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507

[법륜스님의 하루] 절친했던 친구와 갑자기 관계가 멀어졌어요. (2024.02.03.)

친구는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이고 어떤 관점으로 친구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직장에서 알게 된 친구와 20년 가까이 친형제보다도 가깝게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친구와 여행을 다녀온 후부터 연락이 끊겼는데 이유를 물어봐도 묵묵부답인 채 그렇게 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최근에 친구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는데 서로 전화로 안부 정도 묻는 관계로 지내고 있습니다. 또 한 친구는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는데, 제가 정토회 일을 하고부터 자신의 부탁보다 정토회 일을 우선시한다며 저와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두 친구를 보면서 아무리 좋은 관계도 영원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 사람도 사물처럼 필요가 없으면 관계 정리를 해버릴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법륜스님의 하루] 성지순례를 삶이 변화하는 계기로 만들려면. (2024.02.01.)

아이들이 핸드폰에 너무 중독되어 있으면 아무리 하지 말라고 해도 멈추지 못합니다. 그럴 때 아이를 데리고 인도처럼 전화가 안 되는 곳에 열흘 동안 여행을 해보세요. 처음 이삼일은 핸드폰을 못 하니까 아이가 죽겠다고 난리지만 며칠 지나면 거기에 적응하게 됩니다. 이것을 계기로 해서 핸드폰 게임을 적게 하도록 하면 어느 정도 자기 조절이 됩니다. 여러분들도 한국에서는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다가 여기 오니까 핸드폰을 안 보고 다니잖아요. 한국에 가서도 핸드폰을 계속 안 보면 유지가 되는데 공항에 내리는 순간 핸드폰을 보기 시작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고, 아이들에 대해서도 그렇고, 남편에 대해서도 그렇고, 어떤 계기를 마련해주고 나서 변화를 요구해야 합니다. 그냥 무작정 변화하라고 요구하면 누구도..

[법륜스님의 하루] 금강경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 함께 탁발을 해보겠습니다. (2024.01.31.)

작년에 1차 만일결사를 회향하면서 1,250명의 순례단과 함께 부처님 당시를 재연해 보았습니다. 1,250명이나 되는 대중이 어떻게 이 공간에 다 지냈나 싶었는데 기원정사 전체 규모를 봤을 때 충분히 인원을 수용하고도 남았습니다. 이번 순례단은 500명인데 지금 여러분이 앉아 있는 모습만 봐도 나무 두세 그루 밑이면 충분하잖아요. 금강경에 차제걸이(次第乞已)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차제걸이란 차례로 걸식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냥 걸식하면 되는데 왜 차례로 걸식했을까요? 처음부터 차제걸이를 하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어느 날 걸식을 마치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둘러앉아서 공양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둘러보니까 아난다의 발우에는 하얀 쌀밥이 가득하고, 마하가섭의 발우에는 적은 양의 꽁보리밥이 들어 ..

[법륜스님의 하루] 순례하면서 남편 생각에 자꾸 눈물이 납니다. (2024.01.30.)

제가 이번 성지순례에 와서 세 번 정도 눈물을 흘렸는데요. 눈물 속에서 저희 신랑이 자꾸 나타났습니다. 신랑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 어떻게 그렇게 괴로운 삶을 살고 있느냐?’ 하는 생각이 계속 올라옵니다. ‘나는 그래도 불교를 만나 자유로운 삶을 찾아가고 있는데, 괴로움 속에 있는 당신을 내가 어떻게 품어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신랑을 마주치게 되면 또 가슴이 답답할 것 같습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실제로 신랑을 봤을 때 올라오는 답답한 마음 때문에 제가 깨달은 것이 제대로 실천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집에 가서 저희 남편을 봤을 때 어떻게 하면 지금 깨달은 이 마음을 놓치지 않고 남편을 대할 수 있을까요?// 깨달음이라는 용어만 쓰면 깨달..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90. 트라우마가 있는 아내와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살 수 있을까요?

아내가 이제 우울 증세랑 불안 증세가 심하고 문제가 있어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아내가 2년 전에 어떤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었는데 그 사건이 좀 심각한 사건이어서 트라우마가 지금 이제 1살인데 아이들 걱정이 많이 돼서 아이들을 위해서 제가 이런 사람과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가정을 화목하게 유지하며 살 수 있을까요?// 누가 이 여자분하고 강제로 결혼하라 한 것도 아니고 자기가 여자한테 강제로 성폭행 당한 것도 아니고 어쨌든 좋아서 만난 거 아니예요? 주식을 오를 거라고 생각하고 샀다가 시간이 지나보면 오를 때도 있고 요즘같이 떨어져서 손해 볼 때도 있듯이 내가 지은 인연의 과보는 내가 받아야 된다. 이게 세상의 기본적인 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회피하려고 하면 세상이 시끄럽고 많은 갈등이..

[법륜스님의 하루] 부처님은 108배를 하지 않았는데, 왜 불교에서는 절을 하나요? (2024.01.29.)

정토회에서는 아침마다 108배 절 수행을 하는데 부처님께서 전정각산과 보리수 아래에서 수행하실 때 절을 하셨다는 내용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하는 절 수행의 유래가 궁금합니다.// 부처님이 절 수행을 했다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반면 부처님의 제자들이 부처님에 대한 존경의 표현으로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는 기록은 많이 있습니다. 인도의 전통에서 존경의 표현은 상대의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는 것입니다. 내 머리 위에 당신의 발을 올려놓는다는 뜻으로 하는 이 동작은 상대방을 그만큼 존중한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예의에서 비롯된 절 동작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상대를 진심으로 존경할 때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그렇게 못할 때는 허리를 굽혀서 무릎 밑에 ..

[법륜스님의 하루] 여기가 부처님이 29년 동안 자란 카필라성입니다. (2024.01.28.)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부처님이 이곳 카필라성에서 29년을 살았는데도 이곳은 성지가 되지 못하고, 룸비니에서는 잠시 태어나기만 했는데도 그곳은 성지가 됐어요. 왜냐하면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곳 카필라성에서 부처님의 어린 시절에 인격이 어떻게 형성되었느냐 하는 부분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처님은 왕궁에서 자랐으니까 어려서부터 부러울 것 없이 자랐습니다. 어릴 때 두 분의 스승이 있었는데 한 분에게서는 주로 왕이 될 사람으로서 익혀야 할 활쏘기, 무술, 전술 등 제왕학을 배웠습니다. 다른 한 분에게서는 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이나 음악, 예술 등을 배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고 할 정도로 아주 똑똑했다고 합니다. 촉망받는 젊은이..

[법륜스님의 하루] 부처님이 돌아가시면 누구를 스승으로 모셔야 합니까? (2024.01.27.)

또 아난다가 부처님께 묻습니다. '우리는 늘 부처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수행 정진을 해왔는데 부처님이 계시지 않으면 누구를 스승으로 모셔야 합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 대답합니다. '나의 가르침인 경과 율을 스승으로 삼아라.' 특히 부처님께서는 율을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계율을 청정히 지키면 나와 멀리 떨어져도 항상 나와 같이 있는 것과 같고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내 옆에 있어도 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셨어요. 붓다의 가르침을 행하는 게 중요하지 절을 짓고 불상을 만들고 이런 모양이나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이계위사(以戒爲師)’라고 합니다. 즉 계를 스승으로 삼아라고 하셨어요. 이렇게 대화를 하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한 명씩 부처님께 인사드리려고 했는데..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식욕, 성욕, 물욕 등 즐거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저는 도전이나 새로운 시도를 싫어하고 마치 긍정 회로가 마비된 것처럼 식욕, 성욕, 물욕, 육아 등 즐거움을 느끼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저는 정신장애를 가지고 계신 아버지로부터 비난과 억압을 받아오며 자랐습니다. 원가족은 이 병을 모른 채 상원의원이 되겠다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까지 건너가서 고되고 불안한 15년을 살았습니다.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왔고 마침내 스님을 만나 과거에 대한 원망 분노는 많이 사라졌지만 무감각적이고 꾸역꾸역 사는 저의 삶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아들에게 긍정적인 삶을 보여주는 거울이 되고 남편과 행복한 삶을 나누고 싶습니다. 스님의 고견 부탁드립니다// 네, 남편하고 행복하게 사시면 됩니다. 그냥 지금 뭐 눈이 안 보이는 것도 아니고 귀가 안 들리는 것도 아니고 뭐 팔이나..

[법륜스님의 하루] 망막 질환으로 실명하게 될 것 같아요, 어떻게 살아야죠? (2024.01.26.)

저는 망막 질환으로 4년 전부터 왼쪽 눈이 안 보이게 됐습니다. 그래도 오른쪽 눈으로는 볼 수 있으니 크게 충격받지 않고 적응하여 일도 하고 여행도 다니며 즐겁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10년 전 수술했던 오른쪽 눈에도 질환이 재발했습니다. 수술 후 망막은 붙었지만, 이번에는 각막에 문제가 생겨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결과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30년 남짓 살았는데 망막 수술만 여섯 번 했습니다. 아무리 고쳐 쓴다고 해도 언젠가는 오른쪽 눈도 안 보이게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안 보이는 삶보다는 차라리 죽음이 낫습니다. 사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헤쳐나가고 있었는데 이제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의 오감 중에 눈..

[법륜스님의 하루] 얼마나 많이 가져야 욕망이 끝이 날까요? (2024.01.25.)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왕은 늘 괴로움이 많았는데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붓다는 괴롭지 않았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왕이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을 늘 뺏어서 살고 있었습니다. 여자도 예쁘면 데려오고 마차도 좋은 것을 선물 받고 어디 가서 귀한 것을 보면 왕궁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붓다는 왕에게 한 번도 무엇을 달라고 해본 적이 없고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가져본 적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세상 사람을 위해서 많은 설법을 해서 고뇌에서 벗어나도록 했습니다. 이것은 오늘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많이 가지고 있지만 늘 부족하다고 느끼잖아요. 그런데 이런 부족함은 죽을 때까지 끝이 안 납니다. 욕망은 끝이..

[법륜스님의 하루] 수자타아카데미가 만든 30년의 기적 (2024.01.24.)

지바카 병원을 열고 2004년부터 2023년까지 약 24만 명이 진료를 받았습니다. 매월 1천 명씩 진료를 해왔습니다. 1998년에 결핵 검사를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매달 정기 결핵 검진을 하여 투약 관리 및 영양식 지급을 해왔고 지금은 인도 정부의 결핵 관리시스템을 도입하여 환자들의 완치를 돕고 있습니다. 현재는 마을에 결핵 환자가 대부분 완치가 되었습니다. 2005년부터는 모자보건 사업을 시작하여 임산부 및 신생아를 위해 예방주사와 영양제를 지원하고 있으며 임신과 출산 시에 위생 보건 교육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체중아를 조사하여 별도의 영양식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유아 사망률이 현저하게 낮아졌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이 깨끗한 물입니다. 마을개발 파트에서는 지난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9. 남편이 아이들에게 화낼 때 너무나 밉습니다

저는 남편과 사이가 참 좋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남편이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 너무너무 미워지고 다툼이 될 때가 많습니다.// 네, 자기는 뭐 사업을 하거나 장사를 하거나 인간관계에서 이익을 보는 게 좋아요? 손해를 보는 게 좋아요? 그런데 손해가 날 때가 있죠. 손해가 날 때 100원이 손해 나는 게 좋아요? 200원 손해 나는 게 좋아요? 손해 날 바에 200원 손해 나는 게 안 나요. 남편이 아이들에게 웃으면서 따뜻하게 잘하면 좋죠. 이익이 나는 경우라 이 말이야. 그런데 남편이 애들에게 화를 내고 하는 거는 손해가 나는 경우인데, 나까지 같이 더불어서 둘이 화를 내면 남편 혼자서 화내면 100원 손해 나는 격이고 나까지 같이 ‘그러지 마라’고 또 화를 내고 싸우면 200원 손해 나는 격..

[법륜스님의 하루] 이곳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가 있던 자리예요. (2024.01.23.)

이곳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가 있던 자리예요. 부처님께서는 보리수를 등지고 동쪽을 향해 앉아 선정에 들었습니다. 이때 ‘내가 도를 이루기 전까지는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 하는 결심을 했다고 해요. 이것을 대결정심이라고 합니다. 죽어도 좋다는 마음으로 명상에 들어간 것입니다. 저는 이런 표현은 후대 사람들의 기록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행 끝에 겨우 중도를 깨달아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한 후 선정에 들었기 때문에 죽을 각오를 하고 명상에 임했다는 것은 중도의 가르침에 맞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나태한 마음으로 정진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집중해서 선정에 들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전을 보면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기까지 7주가 걸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49일 동..

[법륜스님의 하루]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2024.01.22.)

저는 작년에 코로나 후유증으로 심장에 무리가 와서 응급실에 실려 갔고, 죽음 직전까지 경험을 했습니다. 그 짧은 찰나였는데도 ‘나는 이렇게 죽고 싶지 않다’ 하는 마음속의 몸부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고비를 넘겼지만 그 뒤부터 계속 죽음이라는 화두를 안고 살았습니다. 죽음은 어느 순간 그냥 갑자기 찾아온다는 것을 제가 직접 경험을 했기 때문에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마음으로 불교대학을 공부했습니다. 부처님이 돌아가실 때 여여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내용을 배우면서 한 줄기 빛을 만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 때는 돈, 직업, 커리어, 명예, 이런 것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도 제가 경험했지만 또 일상생활로 돌아오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다시 또 돈이 필요하고, 직장에서도 더 일을 잘해야..

[법륜스님의 하루] 한 사람의 수행자가 되어 순례를 출발합니다. (2024.01.21.)

우리가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순례를 하는 이유는 복을 빌기 위해서나 내생에 좋은 곳에 태어나기 위함이 아닙니다.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이 무엇이었는지 그 가르침이 내 개인의 괴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지 또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 환경위기, 평화, 고통받는 사람들, 빈부격차, 인권 침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는지 이런 확신을 갖기 위해 이렇게 먼 곳까지 경비와 시간을 들여서 온 것입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려고 하거나 특별한 구경거리가 많아서 온 것이 아니에요. 어제 강가 강에 있는 화장터에 가보니 길도 막히고 너무 복잡하죠? 그런데 구경이 다른 게 아니에요. ‘이렇게 복잡하구나’, ‘이렇게 길이 막히는구나’, ‘이런 곳에서도 사람이 질서를 지키고 살아가는구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8.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에 대해서 고민입니다

저는 사회생활 및 대인관계에 대해서 고민입니다. 사람들이 점점 싫어집니다. 싫어지면서 직장을 그만두게 되고 그만두고 나서 후회를 넘어서 제 자신에게 분노를 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자기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사람들을 싫어하겠죠. 그리고 자기가 여러 가지 개성이 있는데 개성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 왜 개성 있는 사람을 싫어하겠어요? 그것도 자기 생각이에요. 자기가 다른 사람을 싫어하는 거지, 다른 사람이 자기를 싫어하는지 안 하는지는 자기가 알 수가 없어요. 그 자체가 단정적이에요. 내가 남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이건 내가 알 수 있지마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내가 알 수가 없어요. 그 안다는 것도 그건 내 생각이지.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 건 내가 알 수가 ..

[법륜스님의 하루]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아이들이 말을 안 들어요. (2023.01.20.)

저는 중국 교포이고, 한국에 온 지 9년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린아이들을 중국에 두고, 혼자 타국에 와서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유튜브에서 스님의 강의를 듣고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작년 7월에 아이들을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키우려는 생각으로 한국에 데려와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아들은 16살이고, 둘째 딸은 13살입니다. 저는 학업보다는 아이들에게 생활 태도를 가르치려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고집도 세고 말을 잘 안 듣습니다. 때가 되면 칫솔질해라, 신은 양말은 빨래통에 넣어라, 손톱을 깎아라, 쓰고 난 물건은 제자리에 갖다 놓아라 등 매일 이야기를 해도 고쳐지지 않아서 저는 매일 잔소리를 하고 화를 내는 엄마가 되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하는지 ..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과 아이를 훈육하는 방식이 달라 걱정입니다. (2024.01.19.)

저는 18개월 남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남편은 아이에게 엄하게 훈육하는 편입니다. 장난감 이외에는 다른 물건들을 만지지 못하게 하고 혹시 만지면 손등을 찰싹 때립니다. 남편은 아이가 걷기 시작할 때부터 그렇게 훈육을 해서 아이는 남편 앞에서는 하면 안 되는 행동을 절대로 하지 않고 떼를 쓰지도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 훈육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저와 있을 때는 편하게 행동해서 남편은 저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훈육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남편처럼 훈육을 했는데 제 마음이 괴롭고, 아이에게도 정서적으로 나쁜 영향이 있을까 봐 염려되어 엄하게 훈육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격한 훈육 방식이 아이의 정서에 안 좋을까요? 그리고 지금처럼 제가 남편과는 다른 훈육 태도로 아이를 대하면 나중에 ..

[법륜스님의 하루] 부처님은 무엇을 깨달았을까요? (2024.01.18.)

지금까지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각각 개별적으로 모여 있다고 생각했는데 깨달음을 얻고 걸림 없는 상태에서 세상을 바라보자 모든 존재들이 실제로는 서로 연관되어 있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되셨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2만여 개의 부속품이 들어갑니다. 과거에는 그 부속품들을 해체해서 바구니에 담아 놓은 것과 같이 세상을 본 것입니다. 이것을 삼라만상이라고 합니다. 수많은 개별적인 존재들이 그저 모여 있는 상태라고 본 것이죠. 모든 게 서로 연관되어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말은 그 부속품들이 설계도에 따라 정교하게 조립되어서 상호 작용하면서 자동차의 모양을 띠고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이때 부속품들은 하나하나 독립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전체의 일부분이고, 그러한 부분들이 모여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7. 다시 가볍게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년 초에 꽤 큰 수술을 하고 건강 회복, 진로 고민 등의 이유로 일을 쉬었습니다. 우유부단함과 걱정을 내려놓고 일단 다시 가볍게 시작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큰 수술을 했으면 몸이 충분히 건강할 때까지 쉬는 집에 좀 더 쉬면 좋죠. 너무 서두르지 말고 ‘올 연말까지 쉰다’ 이렇게 정하고 쉬면서 그저 틈틈이 여기저기 알아보면서 여기도 원서 내보고 저기도 면접을 해보고 이렇게 해야 여유가 있다. 즉 9월까지 쉬는 거 끝나고. 10월부터는 직장에 나간다 이렇게 결정해서 10월부터 또는 9월부터 직장을 알아보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취직이 안 됐다’ 이런 문제가 생기거든요. ‘나는 병이 났고, 좀 충분한 요양을 위한 휴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 말까지는 휴가다’ 이렇게 딱 먼저 여유를 잡고 정해놓고..

[법륜스님의 하루] 일이 많을 때 힘들어요 어떻게 일상이 휴식이 될 수 있나요. (2024.01.17.)

매일 스님의 하루를 보면 스님은 하루도 빠짐없이 이곳저곳,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 나라 저 나라, 이 일 저 일 수많은 일들을 해내시는데 어떻게 가능한지 항상 궁금했습니다. 스님의 건강이 걱정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육조단경 강의 중에 ‘수행은 일상이 휴식이다, 따로 휴식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법문을 듣고 ‘아! 스님은 일상이 휴식이었구나, 그래서 가능했구나’ 하고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의 일상을 돌이켜보면 저는 평상시에는 몸과 마음이 편안하지만 가끔 일을 많이 하면 피곤해서 낮잠을 자거나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일상이 휴식이 되려면 어떤 자세로 수행을 해야 할까요?// 야생에 사는 동물 중에 코끼리나 하마는 유전적으로 덩치가 클 뿐이지 인간이 갖고 있는 비만은 아닙니다. 코끼리나..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과 딸이 싸울 때 중간에서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4.01.16.)

제 고민은 남편과 딸 사이의 갈등입니다. 남편은 흠잡을 데 없이 성실합니다. 본인이 부끄러워할 정도로 회사에서도 애처가라고 소문이 자자하다고 합니다. 딸도 학교에서 본인의 역할을 잘하고 있고 심성이 착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만나기만 하면 뭔가 삐걱대면서 자꾸 다툽니다. 아이들이 정리하지 않고 많이 어질러 놓는 버릇이 있는데 최근에는 제가 없을 때 남편이 딸에게 심하게 짜증을 낸 것 같아요. 사춘기에 접어든 딸이 이에 반박하고 남편은 딸의 행동이 버릇이 없다고 야단을 치면서 서로 크게 다툰 것 같습니다. 그 후 며칠 동안 서로 대화를 안 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제가 중간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상황이 자주 반복이 되어 남편도 설득해 보고 딸도 설득해 보지만 걱정이 됩니다. 스님..

[법륜스님의 하루] 일상에서 괴로움을 없애 나가는 방법. (2024.01.15.)

그럼 구체적으로 매일 아침마다 어떤 수행을 하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삼귀의를 합니다. 둘째, 수행문을 읽습니다. 수행문을 읽고 수행의 원칙과 관점을 항상 분명하게 자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수행의 원칙과 관점이란 어떤 괴로움도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밖을 보지 말고 나를 봐야 합니다. 욕심에 눈이 어두울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화가 나서 눈에 뵈는 게 없을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내가 옳다는 주장에 사로잡히면 괴로움이 생깁니다. 밖을 보지 말고 그런 자기를 알아차리게 되면 괴로움은 사라집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렇게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놓친 부분을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참회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알아차리는 걸..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회사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갑질을 합니다

사수분과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회사는 월급을 주는 구조다 보니 당연하다는 듯이 갑질을 조금씩 하더라고요. 갑질이 심해져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는데 한 3개월은 일체 말하지 말고, 적응을 한번 해보는 거예요. 그다음에 3개월은 한번 대화를 해보는 거예요. ‘이런 문제는 저한테 좀 부당하다, 그러나 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그걸 갖고 ‘네가 문제다’라고 말하지 말고 -그것이 저한테 좀 힘듭니다. -그렇게 하니까 제가 조금 힘듭니다. 이런 식으로 먼저 대화를 시도해 본다. 첫째는 일체 문제 제기 안 하고 그냥 적응하는 훈련을 먼저 해보고 다음 3개월은 ‘내가 힘들다’ ‘이런 분위기에서 제가 힘듭니다.’ 이렇게 내 힘든 거는 드러내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지 않는 자세..

[법륜스님의 하루] 일상에서 괴로움을 없애 나가는 방법. (2024.01.15.)

그럼 구체적으로 매일 아침마다 어떤 수행을 하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삼귀의를 합니다. 둘째, 수행문을 읽습니다. 수행문을 읽고 수행의 원칙과 관점을 항상 분명하게 자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수행의 원칙과 관점이란 어떤 괴로움도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밖을 보지 말고 나를 봐야 합니다. 욕심에 눈이 어두울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화가 나서 눈에 뵈는 게 없을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내가 옳다는 주장에 사로잡히면 괴로움이 생깁니다. 밖을 보지 말고 그런 자기를 알아차리게 되면 괴로움은 사라집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렇게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놓친 부분을 다음날 아침에 다시 참회를 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알아차리는 ..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이 3년째 말을 안 하고 있습니다. (2024.01.14.)

저는 남편과 3년째 말을 안 하고 있습니다. 남편과 작년에 겨울 여행도 다녀오고 여름휴가도 갔다 왔는데 서로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가끔 잠자리는 같이 합니까? 남편에게 이렇게 말해 보세요. ‘우리 40일간 여행 가서 24시간을 같이 있어야 하는데 서로 말을 안 하게 되면 아이들이 많이 불편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의 교육상 좋지 않으니까 40일 동안은 말을 하고, 다시 돌아와서 말하기 싫으면 말을 하지 맙시다.’ 수련을 할 때도 가끔 묵언을 풀 때도 있잖아요. 잠시 묵언을 풀자고 제안을 해보는 거죠. 이렇게 먼저 내 말을 좀 들어보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해보세요. 첫째, 먼저 제안을 해봅니다. 그렇게 안 하겠다고 하면 알았다고 하고 출발하기 전에 가족들에게 공표를 하겠다고 하세요. ‘엄마와 아빠는 수행 ..

[법륜스님의 하루] 번뇌가 많은 제 자신을 어떻게 자비롭게 볼 수 있을까요? (2024.01.13.)

육조단경에서 본래의 자성을 보면 불성과 다르지 않다고 배웠습니다. 저는 제 본성이 선하다고 깨달아지지 않습니다. 질투, 미움, 자기비판, 수치스러웠던 제 모습을 보면 본성이 선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번뇌를 갖고 있는 제 자신을 자비롭게 볼 수 있는 길이 궁금합니다.// 우선 여기에 등장하는 용어들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선(禪)이 나오기 전인 대승불교에서는 우리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걸 불성(佛性)이라고 했습니다. 흔히 부처라고 하면 어마어마한 능력과 지혜를 갖춘 존재를 떠올리고 부처가 우리의 마음 밖에 있는 줄 압니다. 이렇게 밖을 향해 있는 눈을 마음 안으로 돌리기 위해 나온 가르침이 바로 ‘불성이 곧 내 마음속에 있다’ 하는 말이었습니다. 불성이라..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6. 지구 환경을 생각할 때 종이책을 계속 만들어도 될까요?

저는 잡지를 만드는 편집자입니다 나무를 보호해야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질수록 내가 종이로 된 잡지를 매달 만드는 일이 과연 괜찮은 일일까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전자책이 익숙하지도 않고 종이책의 존재가 너무나 고맙고 좋거든요 환경과 이런 종이책의 기쁨 이 두 가지 상반된 생각 중에서 어떤 거에 초점을 맞춰야// 종이책을 씀으로써 ‘종이 원료인 펄프를 생산하려고 나무를 베서 환경을 훼손한다.’ 이게 환경을 더 훼손할까? 고기를 많이 먹어서 그 가축을 많이 키워야 되는 이런 걸로 인한 환경 파괴가 더 심할까? 자기는 어느 쪽인 것 같아요? 몇 배 더 심합니다. 그러면 정말 지구 환경을 생각하면 우리가 고기를 안 먹든지 고기를 줄여야 될 거 아니에요. 근데 고기 줄이는 것부터 먼저 하지 왜 책부터 먼저 하려고 ..

[법륜스님의 하루] 아이의 단점만 보여서 자꾸 다그치게 됩니다. (2024.01.12.)

저는 아들이 둘 있습니다. 첫째는 14살이고 둘째는 9살입니다. 첫째 아이와 대화하면 굉장히 답답하고 자꾸 잔소리가 나옵니다. 아이가 저에게 고민을 꺼내 놓으면 저는 그걸 들으면서 화가 많이 나고 ‘그럴 땐 이렇게 했었어야지!’ 하면서 아이를 다그칩니다. 그러면 후회가 되고 힘이 듭니다. 첫째 아이에게서는 자꾸 단점만 보이고, 둘째 아이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둘째 아이는 알아서 잘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첫째 아이에게서는 단점만 보이고, 장점을 찾아보려고 하면 오랜 시간 동안 고민을 합니다. 첫째 아이에게 제 모습이 너무 많이 보이는데 자존감도 너무 낮고 우울감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한번 우울감에 빠지면 땅끝까지 파고 들어갈 것 같고, 옆에서 위로해 주어도 잘 안 먹힙니다. 그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