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법륜스님의 하루 735

[법륜스님의 하루] 좋은 일도 욕심을 내면 괴롭습니다. (2024.08.12.)

저는 두 가지 질문을 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불교대학 수업을 진행하는 중에 학생들의 나누기를 듣다 보면 제가 감정이입이 너무 잘 되어 슬픔에 빠지면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모두 울게 만들고 분위기도 무겁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데 이럴 때 저는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질문드립니다. 두 번째 질문은 ‘컴퓨터를 잘 못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소임을 받으면 조금 두려운 마음이 일어납니다. 그러면 안 하면 되는데 소임자를 찾으면 손은 또 잘 듭니다. 그렇게 해놓고는 또 걱정을 살살하면서 저를 괴롭힙니다.지난번 입재식 때 스님께서 ‘부탄에 봉사할 수 있는 일거리를 많이 찾아 놓을 테니 여러분들은 마음의 준비를 해라’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때도 ‘굴삭기 자..

[법륜스님의 하루]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할수록 더 화가 납니다 (2024.8.11.)

제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한 가지는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하면 그 사람에 대한 증오나 분노가 사라진다는 가르침입니다. 개념적으로는 사람은 대부분 환경의 산물이며 자신이 아는 방식대로 삶을 살아갈 뿐이라는 것을 이해합니다. 저도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상대방의 생각이나 감정을 안다는 것에 더 화가 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정적인 감정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이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과는 무관한 것 같습니다. 지금 상태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내려놓으려면 좀 더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아요. 믿음의 영역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길이 옳은 길이라고 믿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진짜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무언가를 믿어야 합니다. 항상 그..

[법륜스님의 하루] 서로를 적대시하는 남한과 북한 정부를 보면 답답합니다. (2024.08.10.)

최근 남북 갈등이 심화되면서 언제라도 국지전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나 북한 정부가 상대에게 보이고 있는 태도나 대처를 보면 매우 극단적이라서 답답함과 불신이 생겨납니다. 이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지 궁금합니다. 오늘 통일의병으로 임명을 받게 되는데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으려면 일상생활 속에서 어떤 태도와 실천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현재의 한국 정부는 소위 말해서 보수 정부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보수 정부가 갖는 국가 전략은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을 더 안전하게 할 것인가’ 하는 명분에 대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서 권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미국도 다른 나라도 보수 정부가 갖는 국가 전략은 모두..

[법륜스님의 하루] 중증장애를 가진 아이를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면 숨고 싶습니다. (2024.08.09.)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제 삶은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때 부모님의 이혼, 사춘기 시절 아빠의 재혼은 미성숙했던 제게 큰 고통이었고, 결국 고등학교 때 집을 나와 친엄마와 살았습니다. 하지만 친엄마께서도 제 또래의 딸이 두 명 있는 분과 재혼을 하시면서 크고 작은 트러블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성장 과정을 거치며 제가 다짐했던 건 '나는 나중에 절대 이혼하지 않고 내 가정을 이루어서 행복하게 살아야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했고, 예쁜 아이만 낳게 되면 여느 가정처럼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아이는 생후 50일경 염색체 돌연변이로 희귀 난치성 뇌전증이라는 병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중증 장애인 판정을 받았고, 앞으로 50세가 넘어서도..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아빠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딸을 어떡하면 좋을까요? (2023.04.28.)

저는 고1 딸아이가 있습니다. 딸은 학업과 미래의 삶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자기 인생은 아빠 때문에 이미 망쳤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아무 선택권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친구들에 대해서도 그저 들어주기만 하고, 맞춰주기만 하는 성격이 되었다고 합니다. 자기를 이렇게 만든 아빠가 너무 원망스럽다고 합니다. 아빠의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 대화조차 하지 않습니다. 어른이 되는 게 두렵고 죽고 싶다고도 합니다. 제게는 다음 생에는 만나지 말자고도 합니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다가, 고등학교 졸업하면 독립할 테니 그때까지만 기다려 달래요. 지금은 병원에서 미술치료를 받고 있는데 남편은 딸이 달라지는 게 없다면서 말립니다. 오빠처럼 어릴 때 확 잡았어야 했는데 그때 말렸다고 저를 탓합니다. 남편 편..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내가 했던 일을 모두 부정하는 후임자가 밉습니다. (2023.04.27.)

화내지 않고, 방긋 웃고, 미워하지 않고, 사랑하고, 이해하며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직장에서 대표직을 오랫동안 했습니다. 한 달 전에 후임자에게 17년을 해온 대표직을 인계해 주었습니다. 저는 법과 절차에 따라 하등의 하자 없이 꾸준히 일해왔습니다. 새로 대표가 되신 분은 제가 데리고 있던 직원이었습니다. 평소에 애정을 주었던 사람이라서 제가 출마하지 않고 그 사람을 밀어줬는데 한 달 사이에 제가 이루었던 공과 적법하게 했던 일들을 전부 부정하고 틀렸다고 말합니다. 전임자가 했던 것을 거부함으로써 본인이 두각을 나타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하나의 인연으로 생각해서 미워하지 말고 사랑해야 할까요? 지금 그 사람이 보기도 싫고 상대하기도 싫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하면..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것이 부담스러워요. (2023.04.26.)

정토회에서 마음 나누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 여기 나의 마음 상태를 내어놓아 부정적인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자신의 마음 상태를 타인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새벽 수행 후 마음 나누기를 공유하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고, 숙제처럼 느껴져 정확한 마음 내어놓기가 안 되고 있습니다. 어떤 관점으로 마음 나누기를 해야 좀 더 편안한 나누기가 될까요?//   질문자가 마음 나누기를 안 하고 생각 나누기를 하려고 하니까 부담이 되는 거예요. 만약 기도하는 도중에 기도하기가 너무너무 싫었다면 이렇게 마음 나누기를 올리면 됩니다. ‘오늘 기도가 너무너무 하기 싫었는데 억지로 했습니다.’ 반대로 참 좋은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었다면 그걸 나누면 됩니다. 생각보다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 더 간단하기 때..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수행을 제대로 못해서 괴로워요. (2023.04.25.)

제가 수행을 하기 전에는 다른 사람들 때문에 괴로웠는데 수행을 하고 나서는 오히려 나 때문에 괴롭습니다. 한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하고 동료들과 자꾸 트러블이 생겨서 회사를 그만둔 후 정토불교대학을 다니면서 수행도 시작하고 괴로움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3개월 전부터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똑같은 상황이 또 발생했습니다. 동료들과 트러블이 생겼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내가 수행을 시작했으니까 수행의 방식으로 한번 풀어보자고 도전을 해봤습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처음에는 엄청 힘들었지만 매일 108배를 하면서 연습을 하니 괴로움이 조금 줄어들긴 했습니다. 처음에는 상대방 때문에 내가 괴롭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내가 원하는 만큼 내가 못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번에는 그것 때문에 또..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후회하는 아들을 보면 괴로워요. (2023.04.24.)

올해 26세인 아들은 인성 바른 모범생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공익근무를 하다 엄지손가락이 뒤로 넘어가는 의료사고를 겪은 뒤 사람이 달라졌습니다. 타인을 탓하고 과거를 후회하며 부모를 원망합니다. 다니던 학교도 휴학했습니다. 남편이 혼을 내고 난 이후에는 아버지와 관계도 단절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얼마 전에는 휴대폰이 망가져 초등 여학생에게 휴대폰을 빌리려다가 그 부모에게 고소를 당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다행히 무죄로 밝혀졌지만 아들은 카카오톡에 중요한 내용 10년 치가 사라졌다며 괴로워하고 집착하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잠이 듭니다. 상담도 권해보았지만 거부하고 집에만 있습니다. 이런 아들을 보기가 몹시 괴롭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아들을 도와야 예전처럼 남과 어울리며 밝은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하나를 놓쳐요. (2023.04.23.)

저는 35세 가정주부인데 공부를 좀 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다시 일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어느 하나에 집중하면 자꾸 다른 하나를 놓치게 되는데 둘 다 놓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것은 질문자만 그런 게 아니고 모든 사람이 다 그렇습니다. 개인이나 단체에서 가지고 있는 역량은 일정한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 역량을 한 곳에만 집중한다면 효과가 극대화될 것입니다.  그런데 역량을 두 곳으로 나눠서 집중하게 되면 각각 절반의 효과가 나게 되죠. 그러면 이것도 저것도 다 부족해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렇게 보이는 것은 욕심 때문에 그렇습니다. 자기가 가진 역량은 100밖에 안 되는데 200이라고 착각해서 결과에 대해서 자꾸 욕심이 나는 것입니다. 100이라는 역량을 ..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자녀들이 서로 싸울 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죠? (2023.04.22.)

중학생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자녀가 다툴 때 부모가 어떤 관점으로 지켜봐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쌍둥이 남매가 잘 지내다가도 한 번씩 큰 소리로 싸우곤 합니다. 대부분은 내버려 두지만 제가 집중해서 일해야 하거나, 좁은 차 안에서 큰 소리로 싸움이 나면 저까지 감정에 휩싸여서 큰소리를 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싸움에 원인을 제공한 아이를 많이 혼내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후회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싸울 때 현명하게 다스리는 방법이 있을까요?//  애들은 서로 싸우는 게 정상입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의 자녀하고도 싸우잖아요? 어른인 부모도 애들과 싸우는데 애들끼리 서로 싸우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엄마도 애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큰소리를 치듯이 애들도 자기 마음에 안 들기 때문에 큰소리..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가까운 선배에게 자꾸 열등감이 생겨요. (2023.04.20.)

저는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데요. 저보다 잘하고 여유 있다고 느껴지고 다른 주위 사람들까지 도와주는 선후배들을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학업만으로도 벅차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에 앞서 제 일도 그럭저럭 해내고 있는 수준입니다. 열등감이 점점 커져서 스스로가 작게 느껴지고 선후배들을 만나면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몸이 경직됩니다. 올해 초에는 제가 맡을 예정이었던 학생회 회장 자리를 선배가 맡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힘이 들까 봐 선배가 대신 맡았다는 얘기를 듣고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들었지만 동시에 제가 선배만큼 일을 잘 못한다는 열등감이 올라와서 도리어 ‘왜 선배가 그 일을 가져갔나?’ 하고 선배 탓을 하게 됩니다. 선배가 저를 도와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제 수준에서 회장..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화를 다스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2023.04.19.)

나이가 들면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화가 조금은 안정되어야 하는데 때로는 이 화를 제가 인지하면서도 감정 조절이 안 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직원들을 대할 때나 집에서도 그렇습니다. 화를 조절하기 위해서 책도 읽어 보고, 어설프지만 명상도 좀 해 보는데, 조절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화를 잘 다스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조절하는 방법은 응급치료에 불과합니다. 솥에 물을 담아 놓고 아궁이에 불을 땐다고 합시다. 불을 계속 때면서도 물이 안 끓도록 하는 방법이 없느냐고 물으면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물론 한두 번은 가능해요. 위에서 무거운 것으로 누르거나 뚜껑을 열고 물을 부으면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물이 또 끓습니다. 근본적인 해법은 아궁이에 불을 빼내는 것입니다. 마..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부모님 사이에 불화가 생길 때 너무 답답해요, 어떡하죠? (2023.04.18.)

저희 부모님 사이에 불화가 있어서 제가 어렸을 때부터 중재를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부모님 사이에 불화가 생겼을 때 제가 나서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습니다. 항상 당신들 주장만 하셔서 화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저는 막말로 정말 돌아버릴 것 같고 미칠 것 같아요. 평소에 부모님 두 분 모두 저한테 잘 해주시는데 두 분 사이에 불화가 생겼을 때 제가 나서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되는 게 문제에요. 주변 사람들은 부모님 사이의 문제는 너와는 별개이므로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데, 저는 자식으로서 부모님 사이에 불화가 있는 게 너무 보기 싫고 답답하고 미칠 것 같아요.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제가 들어보니까 아무 일도 아니네요. 왜냐하면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불화를 본인이 해결했다고 했잖..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평생 저지른 잘못을 참회하고 싶어요. (2023.04.17.)

제가 올해 나이가 칠십인데 살면서 저지른 수많은 잘못이 있습니다. 특히 세 가지 잘못이 요즘 저를 아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첫째, 부모님에 대해 효도를 못했습니다. 살아오면서 항상 부모님께 심려만 끼쳐드리고 마음 한 번 편하게 못 해 드린 것이 저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둘째, 저와 같이 50년 동안 같이 산 아내의 속을 많이 썩게 했습니다. 이제 와서 보니까 너무 미안합니다. 제 아내 정도나 되니까 저하고 이렇게 평생을 같이 살았지 세상에 어떤 여자가 저 같은 사람을 데리고 살아줄 것인지 생각하면 정말 고맙습니다. 셋째, 아들이 둘 있는데 아비로서 올바른 길을 걸어가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모나지 않고 남한테 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회사에서 저에 대한 평가가 많이 떨어졌어요. (2023.04.16.)

회사에 다니며 높은 위치까지 올라왔습니다. 모든 목표를 달성했는데 지난달부터 갑자기 성과에 대한 평가가 다 떨어졌어요. 회사에 항의도 해봤지만 회사의 답변을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그래서 지금 너무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있어요. 젊은 나이에 높은 위치에 올라갔고, 앞으로 5년 계획도 다 세워놓았는데, 지금은 방향을 찾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져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없습니다. 젊은 나이에 남보다 먼저 높은 지위에 올랐다는 것은 잘한 일 아닙니까? 흔히 말하듯 성공을 한 것입니다. 다만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 안 됐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만약 어떤 사람이 한 정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되어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선거에서 떨어졌다고 합시다. 그 사..

[스님의하루 다시보기] 조울증인 오빠가 난동을 부려서 언니가 괴로워해요, 어떡하죠? (2023.04.14.)

저에게는 친정 오빠가 있습니다. 군대 생활 중에 머리를 심하게 다쳐서 20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조울증 정신질환자로 살고 있어요. 저는 막내인데 큰언니는 수년 전부터 오빠의 만성적인 정신 질환으로 지쳐서 연락을 아예 두절했습니다. 오빠는 29세 때 결혼을 해서 아들 하나가 있고요. 이혼한 상태인데 아들도 수년간 지쳐서 최근에 이사를 하고 아버지와 소통하지 않습니다. 저는 외국에 이민을 온 지 16년이 되었고 오빠는 유일하게 남은 가족인 둘째 언니의 사업장에 수시로 찾아가서 난동을 피웁니다. 언니는 사업을 하면서 늘 오빠 때문에 혼자 괴로워하고 힘들어합니다. 예전에는 오빠가 난동을 피우면 저에게 연락해서 하소연이라도 했거든요. 그런데 몇 개월 전부터는 오빠 때문에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고 합니다. 혼자만 ..

[스님의하루 다시보시]불교의 연기법을 일상에서는 어떻게 체험하죠? (2023.04.13.)

연기법에 대해 공부할 때 물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머리로는 이해가 되거든요. 그런데 막상 사람들과 만날 때는 연기법이 경험되지 않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법륜스님께서 설명해 주신 대로 명상을 하다 보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일상에서도 제 마음을 잘 알아차리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연기법은 경험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싫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경쟁하려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그럴 때마다 ‘아, 내가 머리로만 이해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부처님 당시에는 모든 존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과학적 증명이 없었는데도 부처님은 연기법을 깨달으셨잖아요? 부처님은 어떻게 연기법을 깨달으셨고, 현실에서는 어떻게 적용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연기되어 있다고 말할..

[법륜스님의 하루] 어떤 상황 속에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방법. (2024.07.25.)

저는 주변에 인복은 없이 일복만 많습니다. 남자들이 많은 조직에서 일하고 있는데, 항상 남자 못지않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서 열심히 일합니다. 기껏 고생해서 성과를 내도, 실적 가로채기를 당하거나 오히려 동료들로부터 시기 질투를 사서 왕따 당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좌절감에 의욕을 상실하고, 우울, 불안한 감정이 올라와서 살기가 싫었습니다. 이런 카르마를 벗고 변화된 삶을 살고자 정토회에 들어와서 매일 정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문제가 나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고 ‘내 탓이다’ 하며 참회 기도를 하고 있자니 자꾸 의기소침해집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있으면 삶에 의미가 없는 것 같고, 남들을 기쁘게 하는 일이 좋았는데 에너지를 발휘하지 못하니 위축감이 듭니다. 그러다가 주변으로부터 조금만 인정..

[법륜스님의 하루] 사주를 보고 나니 괜히 마음이 불안합니다. (2024.07.24.)

저는 수행자이지만 철학관을 한 번씩 찾습니다. 이번에도 부적을 쓴 지 일 년이 되어 철학관을 찾았습니다. 사위가 정육점을 하고 있어 다루는 게 칼이다 보니 걱정되어 부적을 주문하고 같이 간 딸의 이름도 개명하게 되었습니다. 딸의 이름을 절에서 공부하시는 분이 작명해 주셨는데 안 좋다고 합니다. 개명하면 부부 사이도 좋아지고 부자로 산다고 해서 개명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사주를 안 보려고 하다가 결국 보게 되었는데 음력 8월에는 집 주위를 벗어나지 말라고 합니다. 조카 결혼식도 있는데 괜히 불안합니다. ‘철학관에 줄 돈을 JTS에 기부하면 좋은 일에 쓰일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이런 마음을 어떻게 다잡아야 할까요?//  큰 부작용이 없다 싶으면 그냥 본인이 하고 싶으면 하세요.  골프를 ..

[법륜스님의 하루] 토지 분쟁으로 걱정이 많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죠? (2024.07.23.)

수자타 아카데미에 또 토지 분쟁이 생겼습니다. 상카시아 담마 센터에도 토지 분쟁이 있고요. 그리고 저희 집안에도 저와 가족 간에 땅 분쟁이 있어서 마음속에 걱정이 많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이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다 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올바르게 행동해도 다른 사람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이들은 억지를 써서 주장을 하고 목소리를 높이면 뭔가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면 그 일 하나로 끝이 나는 게 아닙니다. 무조건 찾아가서 행패를 부리고 떼를 쓰면 된다는 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소문이 나서 일이 더 복잡해집니다. 계약 서류가 정확하게 갖춰져 있다면 일단 대화로 풀어가는 게 우선입니다. 그러다가..

[법륜스님의 하루]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2024.07.22.)

지금 한국 사회는 거의 가속 사회라고 할 만큼 굉장히 빠른 사회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한 가지를 말한다면 저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위기는 기후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나와 너를 떠나서 자본과 노동자를 떠나서 한국과 일본을 떠나서 사람과 다른 생명을 떠나서 모든 존재들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 한국 사회가 빠르게 변한다는 게 무엇을 향해서 변화하는 건가 되묻고 싶어요.  단기적으로 보면 지금 한류 열풍이 불고, 한국의 기술 발전이 좋아 보이지만, 이것은 모두 기후 위기 극복에 반하는 발전 방향이기 때문에 저는 바람직한 변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거대한 변화에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제국주의..

[법륜스님의 하루] 수행해서 행복해졌지만 과거로 돌아갈까봐 두렵습니다. (2024.07.21.)

저는 요즘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평온함과 평화를 많이 느낍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항상 다른 생각이 들어요. 저는 예전 습관으로 돌아가는 것이 두렵습니다.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하는데도 불구하고 가끔 힘이 빠지는 제 모습을 볼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일종의 좌절감이 들기도 합니다. 수행정진은 정말 효과가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정신적 고통이 많이 완화되었고 참회를 하고 나면 확실히 많은 일이 더 쉬워지고 기분이 훨씬 좋아집니다. 흔히 말하는 평정심이 느껴지고 몇 주 동안은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하지만 항상 원래의 패턴으로 다시 돌아갈까 봐 걱정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습관적인 패턴을 깨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왜 그렇게 어려운가요?//   어떤 일을 처..

[법륜스님의 하루] 괴로움은 싫어하는 마음에서 생겨납니다. (2024.07.20.)

불교 공부를 하면서 모든 괴로움은 다 내 마음이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힘든 것이 없다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힘들 때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어떻게 힘든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까?//  힘들 때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힘들다고 해서 괴로운 것은 아니에요. 부처님의 가르침인 열반은 괴롭지 않은 상태에 이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계단을 많이 올라가면 힘이 드는 것이 맞습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면 힘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이 괴로운가, 안 괴로운가 하는 문제입니다. 배고픈 어린아이에게 음식을 주기 위해서 내가 무거운 짐을 지고 갈 때 힘은 들지만 괴롭지는 않습니다.  여기 있는 수행자들을 위해 부엌에서 100명의 음식을 만드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

[법륜스님의 하루] 남을 도우며 살수록 부모님 가슴에 못을 박게 됩니다. (2024.07.19.)

베트남에 온 지 3년 차가 됐는데 아무래도 친구도 없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어떻게 살아야 될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제 스스로를 돌이켜 보니까 굉장히 배부른 돼지처럼 살고 있더라고요. 그러다 베트남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다니다 보니까 이타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점점 강해지면서, 봉사활동을 취미생활로 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제 인생 전체를 타인을 위해 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회사에 사표도 내었고 다음 주까지 근무합니다. 조그마한 자선 단체를 하나 만들면 엔도르핀 솟으면서 즐겁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8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다가 직장을 벗어나서 첫발을 떼려고 하니까 굉장히 무서운 것도 있어서 스스로 배수진을 쳤습니다. 남을 돕기 위해 필요한 최소 금액..

[법륜스님의 하루] 엄마와 자주 다투어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2024.07.17.)

저는 엄마와 자주 다툽니다. 제가 보기에는 엄마가 좀 감정적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주로 사소한 일로 다투는데 그로 인해 엄마도 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엄마와 제가 어떻게 하면 다투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주로 어떤 상황에서 다투는지 예를 한번 들어보세요. 어떤 오해인지 예전에 있었던 일 하나를 예로 들어서 구체적으로 말해보세요. 엄마와 다툼이 있었던 당시에는 그 일이 중요하게 여겨졌기 때문에 질문자가 화를 내거나 말다툼을 벌였을 겁니다. 그런데 지나놓고 보니까 무슨 일인지 기억도 안 난다고 한다면 그게 중요한 일입니까? 중요하지 않은 일입니까? 앞으로 다툼이 생길 때마다 ‘이 일도 지나놓고 보면 별로 안 중요 할 거야’하고 생각해 보면 어떻겠어요? 질문자가 순간적으로..

[법륜스님의 하루] 집착을 내려놓으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까요? (2024.07.16.)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기대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것은 일에 더 매진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성취하는 강한 원동력이 됩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성공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그러면 자유롭고 행복해진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좋지만, 좋은 성과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경쟁에서 뒤처지고,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게 되면 결국에는 불행해질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질문자가 생각하는 대로 본인이 세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노력하면 됩니다. 그런데 질문하는 내용에 모순이 좀 있어요. 예를 들어, 여기 뜨거운 물건이 있다고 합시다. 색깔이 빨갛고 보기 좋아서 갖고 싶은 마음에 손으로 딱 집었어요. 뜨거우니까 집는 ..

[법륜스님의 하루]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을까요? (2024.07.15.)

저희 재단에 많은 활동가들이 있는데요. 가족들로부터 좋은 대학을 나왔는데 왜 그 정도 돈밖에 못 버느냐는 압박을 받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과 비교를 많이 당해서 위축감을 느끼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활기차게 활동을 해나갈 수 있을까요?//  한국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높은데,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친 경쟁 때문입니다. 결혼을 할 때도 상대방의 직장이나 집안이 좋지 않으면 결혼을 안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식을 낳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이를 남부럽지 않게 잘 키워야 한다’ 하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습니다. 저는 한국의 여러 대학을 다니면서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자꾸 남과 비교하기 때문입니..

[법륜스님의 하루] 엄마는 저를 버리고 집을 나갔지만, 저는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고 싶어요. (2024.07.14.)

저는 지금 임신 8개월 차입니다. 저의 고민은 제가 임신한 이후로 문득문득 어릴 때의 상처가 떠올라서 너무 힘이 든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 저의 엄마는 어린 저희를 두고 집을 나가셨고 현재는 재혼을 해서 재혼한 남자의 자식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몇 번 연락이 왔는데 제가 더 이상 상처받기 싫어서 인연을 끊었습니다. 저도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더욱더 엄마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가고 어릴 때 사랑받지 못한 제가 너무 안쓰러워서 가끔씩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납니다. 저는 제 아이에게만큼은 부모로서 상처를 주고 싶지 않습니다.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제가 어떻게 하면 아이를 사랑으로 키울 수 있을까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어떤 연습을 해야 할까요?//  개가 새끼를 낳아서 키울 때 새끼..

[법륜스님의 하루] 아들은 도박에 빠지고, 며느리는 친정으로 가고, 손녀는 어떡하죠? (2024.07.11.)

저는 갑자기 도박에 빠져버린 아들 때문에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들의 가정 또한 금이 가고 며느리는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갔습니다. 세 돌이 된 손녀는 2주에 한 번씩 아빠를 보러 왔다가 헤어질 때마다 이산가족보다 더한 눈물바다가 됩니다. 아들이 하루빨리 정신을 차려서 소소한 행복이 다시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지금 아이가 겪고 있는 불안한 심리가 너무 걱정됩니다. 손녀를 제가 키워도 괜찮을까요?//  자식이 부모 뜻대로 안 되어서 힘들다 하는 것이 이해는 됩니다만 내 뜻대로 다 될 수가 없는 게 원래 우리의 인생이 아닐까요? 내가 낳고 키운 자식도 내 마음대로 안 되고 나와 같이 사는 남편과 아내도 내 마음대로 안 되고 나를 낳고 키워준 부모도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입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