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4115

[법륜스님의 하루] 과로와 스트레스로 이석증 진단을 받았습니다.(2023.11.22.)

전 최근에 이석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40대 초반에 이석증을 진단받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고 제 경우는 열 명 중에 한두 명밖에 안 되는 사례로 스트레스로 인한 뇌 손상이 온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10년 뒤에 치매가 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석증 진단을 받은 후 제 과거를 돌아봤습니다. 지인들은 제가 굉장히 바쁘게 일하고 부지런하다고 평가해 주었고 남편은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많이 벌이는 스타일이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저는 원래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이라 인간관계가 아주 제한적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를 낳으면서 모범이 되려면 내가 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하다가 작년에 불교대학과 경전대학까지..

[법륜스님의 하루] 돈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싶은데 노후 준비가 걱정입니다. (2023.11.21.)

스님의 책 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먹고사는 문제는 탁 내려놓아야 하며 그것이 수행자의 기본이라는 말씀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문제를 탁 놓아버리는 것이 잘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돈 버는 일에 급급해서 돈만 벌고 살았는데 지금은 먹고살 만큼만 벌면서 편안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TV나 유튜브를 통해서 먹고사는 게 너무 힘들고 노후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고 나도 노후 준비를 해 놓지 않으면 비참한 삶을 살게 되지는 않을까 두려움이 생깁니다. 노후 준비를 하려면 대체 얼마를 모아 놓아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 막연한 불안함이 있습니다. 돈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하면 놓을 수 있을까요?//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가 됩..

[법륜스님의 하루] 사회 변화를 이야기하면 내가 힘들어서 여유가 없다고 하는데, 어떡하죠? (2023.11.20.)

행복학교 마음편 4강을 수료하게 되면 관계 편을 수강하게 됩니다. 관계편 후반부터는 본격적으로 북한 문제, 환경 문제, 빈곤퇴치 문제를 배우게 되는데 참가자 중 한 분이 내 마음이 이렇게 힘들고 복잡한데 북한 문제는 생각할 여유도 없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행복학교 프로그램이 마음편 4강만으로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학교 마음편을 4강으로만 편성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북한 문제를 꺼내면 북한을 싫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이런 이야기를 해?’ 하며 불편해합니다. 그런데 행복학교에서 배우는 핵심 내용은 북한 이야기를 하느냐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내가 싫어하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거부하는 그 마음을 바로 과제로 삼는 것이 행복학교에서 배우는 핵심 내용이에요. ..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모두가 엄마의 사후 재산 상속을 노리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96세인데 비해 나이에 비해 너무 정정해서 아버지와 전처 자식, 의붓 삼남매, 저희 남매 모두가 엄마 사후 재산 상속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것도 행복한 고민이에요. 자기는 지금 굉장히 울면서 얘기하지마는 다른 사람이 들으면 다 행복한 고민이예요, 왜 그러냐 하면 부모가 재산이 있잖아요. 없는 사람은 이런 고민할 필요가 없잖아요, 그렇죠 있어서 이게 고민이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행복한 고민이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울어가면서까지 할 일은 아니다. 웃어가면서 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얘기다 먼저 이런 말씀을 드리고요 동생만 욕심을 내는 게 아니라 나도 지금 욕심을 내서 욕심과 욕심이 부딪쳐서 지금 싸우는 거지 뭐 동생이 괘씸하다 이런 말하는 얘기를 들으면 제가 이렇게 좀 웃어지네요. 동생은..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너와 나는 서로 생각이 다르구나

어떤 일을 두고 한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고 한 사람은 저렇게 생각할 때 사실이 뭐냐? 이 사람이 생각하는 사실은 이런 거고 저 사람이 생각하는 사실은 이렇단 말이야. 사실을 두 사람이 아무리 토론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이럴 때 사실은 뭐냐? 두 사람 생각이 다르다는 것만 사실입니다. 대화의 출발이다. 근데 우리가 보통 대화할 때는 내가 옳고 네가 틀렸는데 이걸 대화를 하려니까 화가 난 상태에서 대화를 하니까 자꾸 목소리가 높아지고 서로 다르다는 전제는 내가 화가 안 난다 스트레스를 안 받기 때문에 차분하게 계속 얘기할 수가 있다. 서로 다르다는 조건에 서면 첫째 내가 화가 안 나고 두 번째 여러 해결책을 모색할 수가 있다.

[법륜스님의 하루] 이직과 퇴사를 결심할 때마다 망설임이 생깁니다. (2023.11.19.)

현재 직업과 이직에 관한 질문입니다. 제가 원하는 것이 실제로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직장에서는 최대한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지만 일이 짜증 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아요. 하기 싫고, 이 일이 제 커리어를 쌓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고 행복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보겠다고 결심하면 '큰 차이가 뭐가 있겠어'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또 퇴사를 결심할 때마다 회사나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제가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해야 하는데 욕심을 부려서 괴로운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나 동료들에게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고, 그들이 저에게 ..

[법륜스님의 하루] 말이 늦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3.11.18.)

저는 다섯 자녀가 있는데요, 첫째는 스물여덟 살이고, 막내가 네 살입니다. 지금 막내를 집에서 가정 양육을 하고 있습니다. 가정 양육을 하는 이유는 남편이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을 계속 반대하기 때문입니다. 위에 네 아이는 정상적으로 발달해서 자연스럽게 어린이집을 다녔는데, 막내는 말이 늦는 편이라서 남편이 의사 표현을 할 수 있을 때 어린이집을 보내자고 합니다. 아이가 말을 잘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린이집에 가면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다고 굉장히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아이가 지금이라도 어린이집에 가면 말을 더 잘 배울 수 있을 것 같고 또 제가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는 것도 힘들어서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습니다. 아이가 말이 늦다는 이유로 계속 가정 양육을 해야 하는 걸까요?// 인구 절벽..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의 건강이 나빠져서 가족의 생계가 걱정입니다. (2023.11.17.)

저는 50대 주부이고 파트타임 일을 하면서 가족들을 도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쌓이는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한 현명한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몇 주 전에 신랑의 건강이 안 좋아져서 우리 가족이 어떻게 될까하는 두려움과 스트레스 때문에 한동안 힘들었습니다. 물론 가족들에게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는 했지만 이 일을 겪으면서 이제는 내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제가 어떻게 하면 잘 이겨나갈 수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가요? 남편의 건강이 안 좋아져서 혹시 직장을 못 다니면 어떡하나 나 혼자서 어떻게 생계를 꾸려나갈 건가 이런 걱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가요?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75. 6년째 남편과 각방을 쓰고 있습니다

남편은 업무가 살인적으로 많고 매일 야근 주말 출근 남편을 배려하기 위해 신생아를 데리고 끝방으로 가서 각방을 쓰기 시작 대화는 없고 다툼은 많아지는 위기의 부부 남편은 우리 집 하숙생으로 본인은 불편한 게 없어서 현 상태에 대한 개선의 의지는 없다 합니다// 자기가 자기 인생을 결정해야죠. 자기가 내 인생을 내 인생은 뭐 부모도 대신할 수 없고 남편도 대신할 수 없고 자식도 대신할 수가 없거든요. 내가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야 된다. 첫째, 내가 여성으로서, 결혼을 한 여성으로서 부부 관계 없이 내가 사는 게 큰 문제가 없다 이렇다면 저는 굳이 이혼할 필요가 없다, 아기 클 때까지. 그냥 허수아비 같은 남편이라도 하숙생 남편이라도 애가 학교 가면 아빠가 있다 그러고, 아빠가 공무원이라 그러고 이렇게 ..

[법륜스님의 하루] 결혼을 하고 싶은데 연애부터 자꾸 실패합니다. (2023.11.16.)

저는 지금까지 공부와 일이 전부라 생각하며 살다 보니 한창 연애할 시기에 제대로 된 연애를 못 해보았습니다.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연애와 결혼을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은 결혼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결혼이라는 목표로만 이성을 만나니 집착만 더 강해지고 연애가 잘 되지 않습니다. 결혼에 대한 간절한 마음과는 달리 상대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감정을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을 잘 믿지 못하고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해 시간을 너무 끌다 보니 연애까지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처럼 만나려고 노력해 보지만 또다시 결혼을 할 수 있나 없나에 집착하게 됩니다. 깊은 관계로 이어지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니 힘듭니다. 남들처럼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속절없이 나이만 먹는 것이 불안합니다. 제가 어떤 ..

[법륜스님의 하루] 별일 아닌 일에 화를 내는 남편 때문에 힘듭니다. (2023.11.15.)

남편은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늘 변명이나 합리화를 하면서 별일 아닌 일에 화를 내며 제 탓을 합니다. 한번은 산에 가는데 남편이 스틱을 두고 와서 제가 땡볕에 20분이나 기다렸는데, 전화도 안 받더니 나중에 와서는 ‘화장실 가느라 못 받았다’, ‘5분밖에 안 지났다’ 하면서 그 더운 날에 물이 든 가방을 메고 먼저 가버렸습니다. 부부 모임 때는 자기 친구가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사람이라며 휴게소 화장실에 있는 저를 빨리 나오라고 다그쳤습니다. 며칠 전에는 감자 썩은 거 박스 안에 있으니 버리라고 부탁을 했는데 썩지 않은 감자가 들어있는 박스를 버렸습니다. 분명히 ‘썩은 감자를 버리라고 하지 않았냐’라고 했더니 자기가 보기에는 그것도 다 썩었다고 합니다. ‘성향이 원래 저렇구나’ 하고 넘어가..

[법륜스님의 하루] 직원들을 평가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게 불편해요. (2023.11.14.)

지금이 소장들이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얼마 전에 같이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업무 평가를 했고 어제부터 그 결과를 직원들이 받아보고 있습니다. 연초에는 직원들 모두 함께 일을 잘해서 성과를 내보자고 했지만 직원들에 대한 연말 평가를 다 똑같이 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규정에 따라 잘한 사람, 중간인 사람, 못한 사람으로 상대 평가를 해야 하거든요.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은 불만이 없지만 결과를 안 좋게 받은 사람들은 소장입장에서 대하기가 상당히 껄끄럽습니다. 그분들도 ‘소장이 왜 나한테 이런 평가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거예요. 직원들을 평가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게 불편한 마음입니다// 그런 수준이면 질문자는 소장을 안 해야지요.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가능하면 안 하는 게 좋습니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8년째 만나는 남자친구와 결혼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8년째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결정해야 할 시기 남자친구는 몸이 아프신 홀어머니가 있고 나중에 사업을 할 계획 부모님도 남자친구가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반대// 주위에서 다 결혼하면 고생이 뻔하다는데 뭐 때문에 하려고 그래요? 안 하면 되지. 그럼 하면 되죠. 뭐가 문제예요? 마음을 하고 싶으면 고생을 감내하면 되잖아요. 어떤 고생이 오더라도 까짓거 하면 되지 이렇게 생각하면 되죠. 요즘 같은 좋은 시절에 그걸 뭐 걱정해요? 요즘은 아기 둘 셋 낳고도 안 사는 사람 많고 미국 같은 데 보면 절반 이상이 이혼한 가정이고 조선시대 같으면 걱정이 되죠. 한 번 하면 다시 물을 수가 없으니까 요즘은 무를 수도 있고 하니까 내가 보기에는 하고 싶으면 그냥 하면 될 것 같아요. 그게 왜 실패예..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일등하다가 열등의식

좋은 학교에서 성적이 떨어질수록 열등의식이 심합니다 중고등학교를 계속 반에서 1등 하다가 1등 한 애만 모아놓은 대학에 들어가서 경쟁하니까 중간도 못 가고 맨날 밑에 처진다. 자존심이 상할까? 안 상할까? 더 상하겠지. 열등의식은 다 상대적인 거거든요. 절대적인 거는 열등하다, 우등다는 게 없어요. 모든 존재는 다 존엄한 거예요. 비교해서 누구보다 못하다, 누구보다 낫다는 문제가 생긴다.

[법륜스님의 하루] 미세 플라스틱 문제, 어떤 사회적 실천을 해야 할까요? (2023.11.13.)

어제저녁에 통일의병 활동을 하면서 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의 문제점을 서로 이야기해 보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나중에 모아진 의견이 대체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인적 실천만으로는 부족하고 사회적 실천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 점에 완전히 동의하는 한편 현실에서 어떻게 사회적 실천을 해나갈 수 있을지 막막한 생각이 들어 스님의 조언을 구합니다// 개인적 실천은 개인이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개선 방안을 실천해 나가는 것입니다. 사회적 실천은 나뿐만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행동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실천에는 대중이 함께 하는 실천이 있고, 정부가 정책을 통해서 개선해 나가는 실천이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동네 사람들이 함께 실천하도록 알리는 것도 ..

[법륜스님의 하루] 사위가 설거지를 안 하는 모습을 보면 화가 올라옵니다. (2023.11.12.)

딸이 얼마 전에 결혼을 했어요. 당분간 딸과 사위가 저희 집에서 같이 살기로 했는데 사위에게 자꾸 불만이 생깁니다. 사위는 성격도 좋고 저한테 너무 잘 하지만 밥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안 합니다. 둘 다 회사에 출근하고 퇴근하는데 항상 설거지는 딸이 하고 있어요. 옆에서 사위는 ‘도와줄까?’ 하고 물어보기만 하고, 그러면 딸은 ‘됐어’ 하고 본인이 설거지를 합니다. 매일 이 모습을 볼 때마다 화가 올라와요. 얼마 전에는 제가 도저히 못 참아서 딸에게 ‘오빠가 도와줄까 물어보면 무조건 도와달라고 대답해’ 하고 협박까지 했습니다. 저는 사위가 ‘같이하자’ 하고 말하지 않는 게 늘 불만입니다. 아들도 걱정입니다. 아들이 여자 친구를 사귄 지 2년이 되었는데 저한테 소개를 안 시켜 줍니다. 결혼할 마음이 없냐고..

[법륜스님의 하루] 전쟁을 멈추고 평화의 나무를 심읍시다. (2023.11.11.)

지금 세계는 갈등과 분쟁으로 전쟁의 광기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힘에 의한 문제해결 방식으로 폭력이 만연되고 있습니다. 인종, 민족, 영토, 종교를 둘러싼 분쟁들은 세계 곳곳에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분열시키고 파괴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무차별 공습과 전면 봉쇄 등은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우리는 20세기 초, 1차,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수천만 명의 인명과 재산을 잃고 나서야 우리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행동을 했는지를 뒤늦게 깨닫고 평화, 안전, 인권, 인도주의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그런데 한 세기도 지나기 전에 우리는 과거의 어리석음을 ..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같은 사건 서로 다른 진실, 그 이유는?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이야기를 들어도 사람들의 인식이 모두 다른 것 같습니다. 시간이 경과하면 서로 기억하는 내용들이 더욱 달라지는 현상도 보입니다. 각자 다르게 보고 입장도 모두 다르다면 사실이나 진실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것이 과연 있을까요?// 사람은 같은 장소, 같은 시간대에 같은 것을 보고 각자 생각이 다를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기억에 남는 것도 각자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지금은 가볍게 들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이 새겨지는 것이 있고 어떤 사람은 지금은 눈물을 흘리고 감동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버리면 잊어버리는 것도 있고 다 달라집니다. 그것은 개인과 개인도 그렇고 집단과 집단 사이에도 그렇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도 그렇고 종교와 종교 사이에도 그렇다. 그러니까 서로 다..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진정한 참회기도란?

‘3천배 하자’ ‘오늘 우리 가자’ ‘밤새도록 한번 절 해보자’ ‘너 몇 배 했노?’ ‘천 배’ ‘이야~ 너 나보다 빠르네’ 이거는 다리 운동은 되는데 숙여지는 마음은 아니에요. 너무 빨리 해치우는 식으로 하면 안 되고 그냥 일상적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절을 하면 저절로 마음이 숙여진다. 힘이 드는데도 자꾸 절을 하면 조금 반성하는 것 같은 생각이 많이 일어납니다. 화가 났다든지 슬펐다든지 불만이라든지 이런 게 난단 말이야. 화를 내는 거는 상대 탓이에요? 내 마음이에요? 내 마음이다. ‘아, 내가 화를 냈구나’하는 걸 자각할 수 있어요. 자기를 약간 [돌이키는 마음]이 일어난다. 그런게 일어나면은 ‘제가 놓쳤습니다.’ ‘다음부터 놓치지 않겠습니다’ [알아차림] 잘못을 알아차림이 참회예요.

[법륜스님의 하루] 실직하고 나서 어느 곳에도 적응을 못하고 있습니다. (2023.11.10.)

저는 비행기 조종사로 일하다가 4년 전에 사고를 냈습니다. 그 사고로 실직하고 이제 나이가 오십 가까이 되었습니다. 조종사로 일할 때는 혼자 나가서 살았지만 지금은 부모님께 얹혀살고 있습니다. 집안일을 하면서 눈을 낮추어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일들을 찾아 도전했습니다. 사고 이력 때문에 더 이상 조종사로 일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다른 여러 가지 일에 도전했지만 어느 곳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것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일 두려운 것은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것입니다. 결국 저 혼자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가끔 공황장애가 온 것처럼 굉장히 무서워집니다. 그럴 때마다 병원에 가서 약을 타 먹고 나면 좀 나아집니다. 병원에서는 분리 불안과 우울증이 있다면서 약만 계속 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

[법륜스님의 하루]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할 수 있을까요? (2023.11.09.)

친구 다섯 명이 모여서 등산을 간다고 해봅시다. 그럴 때 어떤 친구를 좋아하게 될까요? 무거운 짐을 지고 산행을 하다가 계곡에서 밥을 해 먹는 경우에 힘든 건 다들 마찬가지일 겁니다. 다리 뻗고 쉬고 싶고, 물에 들어가서 목욕하고 싶고, 그럴 거예요. 그때 한 친구가 본인도 피곤하지만 우선 코펠을 꺼내 불을 붙이고 쌀을 씻고 밥을 안치고 반찬을 만든다면 어떨까요? 산행을 할 때 친구의 무거운 짐을 좀 더 매주거나 밤에 잘 때 침낭을 깔거나 텐트 안에 정리 정돈을 먼저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친구들 사이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친구를 찾게 될 겁니다. 등산을 가든 어디를 가든 말이에요.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도록 내가 어떤 수를 쓸 것인가’ 하는 생각은 굉장히 기술적인 접근법입니다. 그런 방법은 효과가 ..

[법륜스님의 하루] 거친 말투로 군림하는 남편이 불편합니다. (2023.11.08.)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간호하느라 정말 힘이 들었지만 스님을 만나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많이 행복해졌습니다.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남편이 종종 불만을 표현합니다. 남편은 예전과 달리 거친 말투와 군림하는 듯한 행동을 합니다. 새벽마다 정진할 때 읽는 수행문에 ‘중생의 요구에 수순하는 보살이 되어’라는 구절이 있는데 그 구절을 읽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합니다. 왜냐하면 상대의 요구를 다 들어주다 보면 상대를 더 나쁘게 하는 것 같다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남편과 대화로 갈등을 풀어보려 했지만 오히려 다툼이 잦아져서 100일 동안 남편에게 묵언 수행을 하며 대처했습니다. 이런 저의 대응 방법이 문제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과거에도 남편이 하는 사업이 부도가 나서 매우 힘들었을 때..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불면 때문에 고통스럽습니다

저의 문제는 불면입니다. 나이가 이제 60 넘으면 좀 편해질 줄 알았지만 60 넘어도 만만치 않습니다. 밤에 자다가 깨서 화장실에 갔다 오면 잘 못 자는 상태입니다.// 잠을 아예 못 잔다면 좀 심각한데 초저녁에 자고, 중간에 화장실 갔다 와서 뒤에 잠 안 온다하는 정도는 큰 문제 없잖아요. 안 자면 되잖아요, 뒤에 공부하면 되잖아요. 왜 잠을 계속, 안 오는 잠을 누워 있을 필요가 뭐 있어 아예 잠이 안 와서 신경쇠약 증세 같은 게 생긴다, 그런 문제지만 앞에 자는 게 한 8시간은 자요? 3시간 정도 자면 큰 문제 없어요. 주로 화장실 가는 게 몇 시쯤부터요? 2시 3시 깨면 스님들 선방에는 다 2시에 일어나야 정진하거든요. 그래서 그건 문제 없어요. 그 정도면. 근데 요즘은 저기 뭐 광고도 나오고 하..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젊을 때 예쁘던 사람이 나이들면

젊을 때 ‘이쁘다’ 소리 듣는 사람일수록 늙음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큽니다. 근데 우리같이 대충 생긴 사람은 늙어도 아무 상관이 없어. 오히려 대충 생긴 사람은 늙으면 얼굴이 더 좋아져요. 젊을 때 예쁘냐? 안 예쁘냐? 이런 게 있지 늙으면 얼굴형이 다 비슷해지거든요. 그래서 지금 좋은 것이 나중에 반드시 좋다고 할 수가 없다.

[법륜스님의 하루]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2023.11.07.)

오늘 어르신들을 모시고 기림사를 방문하여 삼천불전에서 부처님께 두 손 모아 합장하며 간절히 발원하옵니다. 어르신들이 살아계실 때는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사시도록 약사여래불께서 돌보아 주시옵소서. 늙고 병들어 몸이 아프더라도 잘 치료받고 간호를 받을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고 수명이 다했을 때 편안하게 삶을 마치게 해 주시옵소서. 삶을 마친 후에는 아미타 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다시는 생로병사의 괴로움이 없고 가난에 시달리거나 차별당하고 멸시받지 않으며 고통과 번뇌가 없는 안락국토(安樂國土)에서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자제들도 부모님을 공경하고 자식들을 잘 돌보며 화목한 가정을 이루어서 어르신들이 자식 걱정 없이 살도록 해 주시옵소서. 지금 세계는 곳곳에 전쟁이 나..

[법륜스님의 하루] 왜 무례한 사람들이 더 잘 나가는 걸까요? (2023.11.06.)

저는 배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무례한 사람들이 종종 있어요. 모두가 약속한 시간에 늦는다거나 자신의 기분에 따라 연기상 약속된 것들을 지키지 않고 피해를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행동들이 그 배우만의 매력과 기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많고요. 속된 말로 그들이 더 잘 나갑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는 성실하고 착하고 주변 사람들을 잘 배려하고 약속도 잘 지키는 배우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뒤처져 있습니다. 동료들끼리 이러한 의문에 대해 술 한 잔 섞인 고민을 털어놓고 얘기를 하다 보면 아무런 답을 못 찾고 ‘결국은 실력이야’ 이러면서 어깨가 한껏 움츠러들어 집에 가곤 합니다. 이런 괴로움이 내 방식이 맞고 상대의 방식..

[법륜스님의 하루] 남자에 대한 불신으로 연애할 때마다 불안감이 커집니다. (2023.11.05.)

제 질문은 관계에 관한 질문입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바람을 피웠기 때문에 남자를 신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결혼은 불행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하지만 저는 인간이어서 여전히 데이트하고 사랑하고 싶어요. 하지만 연애를 할 때마다 그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커지는 것을 느낍니다. 연애의 시작을 즐기고 사랑에 빠졌다는 기분이 들기보다는 불안감이 더 큽니다. 이런 불안은 어떤 이유에서든 상처받지 않고 스스로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제가 긴장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관계를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옳고 그름이라고 하는 것은 나의 기준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태어났을 ..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사랑은 무엇일까?

“나 너 좋다” 이거는 욕망이지 사랑이 아니에요. 사랑은 이해해요. 그가 무엇을 하든 어떻게 하든 “아,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할 때 그게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에요. 사람의 생각은 다르고 믿음이 다르고 이념이 다르다. 다르다는 거를 인정하는 것이 존중이다. 또 그 사람 입장에서 “그 관점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도 있고 행동할 수 있겠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사랑이다.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상대를 이해하면 내 마음이 좋다

어떤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보고 내가 이해가 안 돼. “도대체 저 사람 왜 저러지? 도무지 이해가 안 돼?” 이렇게 하면 내 마음이 답답합니까? 상대 마음이 답답해집니까? 내 마음이 답답해지죠. 그런데 “아, 그 사람이 그래서 그랬구나” 이건 누가 이해한다는 거예요?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한다는 거죠. ‘아, 그래서 그랬구나’ 이렇게 이해를 하면 내 마음에 답답함이 없어져요. 상대가 나를 이해 안 해 줘서 내가 답답한 게 아니고 그런 상대를 내가 이해 못 하기 때문에 내 마음이 답답해진다. 그걸 내가 이해하면 내 마음이 시원해진다. 그런데 우리는 상대로부터 내가 이해받지 못해서 괴롭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잘못된 거예요. 내가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괴로운 거예요.

[shorts,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두 여자 사이에서 어떻게 할까?

두 여자 사이에 있는 남자 좋아할까? 안 좋았을까? 안 좋아합니다. 그게 비록 늙은 여자라도 싫어. 자기 입장을 어머니 쪽하고 아내 쪽일 때 어디 쪽으로 분명히 해야 한다? 아내 쪽으로 분명히 해줘야 한다. 결혼해서 남자가 엄마하고 아내 사이에서 어정쩡한 관계를 취하면 아내가 살 수가 없어. 불효라는 소리 들어도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입장이 분명해야 돼. 그렇다고 엄마한테 반대하라 이런 말은 아니야. 그 입장을 분명히 한 입장에서 키워준 부모님에 대해서 공경을 해야 돼. 결혼 딱하면 엄마하고 정을 끊어야 돼. 알았지? 그래야 부인이 믿고 살 수가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