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4594

[법륜스님의 하루] 스님은 무슨 재미로 사나요? (2023.09.22.)

안녕하세요. 저의 아내가 스님의 왕팬입니다. 부인이 스님의 법문을 듣고 저한테 얘기를 해 주면, 인간 문제에 대한 스님의 분석이 제 생각이랑 항상 일치하는 것을 느낍니다. 스님께 드리는 제 질문은 스님에게는 인생의 재미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스님이니까 섹스도, 술도, 담배도, 도박도 안 하시고 간단한 음식만 드시고, 삼겹살도 안 드시고요. 아내의 말에 따르면 스님은 예술이나 음악, 운동, 게임에도 별로 관심이 없으시다고 하던데 스님은 무슨 재미로 사시나요?// 특별히 재미있는 건 없습니다. 꼭 재미가 있어야 합니까?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저에게는 재미없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 재미없다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뭐든지 주어지면 합니다. 왜냐하면 특별히 재미없는 게 없으니까요. 또한 특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68. 퇴직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앞으로 1년 반 정도 지나면 정년퇴직할 예정입니다. 퇴직 후에 뭘 하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낯선 미래가 궁금해서 불안 어떻게 하면 은퇴 이후에 좀 더 당당하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네, 저는 질문 들으면서 좀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어요.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는 사람이라면 지금까지 늦잠도 자고 뭐 놀러 다니다가 직장 들어가면 아침에 출근도 제시간에 해야 하고 주말 빼고는 회사에 묶여 있어야 하니 ‘아이고 이걸 내가 어떡하지?’ 이렇게 걱정이 좀 된다 이러면 이해가 되는데 직장에 쭉 다니다가 은퇴해서 그만두고 노는 시간인데 ‘노는 게 걱정이다’ 그게 왜 걱정인지 잘 모르겠네요. 아침에 늦잠 자도 되고 출근 안 해도 되고, 잔소리 안 들어도 되고 누구 아랫사람 관리 안..

[법륜스님의 하루] 내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늘 불안합니다. (2023.09.21.)

저는 뭐든지 열심히 하는 스타일입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일도 열심히 합니다. 지금 한국에서 교수로 일을 하고 있고 안식년을 맞아서 1년 동안 미국에 나오게 됐습니다. 운 좋게 좋은 학교에 오게 돼서 주변에 훌륭한 학자분들도 많이 만나다 보니까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좋은 성과가 나오고 실적이 날 때는 괜찮은데 생각보다 실적이 안 나올 때는 마음이 좀 힘듭니다. 특히 좋은 대학에서 연구하는 훌륭한 분들을 보면 위축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40대 중반이 되니까 집중력과 기억력도 떨어지는 게 느껴집니다. 제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늘 불안한데, 어떤 마음으로 지내면 좋을까요?// 안식년을 미국으로 오지 말고 베트남이나 스리랑카 이런 곳에 가셨으면 오히려 좋았지 않았나 싶네요. 질문자가 ..

[법륜스님의 하루] 베풀고 나면 이용당했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안 좋습니다. (2023.09.20.)

제 질문은 베푸는 행위에 대한 것입니다. 베푸는 것과 이용당하는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죠? 저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주어야 하는 가족과 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것이 불균형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제가 주는 모든 것에 대해 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우리는 상대에게 베풀 때 어떤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도 칭찬을 받겠다든지 내가 베푼 호의를 알아봐 주기 바란다든지 어떤 기대를 갖게 됩니다.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실망을 하게 되고 상대방과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사랑이 미움의 씨앗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이 고통으로 되돌아오지 않으려면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지 않으면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괴로움..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과 남자친구, 둘 다 사랑합니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요? (2023.09.19.)

저의 질문을 요약하자면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길고 복잡하고 슬프고도 끔찍한 제 이야기를 짧게 말씀드리자면 남편은 마약 중독자였고, 그 와중에 저는 바람을 피웠습니다. 남편은 중독 치료를 마쳐서 지금은 괜찮아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새로운 남자친구가 있는데… 문제는 제가 남편도 남자친구도 둘 다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스님께서 누구를 선택하라고 알려 주시리라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선택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남편은 어릴 때부터 함께 해온 사람이고 결혼 12년 차입니다. 함께 낳고 기른 아이도 세 명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같이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시 불행해질 수도 있고 앞으로 행복할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남편 없이 새로운 남자친구와의 삶..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오프라인 즉문즉설이 드디어 시작됩니다!

안녕하세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렇게 강당에서 정말 웃으면서 대화 나누던 것은 중단이 되고 온라인으로 즉문즉설을 계속해 왔습니다. 온라인으로 즉문즉설을 하니까 좋은 점도 많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집에서, 방에서 이렇게 볼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아마 누워서 듣거나 설거지하면서 듣거나 아마 이런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장소에 구애를 안 받아서 항상 장소에 사람이 텅텅 빌까 그렇지 않으면 너무 많이 와서 돌아갈까 이런 조마조마한 점이 준비하는 분에게는 늘 있었는데 뭐 이런 것도 이제 없어졌습니다. 많이 오든, 적게 오든 구해도 받지 않고. 또 질문하시는 분이 긴장도 좀 덜 되고요. 자기 방에서 자기가 혼자서 질문을 하니까. 이렇게 좋은 점도 있었지만 한계도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이렇게 박수치고 웃고..

[법륜스님의 하루] 직장 동료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2023.09.18.).

저는 미국에 온 지 21년째 되었습니다. 미국인들과 함께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자주 버겁게 느껴집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처럼 언어를 구사할 수 없는 것이 속상할 때가 많고 직장 동료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회사 미팅이 제가 계획한 대로 마무리되지 않거나 제 의견이 수렴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제 언어적 한계를 탓하고 저를 깔아뭉갭니다. 저는 여기서 결혼도 했고, 미국이 평생 제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앞으로 한국에 돌아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어떤 마음으로 수행해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지금 자식이 있어요? 만약에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라면 얼굴이 한국 사람처럼 생겼다 하더라도 언어의 문제가 있겠어요? 없겠어요? 그런데 질문자는 한국에서 한국말을 쓰다가 ..

[법륜스님의 하루] 어머니 간병을 17년 하고 이제 아버지 간병을 하는데 너무 지칩니다. (2023.09.17.)

어머니가 당뇨 합병증으로 심장이 나빠져서 17년 정도 투석하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어머니 케어를 전담하다 보니까 어머니의 힘든 모습을 다 지켜봐야 했었고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솔직히 슬픔보다는 어머니가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버지 차례예요. 얼마 전에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치매가 왔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제가 더 이상 예전의 건강한 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제가 치매 걸리신 아버지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 외에 가족이 더 있습니다. 오빠도 많이 도와주고 있고, 착한 조카도 있어서 할아버지를 잘 케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버지를 간병하는 것이 부담이 ..

[법륜스님의 하루] 욕심부리는 상대를 어떻게 바라보는 게 수행일까요? (2023.09.16.)

저는 캐나다에 산 지 한 10년 정도 됐는데요. 이번에 코로나를 겪으면서 혼자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감정적인 기복을 많이 겪었는데 스님의 법문을 통해 많은 치유를 받았습니다. 현재는 어떤 환경이나 조건에서도 괴롭지 않은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님의 법문 중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내용이 나를 알아차리라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욕심을 부리고 있지는 않는지 내가 좋은 것만 취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 나의 문제인데 타인을 탓하고 있지는 않는지 내 선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건 아닌지 등 저의 본심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차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건 알아차림이 아니에요 당연하죠. 질문자가 말하는 것은 굳이 알아차릴 필요가 없을 만큼 당연히 일어나는 마음과 행동입니다..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아이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무조건 다 맞춰 줘야 하나요?

스님의 즉문즉설 들으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심리적 안정과 자립심을 키우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들었는데요. 아이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 아이가 원하는 대로 다 맞춰 주는 게 맞을까요?// 그러니까 그런 잔머리 굴리면 엄마 되기가 어렵습니다. 어미 개가 새끼가 젖을 오래 빤다고 ‘이래서 이게 자립이 되나?’ 이런 잔소리 안 합니다. 젖을 오래 빨면 오래 빠는 것도 있고 일찍 떼면 일찍 떼는 것도 있고 이렇게 내버려 두는 거지. 그러니까 애가 하나 있든, 둘 있든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면 애들은 다 저절로 돼요. 그리고 네 살짜리 애한테 뭘 벌써 버릇을 고치고 어쩌고 해요. 그냥 애 원하는 대로 해주고 엄마가 봤을 때 아니다 하면 그냥 안 해 주면 돼요. 화내고 짜증내지 말고. 장난감 총 사달라 그러면 ..

[법륜스님의 하루] 여성으로서 차별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듭니다. (2023.09.15.)

스님께서는 고통의 원인을 깨닫는다면 그것을 자유롭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고통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상을 포기하고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어렵습니다. 제 질문은 어떻게 하면 나의 시각을 바꿔서 현실을 더 잘 받아들이고 겪고 있는 고통을 줄이면서 동시에 긍정적인 방식으로 세상에 기여 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입니다.// 두 발을 땅에 딛고 멀리 보면 됩니다. 그리고 한 발 한 발 걸어갑니다. 눈으로 멀리 보는 것은 이상입니다. 두 발을 땅에 딛고 한 발 한 발 걷는 것은 현실입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아무런 모순이 없습니다. 이상과 현실에 서로 차이가 있다고 괴로움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멀리 보기만 하고 걷지 않는다거나 눈을 감고 서 있기만..

[법륜스님의 하루] 아내가 자녀 교육을 위해 취미 시간을 줄이라는데, 어떡하죠? (2023.09.14.)

제가 테니스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인데요. 대학교 때부터 열심히 테니스를 쳤고, 동호회 활동도 열심히 하다가 14년 전에 사랑하는 와이프를 만났습니다. 테니스를 아주 좋아해서 최소한 일주일에 세 번씩 세 시간씩 테니스를 칩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와이프가 일주일에 한 번만 치라는 거예요. 중학생 아들이 있는데 아빠가 집에 있어야 아들 교육이 잘 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취미가 테니스인데 그걸 하지 말라고 하니까 마음이 너무너무 무겁고 아픕니다. 하지만 와이프의 의견을 존중해서 일주일에 한 번만 테니스를 쳐왔습니다. 그 대신 와이프가 낮에는 테니스를 쳐도 된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댈라스가 낮에는 너무 더워서 테니스를 치기가 힘듭니다. 밤에 테니스장에 가야 사람들을 만나서 테니스를 ..

[법륜스님의 하루] 사주팔자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걸까요? (2023.09.13.)

스님께서는 사주팔자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과학적 근거가 있습니까?// 2600년 전 부처님 당시에는 인간의 불평등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당시 인도 사람들은 전생에 지은 카르마 때문에 불평등이 생긴다고 이해했습니다.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태어날 때 생년월시의 차이 때문에 불평등이 생긴다고 이해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이것은 신의 뜻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즉, 사주팔자는 그 당시 조건에서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학은 오늘날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에는 과학적인 방식이 가장 쉽습니다. 그러나 훗날 시대가 바뀐다면 과학적인 방식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주팔자가 과학적인지 묻는 질문에는 과학적인 것은 무조..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67. 집에 들어가면 투명인간 취급을 받습니다

저는 이혼을 꿈꾸고 있습니다 혼자 제 행복하기 위해서 앞을 보고 가는 게 좋은 건지 집에 들어가서 또 주눅 들면서 투명 인간처럼 살아야 되는지// 재산은 누가 가지고 있어요? 그럼 자기 소유의 재산은 어떻게 돼요? 부모님의 소유로 돼 있어요? 왜 자기에게 맡겨 놓으면 자기가 팔아먹나? 원래 아버지 거였어요? 아니 원래 아버지 건데 증여로 받은 거예요? 내가 돈을 벌어서 산 거예요? 그런데 서류는 자기 이름으로 돼 있고 그 서류는 아버지가 가지고 있고. 연세가 얼마세요? 86세. 그러면 현재 그건 놔놓고 거기 나오는 세는 누가? 자기는? 그러면 부인은 따로 수입이 없고? 그러면 현재, 뭐 조금 별거해서 생활하면 되잖아요. 근데 왜 집에 가면 왜 투명인간 취급을 받죠? ... 그러면 일단 출퇴근 시간이 서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66. 지금 연애 중인데요. 13살 연하 남친이 있어요

저는 지금 연애 중인데요 13살 연하 남자친구가 있어요. 처음 만날 때 조건이 남자친구가 소개팅을 하거나 다른 여자친구가 생기면 제가 그냥 양보하기로 하고 시작했는데 1년 만나다 보니 사람이 너무 괜찮다 보니 이제 사람이 욕심이 생기잖아요// 근데 이렇게 연령 차이가 남자가 나이가 많고 여자가 나이가 적든 여자가 나이가 많고 남자가 나이 적든 이거는 똑같아요. 트럼프하고 트럼프 부인이 25살 차이입니다. 근데 마크롱하고 마크롱 부인이 여자가 25살 많습니다. 13살도 아니고 몇 살? 25살. 근데 트럼프하고 부인에 대해서는 아무도 문제 제기를 안 하는데 마크롱 부부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다 뭔가 이상하다고 자꾸 문제 제기하거든요. 왜냐하면 마크롱 고등학교 친구의 엄마를 좋아해서 그걸 이혼시키고 결혼을 했거..

[법륜스님의 하루] 소비주의 문화 속에서 어떻게 검소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2023.09.12.)

검소한 생활을 하는 것과 소비를 줄이는 것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현재 저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는 여러 뉴스, SNS, 음식, 알코올 문화 등의 영향으로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저희가 검소한 생활을 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적게 먹으면 건강에 좋습니다. 방이 작으면 청소하기 쉽습니다. 많이 걸으면 건강해집니다. 소비를 줄이면 돈을 덜 쓰게 되니 많은 돈을 벌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소비를 줄이기 위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소비를 줄이면 내 삶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소비를 줄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담배를 피우는 게 쉬울까요, 안 피는 게 쉬울까요? 담배를 피우려면 우선 담배를 살 돈을 벌어야 합니다. 담배를 사고, 봉투를 뜯고, 담배를 빼내서 입에 물고, 불을 붙..

[법륜스님의 하루] 실수를 할 때마다 후회가 되고 괴롭습니다. (2023.09.11)

나이가 들면서 생긴 후회들을 되돌아보니 정신 건강과 우울증도 함께 거론이 됩니다. 후회하는 마음이 정신 악화와 관계가 있을까요?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 사람은 잘못할 수도 있습니까? 아니면 항상 잘하기만 합니까? 질문자는 예수님이나 부처님처럼 자신이 성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잘못할 수도 있는 일을 잘못한 것인데 왜 후회를 합니까? 질문자가 과거의 일을 후회한다는 것은 잘못하지 말아야 하는데 잘못했다는 뜻인가요? 질문자는 잘못을 해서는 안 되는 사람입니까? 당신은 잘못할 수 있는 사람입니까? 잘못하면 안 되는 사람입니까? 실수를 견디기가 벅찬 이유는 내가 잘못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 그것도 지나간 뒤에 그런 생각을 하지 그런 일이 있기 전에는 그런 생각..

[법륜스님의 하루] 매니저가 되니 직원들을 관리하는 게 힘들어요. (2023.09.10.)

제가 미국에 온 지 한 5년 정도 됐습니다. 처음에는 취직을 못하고 힘들게 있다가 어렵게 취직을 하였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인정을 받아서 지금은 매니저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매니저 일을 하다 보니까 직원들 관리가 무척 힘듭니다. 팀원 중에서 어떤 사람은 그냥 시간만 때우다 가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굉장히 열심히 일하는 분도 있습니다. 여러 직원들을 보면서 제 안에 온갖 마음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걸 보게 됩니다. 특히 그냥 시간만 때우거나 다른 분한테 일을 미루는 사람을 보면 너무 화가 납니다. 또 그 사람의 일을 제가 커버해야 되는 상황이 될 때도 있습니다. 반대로 실력이 뛰어난 후배들을 보게 되면 저도 모르게 막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 혹시나 내 자리를 놓치게 되지나 않을까..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돈을 안 쓰고도 즐거울 수 있나요?

저는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적금도 하고 검소하게 생활을 하면서 지내다가 요즘 들어서 봇물 터지듯이 돈을 막 쓰고 다니고 있습니다. 돈을 쓸 때는 즐거움이 있지만 그 순간일 뿐 지나가면 아무 의미 없이 남는 게 없어서 허전한 마음이 듭니다.// 두 번째부터 먼저 얘기하면 저는 돈 안 써도 즐겁고 행복하게 삽니다. 별로 돈 안 써도. ‘돈 있으면 스님은 쓰긴 쓰잖아요?’ 예, 주로 어려운데 나눠주거나 뭐 이러죠. 뭐 개인적으로 쓸 일이 별로 없어요. 근데 나는 제가 살 때 지금은 뭐 여러분들이 지원하고 이런 거지만 옛날에는 대부분 다 제가 개인이 벌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신문 배달도 하고 그다음에 아르바이트도 하고 그 이후에도 학원 선생도 하고 이렇게 대부분 제가 벌어도 저는 뭐 그..

[법륜스님의 하루]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필요한데 왜 나를 내려놓아야 하죠? (2023.09.09.)

내면적인 삶에 대한 질문이 있습니다. 저는 불교에 대해서는 초보자인데요. 불교에서는 나 자신을 내려놓는 것, 그리고 내가 모든 사람, 심지어 내가 다투는 사람들과도 하나라는 것에 대해 말합니다. 저는 그렇게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나의 자유의지를 인식하지 않는다면 더 쉽게 나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가르침도 들었습니다만 그게 저한테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스님의 경험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스님은 자신을 내려놓으며 어떻게 모든 이들과 하나가 됨을 철저하게 인식하시나요? 스님의 내면은 어떠한가요?// 자유의지를 놓아버리는 것이 핵심은 아닙니다. 그것이 괴로움을 가져오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괴로움을 가져온다면 놓아버리라는 것입니다. 괴로움의 원인이 아니라면 놓아버릴..

[법륜스님의 하루] 남들과 비교하는 마음 때문에 괴롭습니다. (2023.09.08.)

저는 남들과 비교하는 제 성격 때문에 고민입니다. 지금 50대인데 고민 끝에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영어도 자신이 없고 나이도 많아서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교재를 구입해서 예습을 정말 열심히 했더니 학교 수업이 너무 쉬웠습니다. 자신감이 붙어 ‘전 과목 만점을 받아서 이 학교에 전설이 되리라’ 하는 새로운 결심이 생겨서 정말 먹는 시간까지 아껴가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첫 시험 때 제가 50문제 중에서 실수로 한 문제를 틀렸습니다. 한 문제 정도야 용납이 되었지만 반에서 한 문제 틀린 학생이 저 말고도 두 명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쉬운 문제를 실수로 틀려서 단독 만점의 기회를 놓친 게 너무 속상해 이틀이나 괴로웠습니다. 그리고 제 옆에 앉는 ..

[법륜스님의 하루] 데이팅앱으로 여러 명을 만나지만 진지한 만남이 어려워요. (2023.09.07.)

제가 올해 나이가 불혹이 되었는데 아직까지 싱글입니다. 그래서 좋은 짝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요. 요즘은 온라인 데이팅앱으로 이성 친구를 만나는 것이 굉장히 쉽습니다. 저도 데이팅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데이트를 많이 합니다. 제가 원하는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한 사람을 만나서 좀 무겁게 데이트를 해야 되는데 데이팅앱으로는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생기다 보니까 사람을 가볍게 만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그 사람들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이 사람도 만나봐야 되고, 저 사람도 만나봐야 되니 진지하게 만나는 걸 꺼려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을 서로 비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한 사람을 골라서 진지하게 사귀는 게 좀 어렵습니다. 풍요 속의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이 세상에 착한 전쟁, 정의로운 전쟁은 없습니다” - 라몬 막사이사이상 시상식 기조연설

... 2023년 11월 9일~12일 필리핀에서 열린 제65회 라몬 막사이사이상 시상식에서 법륜 스님이 기조연설을 하셨습니다. 스님의 일정을 영상으로 함께 해보겠습니다. -- 한국에서 온 법륜이라고 합니다. 지금 세계는 갈등과 분쟁으로 전쟁의 광기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스라엘의가 가자지구 무차별 공습과 전면 봉쇄 등은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우리는 20세기 초, 1차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수천만 명의 인명과 재산을 잃고 나서야 우리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행동을 했는지를 뒤늦게 깨닫고 평화, 안전, 인권, 인도주의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내었습니다. 그런데 한 세기도 지나기 전에 우리..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에게 의지를 많이 하니까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2023.09.06.)

저는 얼마 전 결혼을 했습니다. 둘 다 초혼이고요. 남편이 영국 사람인데 제가 의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런던에 온 지는 3년이 되었는데 이직을 엄청 많이 하는 가운데 남편은 일주일 전에 회사 일로 사우디에 출장을 갔습니다. 남편과 2개월을 떨어져 있어 보니 너무 외로웠습니다. 그러다가 별생각이 다 드는 제 모습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내가 남편에게 너무 많이 의지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미래가 두려워졌습니다. 저는 외동딸로 자랐고, 아버님은 1년 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님은 한국에서 혼자 살고 계십니다. 어머님마저 돌아가시면 저는 남편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래서 ‘혹시 남편도 사고가 나서 나보다 빨리 죽으면 어떡하지?’ 하는 쓸데없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아직 건강하게 ..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이 자주 씻지 않아서 너무 힘듭니다. (2023.09.05.)

제가 결혼한 지 몇 년 되었는데요.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남편의 일자리가 없어졌습니다. 그러면서 매일 집에 있게 되니 결혼 전에 알지 못했던 남편의 생활 습관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가장 힘든 것은 남편이 씻지 않는 것입니다. 겨울에는 열흘이 다 되도록 씻지 않고, 여름에는 더운 데도 일주일이 넘도록 씻지 않습니다. 함께 지내려니 한 공간에서 생활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렇다고 남편이 싫은 건 아닙니다. 그 부분만 좀 고쳐주면 좋겠는데 바꿀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가끔은 너무 화가 납니다. 정말 치사하지만 씻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도 했는데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그건 해결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남편이 훌륭하다고 생각하세요...

[법륜스님의 하루] 독일에 더 있고 싶은데 여자친구가 한국에 가자고 해요. (2023.09.04.)

저는 독일에 온 지 5년이 되었고 독일에 온 지 3일째에 여자 친구를 만나서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저희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제가 취직 비자를 받고 그동안 일을 못 찾다가 한 달 전에 일자리를 구해서 지금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자 친구는 얼마 전 학교를 졸업했고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합니다. 저는 이제 일을 막 시작해서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려고 하고 있어서 지금 당장 독일을 떠나기보다는 여러 경험을 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독일에 있는 것이 더 좋더라도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함께 한국에 가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내가 원하는 것이 독일에 있다면 내 행복을 위해서 독일에 있겠다고 주장하는 것이 옳을까요?// 진짜 고민이 되겠네요. ... 질문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65. 영화감독이 꿈인데 재능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35살에 사회복지사 학점은행제를 공부하면서 영화감독을 꿈꾸며 시나리오를 쓰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데 정말 재능이 필요한지 아니면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지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글 쓴다든지 노래라든지 이런 거는 첫째는 재능입니다. 노력도 있어야 되지만 첫째 재능이고 두 번째 노력이다 이런 얘기예요. 기본적인 재능이 있어야 하는데 거기다가 노력을 보태야 이게 되지 그냥 막 자질도 없는데 내가 지금 막 노래 연습을 엄청나게 한다고 될까? 내가 막 달리기 연습을 엄청나게 한다고 지금 선수가 될 수 있을까?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런 특수한 직종은 기본적으로 소질, 자질이 좀 있어야 된다. 자질이라는 게 약간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죠. 사람마다 다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요리도 열심히 ..

[법륜스님의 하루] 독일에 이민을 와서 학교 적응이 힘듭니다. (2023.09.03.)

질문자는 몇 살이에요? 독일에서는 성년이 몇 살부터예요? 그러면 질문자가 성년이 되려면 아직 1년이 남았네요. 1년 동안은 찍소리하지 말고 엄마가 하자는 대로 따라 하고 1년 뒤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내년부터는 성년이 되기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어떻게 생각해요? 1년도 못 견디겠어요? 앞으로 90살까지 산다고 생각하면 이제 남은 70년 동안은 자유롭게 내 마음대로 하고 살 수 있는데 앞으로 1년 동안만 엄마 말을 들으면 됩니다. 만약 1년도 못 견디겠다 싶으면 지금이라도 엄마로부터의 모든 지원을 끊고 독립을 선언하면 돼요. 어떻게 할 거예요? 1년 있다가 독립을 선언할 거예요, 지금 당장 독립을 선언할 거예요? ... 학교생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법륜스님의 하루] 외국에 살면서 생기는 공허함을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2023.09.02.)

병이 있으면 치료를 해야 되겠죠. 만약에 병이 없다면 치료할 일이 없겠죠. 질문자가 지금 고민하는 것이 고민할 만한 일이라면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찾아봐야 하지만 고민할 일이 아니라고 알게 되면 아무런 할 일도 없겠죠. 예를 들어, 비둘기, 펭귄, 타조, 세 마리가 있다고 합시다. 펭귄과 비둘기가 아무리 잘 달려도 타조만큼 못 달립니다. 그렇다고 비둘기와 펭귄은 열등한 존재입니까? 펭귄과 타조가 아무리 잘 날아도 비둘기만큼 잘 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타조와 펭귄이 열등한 존재입니까? 타조와 비둘기가 아무리 헤엄을 잘 쳐도 펭귄만큼 잘 칠 수는 없겠죠. 그렇다고 타조와 비둘기는 열등한 존재입니까? ... 그런데 왜 우리는 누가 나보다 잘 달린다고 수학을 잘한다고, 기억력이 좋다고 해서 내가 열등한 존..

[법륜스님의 하루] 한국에서는 절에 가야 하고, 독일에서는 교회를 가야 하고, 어떡하죠? (2023.09.01.)

한국에서는 절에 가고, 독일에서는 교회에 가는 것이 왜 문제가 될까요? 저는 오히려 질문자의 말이 이해가 안 됩니다. 질문자의 생각대로라면 한국에서는 한국어를 하고, 독일에서는 독일어를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에 가면 한국어를 하고 독일에 가면 독일어를 하듯이 질문자의 인연으로는 한국에서는 절에 가고 독일에서는 교회에 가는 겁니다. 만약 독일에 있더라도 한인 타운에서 한국 사람들끼리만 지낸다면 한국어만 해도 되겠죠. 그러면 한국에 있을 때도 한국어를 하면서 살고, 독일에 있을 때도 한국어를 하면서 살아도 됩니다. 하지만 밖에 나가서 독일 사람들을 만나면 그때는 독일어를 써야 하잖아요. 그것처럼 독일에도 절이 있으면 한국에서도 절에 다니면 되고 독일에서도 절에 다니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