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4089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집중과 집착의 차이

여자친구 또는 남자 친구를 사귀었는데 마음이 떠나버렸어. 내가 싫던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더 좋던지. 그래서 내가 이 사람하고 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한다 해도 해결될 가능성이 없다 이 말이에요. 거기 미련을 못 버리고 계속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면 [집착]이다. 근데 나는 이 사람이 좋은데 이 사람은 나한테 관심 별로 없어. 관심을 갖도록 좀 만들고 싶어.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해서 연구를 해. 뭘 좋아하지? 운동을 좋아하나? 취미는 뭐고, 뭐에 관심 있지? 이런 거를 연구해서 그걸 자꾸 함께 나눠서 관심사를 같이 갖기 위해서 내가 여러 가지 연구를 하면 그건 [집중]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해결할 수 없는 것을 마치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거기에 묶여 있으면 다 [집착]이에요. ..

[법륜스님의 하루] 동체의 청정과 화합을 유지하는 방법. (2024.01.01.)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는 수행자의 원칙을 적용하되 남은 항상 포용하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나에게는 뒷말을 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적용하되 남에게는 뒷말도 할 수 있는 것이 인간사라는 관점을 가져야 해요. 이렇게 사물을 보면 나 스스로는 자립하는 인간이 되고 도반들과는 서로 협력하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합니다. 자기한테는 ‘나만 부족하나? 너희도 다 부족한데’ 하면서 유연하게 적용하고, 남한테는 ‘계율에 어긋난 행동이잖아’ 하면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합니다. 그래서 수행공동체 안에서 계율이 갈등의 원인이 될 때가 많습니다. 계율을 남에게만 엄격하게 적용하면 공동체를 청정하게 하고 화합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게 됩니다. 부처님께서 좋은 법을 전하셨지만 불멸 후..

[법륜스님의 하루] 퇴근 후 공부하는 남편이 얄미워요. (2023.05.03.)

제가 평소에 눈물이 없는 편인데 요즘 밤에 혼자 있을 때 분한 마음이 들어서 가끔 울어요. 남편은 결혼하기 전 대학생 때와 똑같이 지내요. 벌써 몇 년째 회사 퇴근하고 집에 오면 자격증 공부만 하고 있어요. 저 사람은 결혼 전처럼 사는 데 내 처지는 왜 이런가 싶어서 남편이 너무 얄미워요. 그래도 법문 듣고 마음을 돌이켜서 아이들 아빠로서 고마운 점도 많으니 잘 지내보려고 합니다. 다정하게 대하다가도 저도 모르게 소 닭 보듯 할 때도 있고 너무 차갑게 대할 때도 있어요. 제 마음과 다르게 행동이 들쑥날쑥하니까 제 스스로도 이상합니다. 어떻게 수행을 해야 될지 질문드립니다// 결혼을 할 때 누가 시켜서 억지로 했습니까? 스스로 선택해서 했습니까? (제가 정말 신중하게 고민해서 선택했습니다. 연애도 오래 했..

[법륜스님의 하루] 주목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서 괴로워요. (2023.05.02.)

저는 주목받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강합니다. 어릴 때부터 주목받고 싶은 욕구가 강해서 아이돌 가수에 도전한 적도 있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는 주목받고 싶어서 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했습니다. 요즘도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주목받고 싶다는 생각으로 보냅니다. 그러다가 현실과의 괴리가 느껴질 때 괴롭습니다. 요즘 제가 선택한 분야에 대한 의심도 생깁니다. 주목받고 싶다는 것에 대한 집착이 계속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욕망이 있고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짜증을 내거나 화를 냅니다. 또,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이 자기를 주목해 줬으면 하거나 칭찬해 줬으면 하고 바랍니다. 이건 모든 인간이 갖는 보편적인 욕구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인간의 정신이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4. 6년째 우울증과 불안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32살이고 아버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6년째 우울증과 불안증 치료와 약을 복용하고 있고요 세 사람만 더 만나보고 결혼을 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더욱더 스트레스// 네, 어려운 질문해 주셨는데요. 어렵다는 거는 이 내용이 어렵다는 게 아니라 말 꺼내기가 어려운 얘기를 이렇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혼은 보통 자기가 좀 덕 보려고 하잖아, 그죠? 솔직하게 말해서 남자 잘 만나서 여자 잘 만나서 좀 덕 좀 보자 이게 주로 우리가 결혼하는 마음이다 이런 얘기예요. 근데 자기가 약간 우울증도 앓고 있고 이런 경우에 아버지 생각은 신랑을 좀 잘 만나서 우리 딸을 평생 잘 좀 이렇게 보살펴줬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에서 그냥 두고 가기에는 좀 안심이 안 되니까 남편이라는 사람을 잘 이렇게 해서 우리 딸을 맡겨야..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노동과 놀이의 차이

어떤 것이든 똑같이 하는데 좀 자발성이 떨어지면 노동이 되고 힘이 들고 자발성이 붙으면 놀이가 돼요. 춤을 추는데 무대 밑에서 3만 원 돈 내고 춤추는 사람은 노는 거고 무대 위에서 30만 원 받고 춤추는 사람은 뭐다? 노동을 하는게 되잖아요. 돈을 받고 한다는 거는 그 행위가 목적이 아니라 돈이 목적이에요. 돈을 위해서 내가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거예요. 힘도 들고 부담이 되는 거예요. 근데 놀이라는 것은 행위가 목적이에요 춤추는 게 목적이고 노래하는 게 목적이에요. 근데 그건 돈을 내고서라도 내가 그게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그래서 놀이가 된다. 그래서 마음공부를 잘하면 관점을 잘 잡으면 노동을 놀이화할 수 있다는 거예요.

[법륜스님의 하루] 딸이 고부갈등을 겪고 있는데 사돈과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2023.05.01.)

제 딸은 결혼한 지 8개월째인데 시댁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습니다. 딸은 독립적 성향이 강합니다. 결혼 전에도 시어머니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힘들어한 적이 있어요. 최근에는 녹내장까지 생겨서 심리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사소한 말도 간섭이라 여기고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얼마 전 시어머니 생신이었는데 시댁에 전화도 하지 않고, 차로 십 분 거리에 살면서 인사조차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보다 못한 바깥사돈이 제게 찾아와 하소연하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사돈은 ‘아내가 며느리와 가깝게 지내고 싶어 하는데 며느리가 남처럼 벽을 쳐서 힘들어 한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사돈 내외가 인품도 좋고 장점도 많은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딸은 결혼 준비 과정에서 생긴 부정적인 일에 사로잡혀 있다는 느낌..

[법륜스님의 하루] 챗GPT가 바꿀 미래가 걱정됩니다. (2023.04.30.)

요즈음 뉴스에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ChatGPT)가 중요한 이슈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제가 챗GPT에 대해서 궁금한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챗GPT 등장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개발된 것처럼 우리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합니다. 기대가 되면서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현대인들이 어떤 마음과 태도로 챗GPT를 사용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둘째, 지금까지 전통적인 학습은 지식을 전달하고 습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인공지능과 챗GPT를 이용하여 많은 정보와 지식을 손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학습의 필요성이 덜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면 ‘자동번역기가 있는데 왜 영어 공부를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이 일상화되는 시대에 ..

[법륜스님의 하루] 깨달음이란 무엇인가요? (2023.04.15.)

저는 불교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대학생입니다. 불교에서 강조하는 것이 깨달음인데요. 정확히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지, 깨달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왜 깨닫고 싶은데요? 깨달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 말에 걸려 들어서 ‘무엇을 깨달아야 하지?’ 이렇게 생각한다면 남의 말에 현혹된 거예요. 그렇다면 교회에서 ‘하나님을 믿으면 천당에 갑니다’ 하는 말을 들었을 때도 ‘천당이 어떤 곳인가?’ 하고 궁금해서 천당에도 한번 가 볼 거예요? 이런 사람을 보고 귀가 얇다고 표현하는 겁니다. 질문자는 이 사람이 말하면 여기에 끌려가고, 저 사람이 말하면 저기에 끌려가는 사람이에요. 별로 좋은 태도는 아니에요. 어떤 사람이 ‘깨달으면 어떻다’ 이렇게 얘기하면 그 사람이야 뭐라고 그러든 그것은 그 사람의 얘기..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여자분의 부모님께 저의 아픈 과거를 말해도 될까요?

(동영상없음) 저는 3년 전에 결혼식을 한 지 얼마 안 돼서 아내가 세상을 떠났던 아픔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너무 좋아하는 여자분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만약 저의 과거를 말씀드렸을 경우에는 여자분의 부모님께서 결혼을 반대하실 것이 뻔하고 이 사실을 숨기자니 이런 큰 문제를 숨겨도 되나 하는 걱정이 듭니다.// 결혼식을 했는데 사별한 그분하고는 혼인 신고가 됐습니까? 안 됐습니까? 혼인 신고가 됐으면 뭐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반드시 얘기해야 된다, 생각하고요. 혼인 신고가 안 됐다면 그분들이 물론 기본적으로 반대하겠지만 저는 이해를 구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진보적인 사람이라면 그 혼인 신고가 됐든 안 됐든 애가 있든 없든 이런 것도 별로 신경 안 쓰고 사람만 좋으면 된다. ..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나를 칭찬 할 확률이 더 높은 쪽은

인생을 예를 든다면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곱다’ 이렇게 할 때 여러분들은 ‘내가 쟤한테 좋은 말을 했는데, 왜 쟤는 나한테 욕을 하지? 안 맞잖아!’ 이렇게 주로 접근하죠. 이제 기계론적 필연론이에요 부처님의 가르침은 요즘 말로 하면 확률론이에요. 내가 쟤한테 욕할 때 하고 내가 쟤를 칭찬해 줄 때 하고 두 경우에 쟤가 나를 칭찬할 확률이 어느 쪽이 더 높을까요? 칭찬할 때가 확률이 더 높죠. 그러면 둘 중에 선택할 때 나는 어느 걸 선택하는 게 나아요? 확률이 높은 쪽을 선택해야죠. 근데 그게 반드시는 아니에요. 그래서 인생은 불확정성이에요. 많은 가변성을 갖고 있는 중에 확률이 높은 쪽으로 우리는 선택해서 나아가는 거다.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후 혼자서 아이 키우는 게 힘듭니다. (2023.04.07.)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지 3년이 되었습니다. 둘째가 13세 남자아이인데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제 말을 잘 듣지 않습니다. 공부보다는 게임이 우선입니다. 본인 말로는 핸드폰 중독인 것 같다고 합니다. ‘줄여 보겠다’, ‘안 하겠다’ 하고 말은 하지만 매번 약속을 어겨 그에 대한 실망감으로 힘이 듭니다. 아빠 없이 엄마 혼자 키워서 말을 잘 듣지 않는 것 같아 눈물을 흘리는 날이 많습니다. 가정을 지키지 못해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고쳐지지 않는 아들의 행동을 지켜보기 어렵습니다. 제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아이들을 대해야 할까요?// 그렇게 힘들면 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어요? 스님처럼 이렇게 혼자 살면 웃으며 잘 살 텐데요. 질문자가 선택해 놓고 뭘 그렇게 우는 소리를 해요? 아이들은 당연히 놀기를 좋아하죠. ..

[법륜스님의 하루] 유부남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흔들리는 마음을 어떡하죠? (2023.01.21.)

저는 지금 좋아하면 안 되는 사람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저의 스승님인데요. 그분은 유부남입니다. 일찍 결혼해서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고 자신의 배우자를 폰 배경으로 할 정도로 아내분을 아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저한테도 잘해줍니다. 제가 아끼는 제자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저한테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닌가 자꾸 헷갈립니다. ‘상대는 임자가 있다, 남의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그분이 저에게 잘해줄 때마다 왠지 멋있어 보여요. 그럴 때마다 흔들리는 제 자신이 싫고 죄짓는 느낌입니다. 저는 그분의 배우자를 잘 알지 못하지만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과보도 두렵습니다. 지금은 감정이 전보다 많이 사그라들었는데 ..

[법륜스님의 하루] 관점 하나 바꾼다고 무의식이 바뀔까요? (2022.12.28.)

이번 경전대학 수행 연습 주제에 일체유심조 관련 내용이 나왔습니다. 관점 하나 바꾼다고 해서 지금 일어난 내 마음, 감정, 무의식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들면 그 미움의 감정이 싫어서 ‘상대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고 오히려 억압하고 부정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나중에는 스스로 감정을 속이며 괜찮은 척 행복한 척하며 살게 되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이 관점 바꾸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수행해 나가야 할까요?// 윤리나 도덕에서는 인격을 지도할 때 화가 나거나 욕심이 날 때 다 표현하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좋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3. 온라인 플랫폼의 댓글들이 너무나 저급해 보입니다

저와 나이대가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다는 댓글과 그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인성이 너무나도 저급해 보입니다. 같은 20대로서 환멸 우리 세대는 이기적인 모습만 보이고 남의 불행을 그렇게 즐거워하고 있는 것인지 만약 흘러가게 두어서 그래서 사회가 더 서로를 미워하고 돕지 않는 세상이 된다면 그것조차 과연 이 세상의 순리인지// 어떤 기준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다릅니다. 사람이 돈 100만 원을 가지고 있을 때 10만 원을 가진 사람이 볼 때는 부자고 천만 원을 가진 사람이 보면 가난한 사람이 되는 것처럼 이 사람 관계도 어느 기준에서 보느냐? 100년 전 기준에서 보면 요즘 사람은 젊은 20대만이 아니라 60대까지도 다 버르장머리 없는 인간들이에요, 예의 없는 인간이고. 그런데 20대를 기준으로 해서 ..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가장 뿌리깊은 인간의 욕망은 이것

인간의 욕망 중에 뿌리가 굉장히 깊은 게 인간에 대한 소유욕이에요. ‘내 부인이다’ ‘내 남편이다’ ‘내 자식이다’ 하면 그 소유 개념이 물건보다 훨씬 강합니다. 거기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그래서 괴로움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결혼해서 살고, 자식 낳고 살아도 집착이 없으면 수행에 별, 사는데 장애가 안 되고 집착이 혼자 있는 보다는 강하기 때문에 안 하는 게 비교적 조금 더 낫다. 저는 내 수준을 알아서 내 수준에 맞게 사는 거예요.

[법륜스님의 하루] 희망을 가지고 새해를 맞이하시길. (2023.12.22.)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도 오늘 새로운 마음으로 동지를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본심, 나의 양심, 해탈에 대한 나의 꿈을 태양이라고 생각한다면 오늘은 태양이 부활하는 날입니다. 오늘을 자신의 본성을 회복하는 날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좌절하거나 절망하거나 자기를 너무 열등하게 생각하지 말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불법을 만난 것만으로도 참으로 자랑스럽고 행복하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의미가 있는 동지를 맞이해서 여러분 모두 새로운 희망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잘 되고 안 되고는 그저 꾸준히 해가는 과정에 맡기고, 부처로 나아가겠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만 있다면 넘어지고 자빠져도 금방 일어나거든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넘어지고 자빠지면서 앞으로 가는 게 아니고, 넘어지면 주저앉아 안..

[법륜스님의 하루] 직장에 적응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2023.12.21.)

저는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근무했습니다, 일도 많은 데다 저에게는 병원 분위기가 지나치게 엄격하게 느껴져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직을 여러 번 했고 도저히 병원은 못 다닐 것 같아서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도 해보았습니다. 이런 거 저런 거 해보니까 그래도 간호사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병원에서 일을 하려고 하는데요, 막상 다시 마음을 먹으니까 힘들었던 병원 생활이 자꾸 떠오르고 두려움이 생깁니다. 스님의 말씀대로 저도 한 직장을 꾸준히 3년은 다녀서 하기 싫은 마음을 내려놓고 자유로워지고 싶거든요. 그래서 간호사로서 자긍심도 갖고 전문성도 갖추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이 두려움을 떨치고 병원에서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선후배 위계가 좀 ..

[법륜스님의 하루] 한 해를 돌아보는 두 가지 기준. (2023.12.20.)

그래서 여러분이 지난 1년을 되돌아볼 때 어떤 성과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고 아쉬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추수가 끝나면 뒷마무리를 잘해야 합니다. 또 내년 봄 농사 지을 것도 미리 준비해야 하죠. 겨울을 농한기라고 말하지만, 이 기간에 지난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새로 지을 농사를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매우 중요한 한 해를 보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불교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을 두 개로 요약한다면 -하나는 색즉시공(色卽是空)이고, -다른 하나는 공즉시색(空卽是色)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근시안적으로만 보고 인생을 살기가 쉽습니다. 매일매일 하는 일이나 마주하는 인간관계를 짧게 보면 여러 어려움이 있고 갈등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까르마 바꿀 수 있다

습관이 들었다는 건 잘 고쳐진다는 거예요? 안 고쳐진다는 거예요? 잘 안 고쳐진다는 거예요. 잘 안 고쳐지니 반복될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옛날 사람은 그걸 보고 ‘아 정해졌나?’ 이렇게 생각한 거예요. 근데 부처님은 습관이 깊어서 변화가 좀 잘 안 되는 상태이지 운명은 아니다. 습관이 좀 많이든 거는 선택을 해야 돼요. 습관을 고치려면 저항이 심할 거 아니에요, 그죠? 그러니까 그만한 노력을 하든지 근데 의지가 약하거나 그만한 노력을 자기가 할 생각이 별로 없으면 그냥 습관을 받아들이고 그 과보를 받든지 그렇게 하면 돼요.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이 거짓말을 한 후 자꾸 의심이 들어서 괴로워요. (2023.12.19.)

저는 결혼한 지 10년 차 되는 주부입니다. 연애 때부터 남편한테 집착하는 마음이 생겨서 들키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를 썼는데 지금도 집착이 사라지지 않고 의심만 듭니다. 매일 새벽 108배를 해도 마음이 불안하고 괴롭습니다.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다 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남편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결혼해서 아내가 남편에게 좀 집착을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집착하는 정도가 심해서 남편에 대해 어떤 의심을 하는 건가요? 구체적으로 다른 여성과의 관계를 의심하는 건가요?” (남편이 일하고 있다고 해도 일을 안 하고 놀고 있는 것 같아서 믿음이 가지 않아요.) 주로 여성문제 때문이라고 생각되나요? 주로 여성문제에 대한 의심이 든다면..

[법륜스님의 하루] 어떻게 하면 외모 강박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2023.12.18.)

저는 외모강박증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소위 일진이라고 불리는 친구들에게 정신적 괴롭힘을 당한 후 자존감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이후 작은 사립학교로 전학을 갔습니다. 제 외모를 무시했던 일진 친구들과는 다르게 새로운 친구들은 제 외모를 칭찬해 주었습니다. 자존감이 낮았던 저는 사람들이 왜 저를 칭찬해 주는지 의아했고, 그때부터 외모가 갖춰져야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구나라는 착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에 가서는 집착이 더 심해져서 식이장애도 생겼고, 성형수술도 해보았지만 이전보다 이상해졌어요. 올해 상반기는 우울하게 보내다가 엄마를 따라서 마음공부를 시작했고 전처럼 저 자신을 미워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여전히 사람들이 나를 외모로 평가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계속 있습니..

[법륜스님의 하루] 십여 년 전, 제 돈을 돌려주지 않은 사람이 미워요. (2023.12.17.)

살면서 힘든 일을 많이 겪었는데 정토회에서 불법을 만나고 그 상황들에 대해 이해가 됐습니다. 그 모든 일들이 불법을 만나는 길 위에 있었던 거라고 이해가 됐어요. 그런데 딱 한 사람이 마음에 걸려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돈에 대해서 집착하고 있는 건지도 궁금하고요. 십여 년 전에 지인이 ‘나에게 돈을 맡기면 일 년에 받을 이자를 한 달에 주겠다. 몇 배로 불려주겠다.’고 해서, 알뜰하게 살았던 제가 그 사람에게 돈을 맡겼습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시던 쥐약을 먹었고 십여 년 동안 돈을 달라고 할까 말까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결국 1/5도 못 되는 돈을 받고 이 문제를 끝내게 됐습니다. 제가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돈을 가져갔던 그 사람이 생각나요. ‘그 사람이 잘 안 됐으면 좋겠다’하고 불쑥불쑥 나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2. 최근 아내와 부모님의 관계가 악화되었습니다

최근에 와이프하고 뭔가 부모님과의 관계가 많이 악화돼서 와이프를 설득시키기도 어렵고 부모님을 설득시키기도 어렵고 어떤 중재는 하지 않고 각자에 맞춰서 지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네 뭐, 지금까지 얘기를 들어보면 잘하셨네요. 특별한 문제는 없습니다. 어느 집이든 사람 사는데 그 정도의 갈등은 있는 거예요. ‘갈등이 하나도 없어야 된다’ 너무 이렇게 생각하니까 이게 큰 문제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인간 세상 평균적인 이런 결혼하고 시어머니하고 자식하고 이런 관계, 부부관계 이런 데서 볼 때 지금 질문자가 말하는 것은 갈등의 평균 이하예요. 그러니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그 정도 갈등은 대다수가 겪는 거에 들어간다. 그래서 그걸 굳이 너무 심각하게 해결하려고 할 것도 없고 그 정도는 사람 사는 데서 늘 있는 일이다..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왜 스님에게 물어볼까?

“이 인간하고 정말 못 살겠다” 같이 살면 손해가 80이고 이익은 20밖에 없다 이러면 나한테 묻겠어요? 지가 알았서 이혼하겠어요? 이 인간 마음에 안 들지만은 그래도 돈도 벌고, 뭐도 하고, 이익이 많다 손해는 조금 있다. 그러면 나한테 물을까? 안 물을까? 안 물어요. 벌써 물을 때는 이것저것 자기 머리 계산해 보고 49대 51? 이게 조금 더 나을까? 저게 조금 더 나을까? 이런 상태에 있을 때 주로 물어봐요. 비슷한 거 갖고는 고민해 봐야 결론이 날까? 안 날까? 안 나. 두 번째 비슷한 것은 어떤 결정을 내려도 큰 차이가 있을까? 없을까? 안 나. 그중에 하나를 아무거나 탁 하나 결정해서 한번 해보는 방법도 있고 그냥 내버려 둬 버리는 방법도 있고. 그대로 이대로 결정하지 말고 내버려 놓으면 세..

[법륜스님의 하루] 별로 잘하는 게 없어서 고민입니다. (2023.12.16.)

뭔가 변화하고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필리핀에 왔는데, 8개월이 지난 지금 제가 별로 잘하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별로 잘하는 게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고 도반들과도 그냥저냥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향훈 법사님이 저에게 잘하고 있다고 늘 말씀을 해주십니다. 처음에 올 때는 밑바닥부터 업무를 배워서 성장하는 내가 되길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고 영어도 잘하는 걸 기대했고 도반들과도 잘 어울려서 지내는 내가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실력이 차곡차곡 쌓이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환경을 바꾸었는데도 예전과 똑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저 즉흥적으로 주어지는 일에 맞춰서 사는 모습에 실망감도 느낍니다. 시간이 지나도 영어 실력이 늘지..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은 자살하고, 아들은 백혈병으로 죽고, 저는 어떻게 살아야죠? (2023.12.15.)

제가 최근 3년 동안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가족의 아픔과 슬픔을 한꺼번에 겪게 되면서 너무도 참담합니다.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내려놓은 후 아이들 셋을 잘 키우면서 지내 보내겠다고 열심히 달려왔지만 그 생활도 잠시였습니다. 아들이 갑자기 급성 백혈병을 진단받아서 하루도 채 안 되어 의식을 잃어서 17일 동안 투병을 한 뒤 제 곁을 떠났습니다. 이로 인한 상실감과 억울함은 이루 말할 수 없고요. 너무나 이 세상이 억울합니다. 현재 남은 두 딸을 어떻게 키우면서 견뎌야 할까요? 제가 어떻게 두 딸에게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을까요? 남편을 잃고 나서 자식까지 죽고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가 매우 큰 상태인 것 같아요. 지금은 누가 어떤 말로 위로한다고 해서 그 아픔이 해소되지..

[법륜스님의 하루] 분쟁 지역에 어떻게 평화를 가져올 수 있었나요? (2023.12.14.)

필리핀JTS 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필리핀 내 분쟁 지역에서 학교를 건설하면서 평화를 실현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필리핀JTS의 경험과 사례를 통해서 단순한 구호를 넘어 분쟁 지역에 JTS가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JTS가 인도 불가촉천민 마을에서 구호 활동을 해 본 경험에 의하면, 보통 가난한 동네의 원주민들이 사는 곳은 골짜기 하나 사이로 종족과 언어가 다르고 동네와 동네 사이에 교류도 거의 없습니다. 인도는 신분이나 성별의 차별이 매우 큰 곳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학교를 같이 다니며 양민이나 천민, 여학생과 남학생이 서로 어울리게 되면서 학교에서 만큼은 차별을 모르고 자랍니다. 동네 간의 교류가 없고 교육을 못 받았을 때는 차별과 갈등이 매우 컸습니다. 하지..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농업 쪽으로 진로를 바꿔야 할지 고민입니다.

안녕하세요. 스님 스님께 질문드리게 돼서 정말 영광입니다. 현재 직장에 만족하고 편안하지만 한편으로는 보람이 없습니다. 기후위기란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조개를 줍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이 불쑥불쑥 찾아옵니다. 미래에는 농업이 주요 산업으로 대두된다는 의견이 많아서 지금이라도 농업 쪽으로 진로를 바꿔야 할지 고민입니다.// 농사 지으러 오면 좋죠, 나야. 아이고 그런 젊은이들이 많으면 좋지마는 쉬운 일이 아니에요. 먼저 직장에 다니면서 주말에 토요일 일요일날 어디 자기가 하고 싶은 농사가 있다, 원예농이다, 무슨 농이다 하면 거기에 한 3년 정도 주말 파트타임으로 안 그러면 자원봉사로 다녀봐야 해요. 한 3년 다녀보면 이게 할 만한 일인지 아닌지가 먼저 결정이 나고 두 번째는 한다면 한 3년 정도 해봤기 때..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제일 도인에 근접하는 게 농민들입니다. 저 산 위 밭에 가서 혼자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요. 아무도 내가 뭐 하는지 그냥 토끼 한 마리 뛰어다니듯이 내가 하루 종일 농사를 지어도 ‘힘들었지?’ 물어보는 사람도 없고 아무도 안 알아 주는데 그냥 산에 가서 일하고 내려와서 밥해 먹고 또 아침에 올라가서 일하고. 꼭 경전을 안 배워도 그런 속에서 남을 의식하지 않고 또 양심적으로 살아가게 된다. 근데 행자는 그보다 좀 더 어려워요. 절에 사는 대중의 밑에서 잔소리 들어가며 밥 차려줘 가며 욕 얻어먹어 가며 그럼, 대부분 3년 안에 도망을 가버립니다. 이런 게 뭐 도가 얻기 어렵다는 게 아니라 결국은 자기 마음의 번뇌 자기 마음의 이 저항을 이걸 자기가 어떻게 알아차리고 극복하느냐 이게 요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