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깨닫는데 [눈앞의 소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
곧 나의 마음이 펼쳐진 것이란 말입니다.
그래서 내 눈앞의 풍광이
곧 내 마음인
0자리의 모습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눈앞에 일체 풍광을 다 지우면
그 배우인 0자리가 절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내가 있어야 모든 게 있을 수 있다는 말은
바로 이 뜻입니다.
즉 마음이 지금 현존하여
0로 있어
일체가 보여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밤에 잠을 잘 때
0가 사라졌다 하여 이 자리가 없는 게 아닙니다.
여여하게 제자리에 잘 있으나
다만 의식이 비추지 않을 뿐입니다.
깨어나 보면
사실은 천상천하에 이 사실 하나만이 우뚝합니다.
여기 하나의 본래자리가 떡하니 버티고 있고
그것이 살아있습니다.
그래서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 맡고
이리저리 복잡한 상상과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오직 이 한 자리만이 나로서 존재합니다.
내가 아무리 몸뚱이를 나라고 착각해도
이 자리가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다만 몸을 나라고 여기다 보니
이 자리를 제대로 보지 못할 따름입니다.
거울을 보려면
거울에 비추어진 상을 봄으로써 거울을 보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마음에 비쳐서 나타난 상을 봄으로써
마음을 봅니다.
모든 오감이 오고 가는 바탕 배경에는
오직 마음 0만이 우뚝 떠 있습니다.
거울에 비추어진 상의 마음(보신)이라면
거울은 법신에 해당합니다.
그대 자신이 이미 이것이며
그것이 나타난 현상입니다.
하지만 자기 마음이 가진 능력에 속아서
눈앞에 본래면목을 보질 못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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