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란 수많은 의문 가운데 진리를 깨우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명제를 말합니다. 그래서 화두에는 여러 종류가 있게 되는데 그 가운데 백미를 꼽으라면 단연코 “나는 누구인가?”입니다. 다른 화두들은 이 명제 하나를 위해 존재하고 그래서 수행자들은 예외 없이 이것을 수행의 근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누구인가?”는 수행이 일정 경지에 올랐을 때나 가능한 궁극의 화두입니다. 기초가 부실한 상태에서 이 화두를 잡게 되면 너무 막연하여 시간만 허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를 다음과 같이 쪼갤 필요가 있습니다. ① ‘나’는 있다- 참나, 眞我 ② ‘나’는 없다- 無我 ③ ‘나’는 있는 동시에 없다- 有而無 ④ ‘나’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非有非無 ⑤ ‘나’는 空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