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4089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7. 다시 가볍게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년 초에 꽤 큰 수술을 하고 건강 회복, 진로 고민 등의 이유로 일을 쉬었습니다. 우유부단함과 걱정을 내려놓고 일단 다시 가볍게 시작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큰 수술을 했으면 몸이 충분히 건강할 때까지 쉬는 집에 좀 더 쉬면 좋죠. 너무 서두르지 말고 ‘올 연말까지 쉰다’ 이렇게 정하고 쉬면서 그저 틈틈이 여기저기 알아보면서 여기도 원서 내보고 저기도 면접을 해보고 이렇게 해야 여유가 있다. 즉 9월까지 쉬는 거 끝나고. 10월부터는 직장에 나간다 이렇게 결정해서 10월부터 또는 9월부터 직장을 알아보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취직이 안 됐다’ 이런 문제가 생기거든요. ‘나는 병이 났고, 좀 충분한 요양을 위한 휴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 말까지는 휴가다’ 이렇게 딱 먼저 여유를 잡고 정해놓고..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직원이 사장에게 갑질하는 방법

항상 직원에게 월급을 자기가 원래 주려고 하는 것보다 조금 더 주는 게 좋아요. 그러면 직원들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회사를 나갈까? 안 나갈까? 안 나가려고 그러겠죠. 월급을 적게 주면 어떠냐? 직원들이 자꾸 딴 데 한눈팔 거 아니에요, 그렇죠? 야단만 치면 어떻게 한다? 가버려요, 그냥. ‘그 정도 돈 받는 데는 딴 데도 있다’ 이러면서... 근데 직원은 갑질을 하려면 월급을 좀 적게 받아야 돼요. 그리고 조금만 사장이 뭐라고 그러면 ‘간다’ 이러면 사장이 놀라서 잡는다. 그러니까 노동자라서 항상 종속이 되고 사장이라거 갑질하는 거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많이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뭐가 된다? 속박을 받는 거예요. 적게 받으면 갑질할 수 있어요, 노동자라도. 이런 원리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초조하고 ..

[법륜스님의 하루] 일이 많을 때 힘들어요 어떻게 일상이 휴식이 될 수 있나요. (2024.01.17.)

매일 스님의 하루를 보면 스님은 하루도 빠짐없이 이곳저곳,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 나라 저 나라, 이 일 저 일 수많은 일들을 해내시는데 어떻게 가능한지 항상 궁금했습니다. 스님의 건강이 걱정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육조단경 강의 중에 ‘수행은 일상이 휴식이다, 따로 휴식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법문을 듣고 ‘아! 스님은 일상이 휴식이었구나, 그래서 가능했구나’ 하고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의 일상을 돌이켜보면 저는 평상시에는 몸과 마음이 편안하지만 가끔 일을 많이 하면 피곤해서 낮잠을 자거나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일상이 휴식이 되려면 어떤 자세로 수행을 해야 할까요?// 야생에 사는 동물 중에 코끼리나 하마는 유전적으로 덩치가 클 뿐이지 인간이 갖고 있는 비만은 아닙니다. 코끼리나..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과 딸이 싸울 때 중간에서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4.01.16.)

제 고민은 남편과 딸 사이의 갈등입니다. 남편은 흠잡을 데 없이 성실합니다. 본인이 부끄러워할 정도로 회사에서도 애처가라고 소문이 자자하다고 합니다. 딸도 학교에서 본인의 역할을 잘하고 있고 심성이 착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만나기만 하면 뭔가 삐걱대면서 자꾸 다툽니다. 아이들이 정리하지 않고 많이 어질러 놓는 버릇이 있는데 최근에는 제가 없을 때 남편이 딸에게 심하게 짜증을 낸 것 같아요. 사춘기에 접어든 딸이 이에 반박하고 남편은 딸의 행동이 버릇이 없다고 야단을 치면서 서로 크게 다툰 것 같습니다. 그 후 며칠 동안 서로 대화를 안 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제가 중간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상황이 자주 반복이 되어 남편도 설득해 보고 딸도 설득해 보지만 걱정이 됩니다. 스님..

[법륜스님의 하루] 일상에서 괴로움을 없애 나가는 방법. (2024.01.15.)

그럼 구체적으로 매일 아침마다 어떤 수행을 하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삼귀의를 합니다. 둘째, 수행문을 읽습니다. 수행문을 읽고 수행의 원칙과 관점을 항상 분명하게 자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수행의 원칙과 관점이란 어떤 괴로움도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밖을 보지 말고 나를 봐야 합니다. 욕심에 눈이 어두울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화가 나서 눈에 뵈는 게 없을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내가 옳다는 주장에 사로잡히면 괴로움이 생깁니다. 밖을 보지 말고 그런 자기를 알아차리게 되면 괴로움은 사라집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렇게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놓친 부분을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참회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알아차리는 걸..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회사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갑질을 합니다

사수분과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회사는 월급을 주는 구조다 보니 당연하다는 듯이 갑질을 조금씩 하더라고요. 갑질이 심해져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는데 한 3개월은 일체 말하지 말고, 적응을 한번 해보는 거예요. 그다음에 3개월은 한번 대화를 해보는 거예요. ‘이런 문제는 저한테 좀 부당하다, 그러나 좀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그걸 갖고 ‘네가 문제다’라고 말하지 말고 -그것이 저한테 좀 힘듭니다. -그렇게 하니까 제가 조금 힘듭니다. 이런 식으로 먼저 대화를 시도해 본다. 첫째는 일체 문제 제기 안 하고 그냥 적응하는 훈련을 먼저 해보고 다음 3개월은 ‘내가 힘들다’ ‘이런 분위기에서 제가 힘듭니다.’ 이렇게 내 힘든 거는 드러내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지 않는 자세..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같이 살기 위해 필요한 것

맞춘다 ‘나를 버리고 무조건 상대편대로 하자’ 이 뜻이 아니에요.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한다. 존중이 뭘까? 우리가 상대를 존중하라, 이러죠. 존중하라가 떠 받들라는 뜻이 아니에요.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한다는 거예요. ‘너 틀렸다’가 아니라 ‘서로 다르구나’하고 인정하는 것.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이걸 ‘이해’라 그래요. 사랑은 이해입니다. 이해 없는 사랑은 폭력이에요. ‘같이 살려면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 이 말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구나’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걸 한마디로 말하면 ‘맞춘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이것은 나를 버리는 게 아니라 나를 가지고도 상대를 존중하는 거예요.

[법륜스님의 하루] 일상에서 괴로움을 없애 나가는 방법. (2024.01.15.)

그럼 구체적으로 매일 아침마다 어떤 수행을 하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삼귀의를 합니다. 둘째, 수행문을 읽습니다. 수행문을 읽고 수행의 원칙과 관점을 항상 분명하게 자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수행의 원칙과 관점이란 어떤 괴로움도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밖을 보지 말고 나를 봐야 합니다. 욕심에 눈이 어두울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화가 나서 눈에 뵈는 게 없을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내가 옳다는 주장에 사로잡히면 괴로움이 생깁니다. 밖을 보지 말고 그런 자기를 알아차리게 되면 괴로움은 사라집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렇게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놓친 부분을 다음날 아침에 다시 참회를 해야 합니다. 내가 나를 알아차리는 ..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이 3년째 말을 안 하고 있습니다. (2024.01.14.)

저는 남편과 3년째 말을 안 하고 있습니다. 남편과 작년에 겨울 여행도 다녀오고 여름휴가도 갔다 왔는데 서로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가끔 잠자리는 같이 합니까? 남편에게 이렇게 말해 보세요. ‘우리 40일간 여행 가서 24시간을 같이 있어야 하는데 서로 말을 안 하게 되면 아이들이 많이 불편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의 교육상 좋지 않으니까 40일 동안은 말을 하고, 다시 돌아와서 말하기 싫으면 말을 하지 맙시다.’ 수련을 할 때도 가끔 묵언을 풀 때도 있잖아요. 잠시 묵언을 풀자고 제안을 해보는 거죠. 이렇게 먼저 내 말을 좀 들어보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해보세요. 첫째, 먼저 제안을 해봅니다. 그렇게 안 하겠다고 하면 알았다고 하고 출발하기 전에 가족들에게 공표를 하겠다고 하세요. ‘엄마와 아빠는 수행 ..

[법륜스님의 하루] 번뇌가 많은 제 자신을 어떻게 자비롭게 볼 수 있을까요? (2024.01.13.)

육조단경에서 본래의 자성을 보면 불성과 다르지 않다고 배웠습니다. 저는 제 본성이 선하다고 깨달아지지 않습니다. 질투, 미움, 자기비판, 수치스러웠던 제 모습을 보면 본성이 선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번뇌를 갖고 있는 제 자신을 자비롭게 볼 수 있는 길이 궁금합니다.// 우선 여기에 등장하는 용어들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선(禪)이 나오기 전인 대승불교에서는 우리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걸 불성(佛性)이라고 했습니다. 흔히 부처라고 하면 어마어마한 능력과 지혜를 갖춘 존재를 떠올리고 부처가 우리의 마음 밖에 있는 줄 압니다. 이렇게 밖을 향해 있는 눈을 마음 안으로 돌리기 위해 나온 가르침이 바로 ‘불성이 곧 내 마음속에 있다’ 하는 말이었습니다. 불성이라..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6. 지구 환경을 생각할 때 종이책을 계속 만들어도 될까요?

저는 잡지를 만드는 편집자입니다 나무를 보호해야 된다는 생각이 점점 커질수록 내가 종이로 된 잡지를 매달 만드는 일이 과연 괜찮은 일일까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전자책이 익숙하지도 않고 종이책의 존재가 너무나 고맙고 좋거든요 환경과 이런 종이책의 기쁨 이 두 가지 상반된 생각 중에서 어떤 거에 초점을 맞춰야// 종이책을 씀으로써 ‘종이 원료인 펄프를 생산하려고 나무를 베서 환경을 훼손한다.’ 이게 환경을 더 훼손할까? 고기를 많이 먹어서 그 가축을 많이 키워야 되는 이런 걸로 인한 환경 파괴가 더 심할까? 자기는 어느 쪽인 것 같아요? 몇 배 더 심합니다. 그러면 정말 지구 환경을 생각하면 우리가 고기를 안 먹든지 고기를 줄여야 될 거 아니에요. 근데 고기 줄이는 것부터 먼저 하지 왜 책부터 먼저 하려고 ..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재미도 있고 돈도 벌고

인생살이는 재미도 있고 유익해야 돼요. 재미만 가지고도 안 되고 유익한 것만 가지고도 안 된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하는 일이 직장에 다니면 돈이 벌리지요. 근데 유익한데 재미가 없죠. 그건 반쪽 인생이에요. 근데 노는 건 재미는 있는데 유익하지 못해요. 있는 돈 자꾸 써서 ㅎㅎㅎ 그러니까 재미도 있고 유익하기도 하려면 직장생활을 뭐로 한다? 놀이화 한다. 놀기 삼아 직장을 다녀야 해요. 가게 보는 걸 그냥 재미로 해요. 손님 오면 손님하고 얘기하고 이렇게 말하니 많이 팔리더라 이렇게 말하니 많이 안 팔리더라 이렇게 연구해 가면서 재미로 일을 하면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고 재미도 있고 돈도 벌고 꿩 먹고 알 먹고 요게 지혜로운 인생이다.

[법륜스님의 하루] 아이의 단점만 보여서 자꾸 다그치게 됩니다. (2024.01.12.)

저는 아들이 둘 있습니다. 첫째는 14살이고 둘째는 9살입니다. 첫째 아이와 대화하면 굉장히 답답하고 자꾸 잔소리가 나옵니다. 아이가 저에게 고민을 꺼내 놓으면 저는 그걸 들으면서 화가 많이 나고 ‘그럴 땐 이렇게 했었어야지!’ 하면서 아이를 다그칩니다. 그러면 후회가 되고 힘이 듭니다. 첫째 아이에게서는 자꾸 단점만 보이고, 둘째 아이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둘째 아이는 알아서 잘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첫째 아이에게서는 단점만 보이고, 장점을 찾아보려고 하면 오랜 시간 동안 고민을 합니다. 첫째 아이에게 제 모습이 너무 많이 보이는데 자존감도 너무 낮고 우울감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한번 우울감에 빠지면 땅끝까지 파고 들어갈 것 같고, 옆에서 위로해 주어도 잘 안 먹힙니다. 그래서 ..

[법륜스님의 하루] 남자친구가 욱할 때 하는 말 때문에 상처를 받습니다. (2024.01.11.)

저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입니다. 남자친구가 욱할 때 하는 말 때문에 서로 다투고 제가 상처를 받습니다. 저는 싸우고 난 뒤에 대화해서 확실하게 풀고 싶어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버리고 지나고 나면 아무렇지 않게 저를 대합니다. 제가 대화를 시도하면 남자친구는 저보고 저의 입장만 주장한다고 하면서 모두 저의 잘못처럼 말합니다. 남자친구의 말을 곱씹을수록 ‘도대체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들어서 마음이 잘 다스려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문자는 남자친구가 대화도 잘 나눠주고, 질문자가 문제를 제기하면 그런 말도 잘 들어주기를 원하죠?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럼 이렇게 질문도 할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남자..

[법륜스님의 하루] 시민단체 안에 노조를 만드는 후배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2024.01.10.)

저는 시민단체에서 22년간 활동해 오고 있습니다. 최근에 후배 활동가들이 단체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후배 활동가들이 사회운동보다는 근로조건에 관심을 더 두고 있다는 것이 태도나 행동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지난해에는 노조를 결성하고 선배 활동가의 퇴진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단체의 설립 목적을 위해서 매진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일자리나 편안한 근로조건에 더 많이 치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방법을 모색해서 사회 변화에 힘을 모으지 않고 세를 모아서 오히려 실력 행사를 하는 것과 같은 정치적 행위에 관심을 두는 지금의 상황이 우려스럽습니다. 현재 의사결정 체계조차 무너져 가는 상황이어서 자괴감이 듭니다. 제가 어떤 마음으로 후배들을 바라봐야 지금의 난국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요?// 현..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노하우를 알려주면 팀원들이 다른 회사로 갈까 봐 불안합니다

모든 노하우를 다 알려주면 팀원들이 다 배우고 나서 더 좋은 대우로 다른 회사로 갈 수 있다는 불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부모 자식 간에도 딱 그걸 자기 법을 계승할 한 명의 아들, 장자한테만 딱 가르켜 주고 종업원한테 안 알려줄 뿐만 아니라 딸들한테도 안 알려주거든요. 이게 이제 옛날부터 비법이라 그러지 않습니까? 그죠 무술을 할 때도 스승이 딱 비법은 자기 혼자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다 제자들한테 가르쳐 주죠. 왜? 나중에 서로 원수가 될 수 있는데 그때 다 가르쳐주면 제압을 못 하잖아요. 우리 중국의 무협지에 그런 얘기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죠? 자기가 선택해야 돼요. 자기가 그런 노하우를 어느 정도 남겨놓고 가르친다 그러면 그 팀원들에게 자기가 너무 기대를 가지면 안 돼요. 팀원들이 나처럼 ..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네가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야

스님에게 어떤 인간관계가 있다면 그게 (인생의) 전부가 아니잖아요, 그죠? 저는 또 저 나름대로 사회에 대한 어떤 책임과 의무가 있고 또 종교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죠? 근데 그 모든 것을 다 나에게만 쏟아라 하는 것은 그렇게 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그렇게 될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될 수 없다고 나를 배신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는 제가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법륜스님의 하루] 상류층이 되려고 온갖 방법으로 돈을 법니다. 잘 살고 있는 걸까요? (2024.01.09.)

저는 3년 뒤면 나이 50이 됩니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첫째 딸과 1살 차이 나는 아들이 있고, 그다음 막내가 4살입니다. 애가 셋이다 보니 아이들 부양을 명분으로 좀 욕심을 부리면서 이 방법 저 방법, 불법적이지는 않지만, 온갖 방법들을 동원해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상류층으로 가려고 굉장히 노력해 왔는데, 지금 돌아보니 마음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마음 한쪽에서는 그냥 주어지는 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자꾸 올라오고 있어서 고민이 됩니다. 정답은 없겠지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스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돈을 버는 것은 자신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남의 돈을 뺏는다든지 훔친다든지 속인다든지 하는 행위에 대한 규제는 ..

[법륜스님의 하루] 보기 싫은 정치인들이 많아서 뉴스를 보기가 싫어요. (2024.01.08.)

요즘 보기 싫은 관료나 정치인들이 많아서 TV 뉴스나 SNS를 점점 더 안 보게 됩니다. 정치인들이 예전 같으면 부끄러워서 하지 못할 언행을 대놓고 하거나, 거짓말을 했다가 금방 들통나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까지 해요. 최근에는 야당 당대표 테러 사건까지 있었는데요. 범인은 정치 혐오에 대한 글을 남겼다고도 합니다. 머리로는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할수록 정세가 더 나빠진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꼴을 보기 싫은 마음이 더 큽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런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TV나 라디오를 틀어보면 긍정적이지 않은 뉴스들이 매일 나오죠. 그러다 보니 국민들이 뉴스보다 오히려 예능이나 다른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보는 경향이 이해는 됩니다만, 자꾸 정치를 외면하면 결국 정치가 소수의 극렬한 지지자들..

[법륜스님의 하루]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2024.01.07.)

저는 2주 전에 어머니를 여의었습니다. 저희는 떨어져 살았어요. 저는 약 30년 전에 학교를 다니기 위해 뉴욕에 갔고 가족들은 한국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는 지난 15년 동안 한국에서 혼자 사셨고 저는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거의 매일 화상통화를 할 정도로 매우 가깝게 지냈습니다. 어머니는 매년 몇 달씩 저를 방문하시곤 했어요. 이번 여름에도 저를 보러 오셨습니다. 어머니는 건강했지만, 갑자기 짧은 시간에 건강이 매우 위독해져서 제가 11월 초에 이곳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매우 위독한 상태여서 약 2주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이제 저는 모든 것을 제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2주만 더 일찍 왔어도 살아계셨을 것이고 시간문제였기 때문에 괜찮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쨌든 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5. 16살 딸이 영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이곳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다시 영국으로 가서 대학을 준비하고 싶어 합니다. 혼자 보낼 수도 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불가능하고 또 그렇다고 온 가족이 다시 영국으로 가려니 남편의 직장 등등 준비할 것도 많아서 큰 부담이 됩니다// 마음에 걸리면 해주면 되잖아요. 그거 뭐 어렵다고 그래요. ... 그러니까 자식을 위해서는 그 정도 어려움을 감수해야지 정말 자식을 위한다면. 맹자 어머니가 이사를 세 번이나 간 거 보셨잖아요. 가면 되지 그게 뭐 어려운 일이에요. ... 그러면 안 가면 되지. 생각을 단순하게 하셔야 해요. 어떻게 하기는 ‘가는 거 찬성이다. 근데 우리는 갈 형편이 안 된다’ 이러면 되지. 솔직하게 사실대로 얘기하면 돼요. ‘네가 가는 건 좋다 이해가 된다. 근데 지금 엄마 아빠는 갈 형편이..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배신자를 대하는 방법

과거에 어떻게 지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내가(현재 상황을) 기꺼이 받아들이면 지난 12년이 내 인생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고 (현재 상황을) 굉장히 배신감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지난 12년이 낭비한 인생이 돼요. 그러니까 그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내 인생을 어떻게 만들거냐 이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스님은 그 사람을 몰라서 그래! 얼마나 나쁜 놈인데” 내가 알고 모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미 일어난 일이고 내가 나를 어떻게 만들거냐는 거예요. 내가 과거 12년을 낭비한 인생으로 만들거냐. 내가 12년을 내 인생에서 소중한 12년으로 만들거냐 하는 거는 그 사람이 어떠냐가 아니라 내가 지금 결정하는 거예요.

[법륜스님의 하루] 수행과 일을 병행하기에 일상이 너무 바쁩니다. (2024.01.06.)

제가 불교대학 공부를 시작한 지 어느덧 4개월이 되었습니다. 우연히 시작을 하긴 했는데, 뒤돌아 보면 먹고살기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쪼개기가 쉽지 않은 나날들이었습니다. 요즘은 수행의 좋은 점을 조금씩 알게 되어서 새벽에 일어나 21일을 목표로 절 수행과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재는 좋은 마음인데, 반면 앞으로도 지금 하고 있는 수행을 일과 병행하며 계속해 나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저와 같은 초심자가 수행의 인연을 계속 이어 나가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우리가 일을 하다가 점심때가 되면 밥을 먹어야 합니다. 질문자가 생각할 때는 밥을 안 먹고 1시간 일을 더 하는 게 효과적일까요? 잠시 쉬면서 밥을 먹고 하는 게 더 효과적일까요? 일을 하다가 시간이 늦어지면 잠을 자야..

[법륜스님의 하루] 참아보려 하지만 감정 조절이 너무 힘듭니다. (2024.01.05.)

기쁨, 슬픔, 화남과 같은 감정 조절이 너무 힘듭니다. 머리로는 지켜보자 참아보자 하지만 오르내리는 감정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어릴 때 어른들이 화를 많이 내며 서로 싸우는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저도 47년을 화내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과 화나는 감정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를 탈 때처럼 화가 저도 모르게 올라오면 가라앉기를 기다립니다. 그러고 나면 뒷골이 땅기고, 피곤하고, 안압이 올라오는 등 몸이 너무 아픕니다. 저는 어떻게 연습해야 화도 다스리고 몸도 아프지 않을 수 있을까요?// 질문자는 어릴 때부터 화를 잘 내는 어른들 속에서 자라서 화를 내는 까르마가 있습니다. 그걸 개선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성질대로 살면서 그 과보를 ..

[법륜스님의 하루] 일을 잘하면 일이 자꾸 늘어나서 고민입니다. (2024.01.04.)

스님께서 예전에 절에서 부목 생활을 하셨을 때 함께 일하던 거지가 똥지게를 20%만 채워서 쉬엄쉬엄 일하는 것을 보고 스님이 질책하니까 그 거지가 ‘막노동은 몸이 생명이고, 쉬는 시간 없이 일하는 걸 사장이 좋아한다’ 하고 대답했다는 일화를 이야기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거지와 반대로 똥지게를 가득 지고 일하다 보니 사장이 좋아하긴 하는데 점점 똥지게를 늘려주고 있어서 어느 순간 ‘그 거지가 지혜로운 건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제가 열심히 일하는 것이 어리석은 행위일까요? 또 제가 앞에서 길을 이렇게 닦아 놓으니 결국 사장님한테만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 같고 후배들이 일하기에는 안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지금 질문자가 하는 ..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질문-한심한 정치인들 때문에 뉴스 보기가 싫어요.

Q '요즘 너무 보기 싫은 관료나 정치인들이 많아서 TV 뉴스나 SNS를 안 보게 됩니다. 정치 무관심을 넘어 정치혐오를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야당 대표 테러 사건의 범인도 정치혐오에 대한 글을 남겼다고 합니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정치가 더 나빠진다고 합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알면서도 보기 싫은 마음이 너무 강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치 외면하면 소수 극렬 주의자에 의해 좌지우지돼 그런 심정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TV 등을 틀어보면 맨날 긍정적이지 않은 뉴스들이 나오니까 채널을 돌리고 오히려 예능같은 걸 더 많이 보는 경향은 이해됩니다만, 우리 국민들이 자꾸 이렇게 외면을 하게 되면 결국은 정치가 소수자, 소수 극렬 지지자들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그러면 나처럼 혼자 사는게 낫다

둘이 같이 살려면 자라 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가치가 다르고 이념이 다르고 때로는 믿음이 다르고 그런데 자기만 고집한다 그러면 그건 자주성이 아니고 그건 외골수에요. 그럼 같이 안 사는 게 좋다. 나처럼 이렇게 혼자 사는 게 좋다. 남 괜히 애먹이지 말고. 둘 사이에서 난 아이 괜히 갈등 일으키게 하지 말고. ‘같이 산다’, 이 말은 곧 ‘맞춘다’ 이 뜻이야. 궁합이 맞느니 인물 때문에 같이 살고 못 살고가 아니다. 맞추면 같이 살 수 있고 안 맞추면 같이 못 산다 이렇게 관점을 가져야 돼요. 그러니까 음식 맛이 서로 다르면 상대에게 맞춰 간을 맞추든지 아니면 상대가 짜게 먹는 걸 원하면 소금이나 간장을 반드시 식탁에 올려 주든지 ‘당신 너무 짜게 먹는다’ 이런 소리 하면 안 돼. (상대에게) ..

[법륜스님의 하루] 재혼에 대해 상대편의 가족이 반대를 하니 화가 납니다. (2024.01.03.)

8년 전 이혼을 하고 아이 둘을 혼자서 키우고 있습니다. 4년 전 이혼을 한 남자를 새로 만나게 되었고, 이 남자는 이제 12살 된 아이와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제가 이 남자에게 기대고 싶었던 마음이 큰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 이 남자를 보면 좋은 마음보다 화나는 마음이 더 많이 일어납니다. 저와의 재혼을 반대하는 아이와 어머니를 이해해야지 하면서도 너무 화가 납니다. 그런데도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는 제가 너무 한심하고요. 다섯 가지가 좋은데 다섯 가지가 싫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 답답합니다. 좋은 다섯 가지를 위해서 싫은 다섯 가지를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싫은 다섯 가지를 버리려면 다섯 가지 좋은 것도 같이 버려야죠. 경전에 ‘공..

[법륜스님의 하루] 은퇴 이후에도 보람 있는 삶을 살려면. (2024.01.02.)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부탁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정년까지만 가정일과 직장 일에 신경을 쓰고 은퇴를 하고 나면 정토회 활동에 많이 참여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래봐야 한 10년 정도 정토회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젊은 시절에는 세상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한번 해보겠다고 꿈을 꾸었던 적이 있잖아요. 은퇴 후 10년 동안 그 꿈을 실현해 보는 겁니다. 결혼해서 아이들 키우고 밥벌이만 하고 살다 보니 꿈은 온데간데없고 그저 하루하루 살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러다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 수행을 해서 자신의 건강성을 회복하게 된 거죠. 이제 은퇴한 이후에는 10년 정도 세상을 위해 활동을 해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의사들은 가난한 나라에 가서 의료봉사를 할 수 있을 것이고 법률가들은 여러 법률적인 자문을 해..

[법륜스님의 하루] 한국 청년들은 왜 결혼을 하지 않나요? (2023.04.29.)

스님께서 한국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셨는데 이해가 안 됩니다. 왜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해도 아이를 갖고 싶어하지 않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갈망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해가 잘 안됩니다.// 과거에 가난했을 때는, 시간이 지나 경제가 발전하면 어린 시절보다 나이가 들면서 더 잘 살게 되었고 부모 세대보다 자식 세대가 더 잘살았습니다. 그러니까 힘들어도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부모님이 사는 넓은 집에 아이 하나 있습니다. 부모님의 넓은 집에 자기 방도 있고, 밥도 해주고, 빨래도 해주고, 용돈도 받으며 생활을 하다가, 이제 직장을 가거나 결혼을 해서 독립된 생활을 하면 부모님 집보다 더 작은 집을 구해야 하고, 밥도 자기가 해야 하고, 일이 많아지잖아요. 독립을 하면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