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여기서 부처님께서는 “네가 수다원과를 얻었느냐? 아나함과를 얻었느냐?” 이렇게 쭉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하시면서, 그러한 경지에 올랐다는 그러한 망상이 있다면, 그 경지에는 오르지 못했다. 특히 이 뒤편에 나오는 아라한과에 대해서는 아주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고 계십니다. 예. 그러면 한글을 좀 더 보면서 아라한과에 대해서 설명을 좀 더 해보겠습니다. 126페이지 인가요?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라한이 능히 "내가 아라한과를 얻었다"는 생각을 가지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실로는 법이 있지 않는 까닭에 아라한이라 이름할 뿐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내가 아라한과를 얻었다"하면 곧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예. 지금 까지 우리가 쭉 공부를 해온 과정 속에서 4상, 4상을 없애라.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없애라. 라고 늘 얘기를 했는데, 아라한은 이 4상이 없어야지 아라한에 올랐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잘났다. 내가 잘났다는 그런 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직은 아라한과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런 얘기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상을 없애기란 참으로 어렵고 어려운 일입니다.
옛날에 자장스님처럼 그렇게 훌륭한 분들도 공부를 다 거의 끝내고, 한국에 들어와서 중국에 유학을 갔다 오신 분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에 와서 오대산에 기거할 때가 있었는데, 그 때도 그 상을 다 떨어내지 못했다 했어요. 잘났다는 상을 없애지 못했다. 그래서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만나고도 진정한 친견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랬습니다. 아침에 누가 일찍 와서 “혹시 여기 자장이 있느냐?” 그러니까 그 시자가 무지 기분 나쁘죠. 자기 은사스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니까.
그래서 보니 또 대범한 분 같아서 뒤채에 있는 스님에게 뛰어가서 "스님, 아침부터 자장이 있느냐? 자장을 부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했더니, 이 자장 스님은 마음가운데 상이 있어서,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놈은 아주 예의다 없는 놈이구나. 별거 아니니까 보내라.” 그렇게 되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찾아왔던 그 사람이 들고 있던 망태기를 거꾸로 쏟으니, 거기에 개 한마리가 떨어지고, 그 개가 갑자기 사자자로 변해서 그 문수동자로 몸이 화하면서 거기 얹았다 가면서 "아상이 있는 자는 나를 볼 수 없다." 이랬거든요.
상을 잔뜩 쥐고 있으면 이 진리의 세계, 바른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이 흐려지는 거죠. 말은 4상을 없애야 된다 하지만, 상을 없앤다는 것이 보통 공부가 아닙니다, 사실은. 그래서 여기에서도 보면 어느 정도냐? 상을 없앴다하지만, 상을 없앴다 하는 생각마저 다 떠나야 된다. 그래서 아공, 법공, 구공이라 했잖아요. 내가 공하는 생각마저도 다 공해져야 된다. 그 정도 공부가 되려면 정말 많은 고행과 수행을 이겨내야 되는 거죠. 그래서 그 아래 보시면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제가 번뇌와의 다툼을 여읜 삼매를 얻은 사람 가운데에서 가장 제일이라 하셨습니다. 이는 욕심을 떠난 아라한 가운데 제일이라는 말씀이오나 세존이시여, 저는 "내가 욕심을 떠난 아라한이다"하는 생각을 갖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만약에 아라한도를 얻었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세존께서는 '수보리가 아란나행을 좋아하는 자'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을 것이오니, 실은 제가 그러지 않았으므로 '수보리는 아란나행을 좋아한다'고 하셨습니다.
예, 이 수보리는 부처님 10대 제자로서 해공제일, 공을 제일 이해 잘했던 제자라고 알려져 있잖아요. 이 수보리는 세속에 있을 때 화를 너무 많이 내서 주위사람들도 힘들고 본인도 힘들었다 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주위사람들도 덜 괴롭히고 나도 좀 이 화로부터 벗어날까해서, 어느 토굴에서 혼자 정진하다 부처님 법을 만나서, 나중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화내는 마음을 없애는 해공제일의 부처님 10대 제자가 되었다. 그런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 수보리가 바로 지금 금강경, 부처님과 대화하는 상대로 나타났는데, 수보리는 여기서 보여 지는 것처럼, 이 아란나행을 좋아할 정도로,
아란나 행은 어떤 거냐?
무쟁삼매에 들어간 수행이다.
이런 무쟁삼매, 번뇌와의 싸움 없는 삼매에 들어가는 수행을 잘하는 제일 존자다. 이렇게 극찬을 하고 있는 거니까, 이미 수보리 존자는 아라한의 경지에 오른 분이죠. 그래서 이 아라한의 경지에 올랐기 때문에 일체 상이 없는 거죠. 상이 없다. 지 잘났다는 상은 일체 없는 것이죠. 예. 아라한을 한번 봐요.
아라한을 줄인 말로
나한이라 그래요.
나한존자. 500나한, 1250나한, 그러죠. 이 나한은 성문4과의 마지막 지위이다. 아라한은 무적이라고도 하는데, 무적이란 앞에서 살핀 번뇌의 도적이 아주 없어졌다는 뜻이다. 아라한은 인, 천의 공양에 응한다 하여 응공이라고도 하며, 태어나지 않는다 하여 불생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128페이지, 아라한이 도를 얻었다는 마음이 있으면 다툼이 있게 된다. 즉 번뇌의 다툼이다. 이 사람은 말로는 아라한이나 그 순간부터 아라한이 못된다. 아라한은 객관의 법의 실체가 없음을 안다. 법의 실체가 있는 줄 착각하고, 그 어떤 법을 아라한이 얻었다고 생각해 보자, 아라한은 곧 자신이 얻은 것이요, 얻어진 법이 있으니 자신의 주관, 법의 객관이란 상대가 생겨난다. 이때 이미 절대 무한의 경지와는 단절되고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의 4상산이 앞길을 막아선다.
우리는 실로 행하는 바 없이 행해야 한다. 무쟁삼매는 마음에 얻은바가 없을 때 얻어지는 경지이다. 성문 4과는 주위에서 붙인 이름일 뿐, 자신이 좋아하는 이름은 아니다. 불자는 스스로 중생이라 비하하지도 않으며, 또한 닦은 바가 있다하여도 우쭐대지도 않는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그를 보살이라 부른다.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 아래 게송에 보면
방복에 은명주하고
석중에 장벽옥이라.
유사자연향이니
하용당풍입이리요.
활계간래흡사무나
응동두두개구족이로다
조개 속에 밝은 구슬 숨어 있고,
돌 가운데 푸른 옥 감춰져 있네.
사슴의 향이 자연히 향기롭나니
어찌 굳이 바람 앞에 서리요.
살림살이가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아왔으나
응해서 쓰는 데는 낱낱이 다 구족함이로다. -야부-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 이 말입니다. 억지로 안 해도 다 알아줄 사람은 다 알아준다. 사슴의 향, 사향노루 사슴이 어느 산천골짜기 깊이 숨어 있어도, 거기서 향이 피워 올라와서 산천을 맑게 하고 산천을 향기롭게 한다. 그랬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있어도 그런 향이 있는 사람은 다 향이 퍼져가잖아요. 그런데 향이 부족하다던가, 향이 나지 않는 사람은 억지로 산마루에 올라와서 "봐라, 내 향내 맡아봐라."그렇게 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러한 사람은 가짜다, 이거죠. 일부러 이름을 내려고 하는 사람, 억지로 뭘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아직도 갖추어지지 않는 것이 많기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경향이 많다. 여기보세요.
사슴의 향이 자연히 향기롭나니
어찌 굳이 바람 앞에 서리요.
굳이 산마루에 올라가서 바람에 의지해서 내 향을 주위에 퍼뜨리려는 그런 억지 노력을 하지 않아도 사슴의 향이 어느 골짜기에 있든지 자연히 주위에 다 향기롭게 퍼져간다. 보살의 향기가 바로 그렇다는 겁니다. 우리가 들어보면 아주 구석구석에서 보살행하는 그런 분들이 더러 있어요. 그런 분들은 자연히 다 사람들이 향을 느끼게 되요.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자기 상을 내면서 억지로 한다면 그 사람은 가짜 보살이다. 이 얘기입니다.
그래서 거기 130페이지 보면 한문은 좀 어려우니까 빼고 한글 봐봐요.
과위성문이 독선신하고_성문의 지위를 얻은 이는 홀로 몸을 좋게 하나
적연상정이 본비진이라-적연이 항상 고요함은 본래 참됨이 아님이라
회심돈입 여래해하야-마음을 돌이켜 몰록 여래의 바다에 들어서서
도가자항역도인이로다-거꾸로 자비의 배를 타고 건너는 사람을 맞이할지라. -종경-
도가자항역도인이라 이랬어요. 그래서 혼자 조용히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비행을 하는 사람, 보살행을 하는 사람이 아주 우리 현실 현재시대에도 중요하고도 중요하다. 그런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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