이용당하는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죠? 저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주어야 하는 가족과 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것이 불균형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제가 주는 모든 것에 대해 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우리는 상대에게 베풀 때 어떤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도 칭찬을 받겠다든지 내가 베푼 호의를 알아봐 주기 바란다든지 어떤 기대를 갖게 됩니다.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실망을 하게 되고 상대방과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사랑이 미움의 씨앗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이 고통으로 되돌아오지 않으려면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지 않으면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괴로움..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과 남자친구, 둘 다 사랑합니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요? (2023.09.19.)

저의 질문을 요약하자면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길고 복잡하고 슬프고도 끔찍한 제 이야기를 짧게 말씀드리자면 남편은 마약 중독자였고, 그 와중에 저는 바람을 피웠습니다. 남편은 중독 치료를 마쳐서 지금은 괜찮아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새로운 남자친구가 있는데… 문제는 제가 남편도 남자친구도 둘 다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스님께서 누구를 선택하라고 알려 주시리라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선택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남편은 어릴 때부터 함께 해온 사람이고 결혼 12년 차입니다. 함께 낳고 기른 아이도 세 명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같이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시 불행해질 수도 있고 앞으로 행복할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남편 없이 새로운 남자친구와의 삶..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오프라인 즉문즉설이 드디어 시작됩니다!

안녕하세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렇게 강당에서 정말 웃으면서 대화 나누던 것은 중단이 되고 온라인으로 즉문즉설을 계속해 왔습니다. 온라인으로 즉문즉설을 하니까 좋은 점도 많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집에서, 방에서 이렇게 볼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아마 누워서 듣거나 설거지하면서 듣거나 아마 이런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장소에 구애를 안 받아서 항상 장소에 사람이 텅텅 빌까 그렇지 않으면 너무 많이 와서 돌아갈까 이런 조마조마한 점이 준비하는 분에게는 늘 있었는데 뭐 이런 것도 이제 없어졌습니다. 많이 오든, 적게 오든 구해도 받지 않고. 또 질문하시는 분이 긴장도 좀 덜 되고요. 자기 방에서 자기가 혼자서 질문을 하니까. 이렇게 좋은 점도 있었지만 한계도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박수치고 웃고..

[법륜스님의 하루] 직장 동료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2023.09.18.).

저는 미국에 온 지 21년째 되었습니다. 미국인들과 함께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자주 버겁게 느껴집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처럼 언어를 구사할 수 없는 것이 속상할 때가 많고 직장 동료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회사 미팅이 제가 계획한 대로 마무리되지 않거나 제 의견이 수렴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제 언어적 한계를 탓하고 저를 깔아뭉갭니다. 저는 여기서 결혼도 했고, 미국이 평생 제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앞으로 한국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어떤 마음으로 수행해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지금 자식이 있어요? 만약에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라면 얼굴이 한국 사람처럼 생겼다 하더라도 언어의 문제가 있겠어요? 없겠어요? 그런데 질문자는 한국에서 한국말을 쓰다가 ..

[법륜스님의 하루] 어머니 간병을 17년 하고 이제 아버지 간병을 하는데 너무 지칩니다. (2023.09.17.)

어머니가 당뇨 합병증으로 심장이 나빠져서 17년 정도 투석하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어머니 케어를 전담하다 보니까 어머니의 힘든 모습을 다 지켜봐야 했었고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솔직히 슬픔보다는 어머니가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버지 차례예요. 얼마 전에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치매가 왔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제가 더 이상 예전의 건강한 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제가 치매 걸리신 아버지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 외에 가족이 더 있습니다. 오빠도 많이 도와주고 있고, 착한 조카도 있어서 할아버지를 잘 케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버지를 간병하는 것이 부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