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법륜스님의 하루 734

법륜스님의 하루_ 어떻게 하면 긴장하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2023.06.10.)

저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실생활에서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타인에 대해 판단하거나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몸에 긴장감이 생기는 걸 느낍니다. 그럴 때는 제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내가 긴장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데, 이 과정에서 저 자신을 비난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몸의 긴장은 감정의 동요로 나타나거나 서툰 표현으로 이어집니다. 스님의 책 ‘지금 여기 깨어 있기’에는 깨달음이란 무슨 일이 있어도 문제 삼지 않고 사는 것을 의미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이것은 배워서 알게 되는 건가요, 아니면 직접 경험해야 하는 건가요?// 그렇게 책을 보고 아는 것은 지적인 앎입니다. 아직 지적인 앎에 멈추어 있기 때문에 현실에서 체험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

법륜스님의 하루_ 저는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고 자의식이 강합니다. (2023.06.09.)

저는 스물아홉이 된 성인이지만 여전히 세상에서 제가 주인공이라는 착각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사춘기 학생처럼 지나치게 남들을 의식하면서 지냅니다. 연예인도 아니면서 사람들을 만날 때 이미지 관리에 신경을 쓰고, 남들은 저의 일상에 거의 관심이 없는데 저는 SNS에 사진, 영상, 글을 올립니다. 오늘도 즉문즉설에 출연한다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녔어요. 이런 사람들에게 '자의식 과잉이다' 하는 표현을 쓰는데 저에게 완전 잘 어울리는 표현인 것 같아요. 스님의 가르침처럼 저 역시 길가에 난 풀 한 포기처럼 그저 작고 사소한 존재라는 것을 매 순간 알아차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지금 질문자가 주인공이라는 착각을 하고 산다고 해서 특별히 무슨 괴로울 일이나 손해가 날 일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느낌이 들..

법륜스님의 하루_ 분노하지 않고 사회 정의를 실현할 수 있나요? (2023.06.07.)

부처님 법을 만나 공부하면서 저의 많은 고통이 시비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의식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태도가 양비론에 빠지거나 옳고 그름의 사리 분별조차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모든 걸 초월한 듯한 태도가 고통 속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 같습니다. 분노하지 않으면서 사회의 불의에 눈감지 않는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부당한 상황을 개선하는 사회활동을 해나갈 때 분노하는 마음을 갖지 않는 것이 불교와 다른 종교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얼마 전에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종교인들이 모여서 대화를 나누었는데 한 분이 이렇게 말했어요. “저는 요즘 TV에서 정부..

법륜스님의 하루_ 동생이 말기 암에 걸렸어요. (2023.06.06.)

동생이 유방암 4기 항암 투병 중입니다. 현재 저희 어머니께서 동생 가까이에서 동생을 돌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번은 동생이 자기가 암에 걸린 이유가 가족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동생이 아프니까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이해는 되지만 동생을 돌보면서 그런 말을 듣게 되는 어머니의 건강도 걱정입니다. 동생이 너무 부정적이고 원망 어린 말을 쏟아낼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불안하고 걱정이 많아지니 감정 조절이 힘들 때가 많습니다// 어머니의 연세가 어떻게 되셨어요? 어머니와 유방암 4기인 동생 중에 지금 누가 더 급해요? 더 급한 사람이 어떤 말이든 막 쏟아내야 하지 않을까요? 동생이 하는 말을 자꾸 어머니와 연결 지어 생각하지 말고 ..

법륜스님의 하루_ 배우를 준비한 지 10년, 이 길이 맞는지 고민입니다. (2023.06.05.)

제가 배우를 준비한 지 거의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20대 때는 솔직히 크게 걱정도 없었고 조급함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서른이 딱 되고 보니 이 길이 맞는지, 여태까지 해온 게 잘한 건지, 잘했다는 게 어떤 건지, 여러 생각들이 계속 듭니다. 나중에 시간이 흘렀을 때 자존감이 더 낮아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싶습니다. 이런 생각들로부터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배우라는 인기 직종에 종사하여 10년을 했는데도 아직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고 하니까 초조한 마음이 들 수 있다고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모든 배우가 다 유명해질 수는 없잖아요. 모든 스님들이 다 유명해질 수도 없고 모든 정치인이 다 대통령이 될 수도 없고 모든 작가가 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는 없잖습니까? 모든..

법륜스님의 하루_ 남을 도울 때 어떻게 도와야 서로에게 이로울까요? (2023.06.04.)

정토회는 수행공동체입니다. 수행이란 외부에 있는 다른 사람이나 물질적인 충족을 통해서 나의 괴로움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고, 내 안에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자유와 행복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물질적 지원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수행의 정신에 맞지 않습니다. 정토회의 주된 활동은 나의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것입니다. 즉, 수행과 전법이 정토회의 주된 활동입니다. 이것을 여러분들이 꼭 자각해야 합니다. 정토회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자선단체가 아닙니다.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정토회의 주된 설립 취지입니다. 이러한 정토회의 설립 취지에 대해 이해를 먼저 해야 됩니다. 여러..

법륜스님의 하루_ 흥청망청 소비하는 남편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2023.06.03.)

오계를 지키지 않는 주변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수행은 상대방에게 강요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나는 내 밥을 남기지 않고 다 먹었으니 집에서 매일 엄청난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든 말든 나 홀로 수행을 해야 하는 것인지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하겠습니다. 제가 이런 것에 대해 말하면 가족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애초에 아이에게 잘못된 습관이 형성되지 않도록 하는 것조차 제 욕심일까요? 남편이 흥청망청 소비하는 행동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저의 사로잡힘일까요?// 네, 그것도 사로잡힘입니다. ‘아끼는 것은 옳고, 펑펑 쓰자는 것은 틀렸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해서는 안 됩니다. 이 세상에는 아끼자는 사람도 있고, 펑펑 쓰자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르다’ 이렇게 인정해야 됩니..

법륜스님의 하루_ 어머니가 지금 의식불명 상태입니다. (2023.06.02.)

어머니께서 며칠 전 사고로 인해서 지금 의식불명 상태입니다. 제가 작년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어머니께 신경을 많이 못 써 드렸어요. 그래서 술에 의존을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이번 사고도 그 원인으로 인해 생긴 것 같아요. 제가 유방암 진단을 받기 전에 외할머니께서 치매로 돌아가셨고 몇 개월 뒤에 외삼촌이 자살하신 것을 어머니께서 직접 목격하셨어요. 그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상태에서 저는 유방암 진단을 받고 1년 동안 어머니 곁을 떠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마음도 조금씩 무너지려고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머니가 질문자 때문에 쓰러졌어요? 질문자가 밀어서 떨어지신 것은 아니잖아요? 질문자가 술을 많이 드시도록 권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것은 질문자의 생각이고요. 질문자가 어머니의 ..

법륜스님의 하루_ 가출한 아내가 5년 만에 돌아왔어요. 같이 살아야 할까요? (2023.06.01.)

저는 결혼해서 25년 동안 굉장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큰 딸이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우울증이 와서 집안 분위기가 안 좋아졌습니다. 저는 처음에 치료를 잘하면 깨끗하게 낫는다고 하니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하자고 했어요. 아내는 자랑할 일도 아니고 병원에 가서 치료하기보다 교회에 가서 기도하고 헌금하면 낫는다고 하니 교회에서 치료하자고 했습니다. 부부가 합심해도 치료가 될 듯 말 듯한데 몇 년 동안 부모가 서로 의견이 안 맞으니 딸의 상태가 점점 심각해졌습니다. 결국 가족회의를 해서 딸을 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딸을 몰래 퇴원시키고 둘이 가출을 했어요. 저는 아내와 딸을 열심히 찾았지만 결국 못 찾고 괴롭게 5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아내가 찾아와서 같이 사는 게 좋겠다고 했..

법륜스님의 하루_ 결혼을 반대한 어머니에게 결혼 사실을 언제 말해야 할까요? (2023.05.31.)

저는 작년에 결혼을 했는데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못했습니다. 재작년에 어머니에게 결혼할 것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격분하시면서 헤어지지 않을 거면 연락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몇 년간 설득했지만 효과가 없었기에 그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을 계속 듣고 있어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어머니가 모르게 먼 곳에서 지내라던 아버지가 이제는 어머니의 건강이 더 나빠질 것도 없다면서 다시 어머니한테 연락을 하라고 하셔서 마음이 복잡하고 힘듭니다. 이제는 제가 어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결혼 사실을 언제 말씀드려야 할지 고민입니다. 저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되면 어머니의 건강도 우려가 되고요. 제가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요..

법륜스님의 하루_ JTS의 자원봉사 원칙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2023.05.31.)

현재 필리핀 JTS는 자원활동가의 발굴이 중요한 단계입니다. 필리핀 JTS 센터는 오지에 위치해 있고, 봉사자들이 한번 왔다가는 데에만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활동을 하고자 할 경우 소정의 활동비를 주지 않고서는 활동이 어렵습니다. 이 부분이 JTS의 자원봉사 원칙과 상충하는 부분이기에 고민입니다. 이들에 대한 지원이 없으면 단기 활동가의 발굴은 가능하지만 장기적인 인력을 양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실제 몇몇 사람들은 활동비가 지급되기도 하는데, J TS가 갖고 있는 자원봉사 원칙에 대해 어떻게 관점을 잡으면 좋을까요? 월급 받는 직원을 둘 수 없다는 JTS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인도 JTS에서는 현지 활동가에게 생활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어요. 그러나 그것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41. 아내를 하루아침에 병으로 잃었습니다

몇 달 전에 집사람을 하루아침에 병으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그 후유증으로 제가 지금 많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네, 부인이 평소에 자기한테 잘했다는 얘기 아니에요. 잘했으니까 이제 과보를 받아야지. 어쩔 수가 없는 거예요. 부인이 만약에 맨날 돈이나 갖다 쓰고, 속상하고, 애 먹이고 사니 못 사니, 사니 못 사니 12번도 더 하고 이랬다면 이런 아픔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없겠죠. 그래서 여러분들이 남편이나 아내가 애 먹이는 게 꼭 나쁜 거 아니에요. 그러면 죽고 나면 이런 아픔이 없어요. 좀 슬프긴 하지 그래도. 그래도 이렇게 깊은 병까지 들 정도는 아니다, 이 얘기예요. 그래서 옛날부터 죽기 전에 이렇게 애를 좀 먹이잖아요. 병원에 부모님이 막 1년씩 누워 계신다. 처음에는 막 안타까워하다가 막..

법륜스님의 하루_ 고조되는 한반도 전쟁 위기, 희망이 있을까요? (2023.05.30.)

최근 1년 동안 한국 사회에는 급격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는 것이 매우 걱정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역사에는 굴곡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요새 아이들에게 무슨 희망을 말해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런 국면을 어떠한 관점으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유리한 게 불리한 게 되고, 불리한 게 유리한 게 되거든요. 임진왜란 때 명나라가 우리를 도와준 게 고마워 명나라와 청나라의 경쟁에서 명나라가 밀릴 때도 우리는 쇠퇴하는 명나라한테 충성을 했습니다. 그래서 청나라의 속국이 되었던 거예요. 청나라의 속국이 된 이후에는 속국의 주인 노릇을 일본이 가져갔고, 그 후에는 미국과 소련이 가져갔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분단이 그때부터 빚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

법륜스님의 하루_ 수행에 대해 배웠지만 여전히 소비를 마음껏 하고 싶어요. (2023.05.27.)

요즘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치관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너무 특별한 목적의식 없이 남들이 하는 만큼만 하고 살아왔던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득 제가 정토회에서 스님께 배운 것들과 제 삶을 분리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돌아봐집니다. 저는 검소한 수행자의 삶을 살아가고 싶으면서도 여전히 욕심도 많고 소비도 마음껏 하고 싶어 합니다. 지금도 돈을 더 벌어야 할 때가 아닌가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부처님과 스님께 배운 가치관을 제 삶에 녹일 수 있을까요?// 스님이 언제 돈을 벌지 말라고 가르쳤어요? 검소하게 살라고 했지 돈을 벌지 말라고 가르친 적은 없어요. 검소하게 산다는 원칙을 갖고 살면 돈이 없어도 껄떡거리지 않고 돈이 있어도 검소하게 살 수 있습니다. 검소하게 살면..

법륜스님의 하루_ 동남아시아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전법을 하는 게 좋을까요?(2023.05.29.)

동남아시아에서 전법을 해보니까 현지인에게 전법을 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스님의 이번 동남아시아 답사를 계기로 어떻게 하면 아시아 사람들에게 전법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는 세계 전법이 주로 미국이나 유럽의 영어권에 있는 외국인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번에 동남아 지역을 다니면서 든 생각은 정토불교대학과 행복학교 프로그램이 현지어로 번역이 되어서 확산이 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만 참여가 가능하지만 현지어로도 참여할 수 있다면 더 빠른 세계 전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동남아에서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음식을 먹으려고 하고 한국 옷을 입으려고 하는 모..

법륜스님의 하루_ 문명 전환의 모델이 되기 위해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까요? (2023.05.29.)

이번 동남아 답사를 스님의 하루를 통해 접하면서 해외에서 스님의 위상이 굉장히 높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정토회가 문명 전환의 모델이 되기 위해 좀 더 준비하고 갖추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해마다 동남아에서 참여불교 활동가들이 정토회로 견학을 많이 옵니다. 사실은 정토회가 가지고 있는 제일 중요한 모델인 불교대학과 행복학교를 보여주고 싶지만 모두 온라인으로만 진행이 되다 보니까 눈에 보이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농사를 짓고 있는 두북 수련원은 아직 세계적인 모델이 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유기농의 원칙도 부족하고, 생산, 보관, 유통으로 이어지는 체계도 아직 미흡해서 ‘저렇게 하면 되겠다’ 하는 대안으로 제시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토회도 아직 실험 중인 단계이기 때문입니..

법륜스님의 하루_ 부탄에서 정말로 지속 가능한 개발이 가능할까요? (2023.05.29.)

부탄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부탄도 결국 개발이 되면 TV 또는 유튜브와 같은 문명에 노출될 것입니다. 그러면 욕망을 좇아갔던 기존 문명국의 폐해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 것 같습니다. 부탄을 지속 가능한 개발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스님은 어떤 방안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부탄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해보자는 제안은 결국 ‘이대로 살자’가 아니라 ‘개발해 나가자’는 제안입니다. 사람이 생존을 유지하려면 물을 끌어와서 마시고 씻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전깃불이 들어오도록 해야 합니다. 먹을 음식이 있어야 하고,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고등학교까지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하고 인터넷이 되어야 하고, TV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

법륜스님의 하루_ 남편의 하소연을 들어주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 (2023.05.28.)

결혼 16년 차 주부입니다. 저는 남편의 하소연을 매일 들어주고 있는데요. 이제 저도 갱년기이고 아이들도 사춘기라서 남편의 말을 들어주는 게 점점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몸에서 자꾸 신호를 보냅니다. 제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면 좋을까요?// 하소연을 들어줘 보기도 하고, 하소연을 안 들어줘 보기도 해 봐야 어느 쪽이 질문자에게 유리한지 알겠죠? ... 하소연을 들어주기 싫은데 들어주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겁니다. 무엇이 나에게 이익인지 한번 계산을 해보세요. 하소연을 안 들어줬을 때 갈등이 생기는 부작용 하소연을 들어줬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부작용 양쪽을 계산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부작용보다 갈등이 생기는 부작용이 더 크니까 하소연을 들어주고 있는 것 아닌가요? 질문자가 헌신적인 사람이라서 남편의 하소연을..

법륜스님의 하루_ 수행에 대해 배웠지만 여전히 소비를 마음껏 하고 싶어요. (2023.05.27.)

요즘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치관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너무 특별한 목적의식 없이 남들이 하는 만큼만 하고 살아왔던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득 제가 정토회에서 스님께 배운 것들과 제 삶을 분리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돌아봐집니다. 저는 검소한 수행자의 삶을 살아가고 싶으면서도 여전히 욕심도 많고 소비도 마음껏 하고 싶어 합니다. 지금도 돈을 더 벌어야 할 때가 아닌가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부처님과 스님께 배운 가치관을 제 삶에 녹일 수 있을까요?// 스님이 언제 돈을 벌지 말라고 가르쳤어요? 검소하게 살라고 했지 돈을 벌지 말라고 가르친 적은 없어요. 검소하게 산다는 원칙을 갖고 살면 돈이 없어도 껄떡거리지 않고 돈이 있어도 검소하게 살 수 있습니다. 검소하게 살면..

법륜스님의 하루_ 사람들이 저를 호구로 알아요. (2023.05.26.)

저는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으로 인해 손해를 많이 보았습니다.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쉽게 거절하는 방법을 알아서 남에게 호구를 당하는 일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호구를 당했어요? ... 같이 계산해 주면 되죠. 질문자도 함께 먹었잖아요. ... 좀 사주면 되죠. ... 내가 먼저 족발을 먹자고 했으면 기분 나쁠 일이 아니었습니까? 상대가 먼저 권했다는 이유로 기분이 나쁜 것인데, 누가 먼저 먹자고 했느냐가 뭐가 그리 중요해요? 같이 어울려서 먹고 내가 한턱 내면 되는 거죠. ... 거절 못 하는 성격 때문에 생기는 일이 아니에요.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계산이 좀 안 맞을 뿐입니다. 거래를 해보니까 손해가 좀 있죠? 그러면 거래를 끊으면 되죠. ... 지인을 가지려면 투자를 좀 해야..

법륜스님의 하루_ 회사일이 불공정하고 부당해서 마음이 힘듭니다. (2023.05.25.)

저는 위계서열이 뚜렷하면서 업무 소통 방식이 불공정하여 부당한 일이 많은 직장에서 동료와의 관계를 잘 처리해 나가기 힘든 자리에 있습니다. 저 스스로만 바라보며 일하고 싶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동료들과 소위 ‘칼의 대화’를 해야 하다 보니 마음이 견디기 어렵습니다. 제가 먼저 사과를 하면 다음에 일 처리를 할 때 일방적으로 잘못한 사람으로 낙인 되기 일쑤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회사 생활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회사를 얼마나 다녔어요? 10년이나 회사를 다닌 사람이 회사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 도대체 머리가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 가령 어떤 직장을 한 달 다녀봤는데 어떻게 직장생활을 해야 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묻는다면 경험 있는 사람이 알려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그 ..

법륜스님의 하루_ 마음공부를 어떻게 하는 걸까요?

제가 관속에 들어가 보니 바깥에서 어떠한 것도 관 안으로 가져올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 어떤 것도요. 이제 죽었으니까 곧 이 몸은 썩어서 흙으로 돌아가겠죠. 그러면 남는 건 마음밖에 없구나. 살아있는 동안 이 마음을 닦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손에 잡히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고, 어떤 덩어리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마음공부란 도대체 무엇인가요?// 마음공부란 마음이 어떻게 일어나고 작용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음공부를 왜 해야 하는 걸까요?) 괴롭기 때문입니다. 괴로움이란 마음에 생긴 병입니다. 몸에 어떤 부위에 병이 나듯이 마음에 병이 난 거예요. 마음의 통증, 아픔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괴로움에는 여러 가..

법륜스님의 하루_ 코로나 후유증으로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2023.05.24.)

저는 원래부터 건강염려증이 있었는데 작년 12월에 코로나에 걸려서 체력 저하와 함께 후각과 미각이 상실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니고 몸에 좋다는 건 다 해봤지만 몸이 나아지지 않았어요. 혹시 다른 병이 걸린 건 아닌지 하루에도 수십 번 온갖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론은 나지 않고 두 달이 지났는데 후각과 미각은 조금씩 돌아왔고 갱년기가 연달아 왔어요.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곤두서고, 짜증과 불안, 우울, 긴장, 숨쉬기 힘든 호흡 곤란과 무기력증으로 인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정신과 약을 복용 중입니다. 왜 예전의 몸 상태로 안 돌아오는지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됩니다. 조바심과 불안감으로 점점 더 무기력해져 가는 제가 얼마나 더 나빠질지 걱정이 됩니다. 사..

법륜스님의 하루_ 한반도의 통일이 점점 요원해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2023.05.23.)

제가 옛날부터 좋아했던 노래가 ‘우리의 소원은 통일’입니다. 통일이라는 과제는 우리 민족의 소명이자 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가장 위대한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통일이 가까워지기보다는 오히려 진영 논리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점점 요원해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통일은 남한과 북한이 하는 것인데도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지나치게 많이 개입되어 있는 것 같아요. 미국, 일본, 중국의 이해관계가 많아서 정작 당사자인 남한과 북한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남북한이 직접적인 교류를 하는 방안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데,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지 않으면 민간단체라도 직접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어려운 부탁이지만 스님께서 그런 활동을 하는 운동 본부를 하나 만들어주..

법륜스님의 하루_ 분노 조절이 안 됩니다,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죠 (2023.05.22.)

병원에서 화병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분노 조절이 잘 안 되는 병이라고 합니다. 버스 기사와 싸운다거나 하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상사의 공격적 말투나 강한 어조에 신체 고통을 느낄 만큼 영향을 받습니다. 화도 진정이 안 됩니다. 원래 군대에도 가면 안 되는데 다녀오지 않으면 취직이 안 된다는 얘기가 많아서 그냥 다녀왔습니다. 군대에서 2년 정도 참다가 강박증에 걸렸습니다. 집에서 빚을 내어 치료비로 천만 원을 썼습니다. 제 어머니는 시집살이를 10년 정도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정신병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저를 임신했을 때도 그러셨고요. 제가 한때는 쓸데없이 부모님도 많이 원망했습니다. 이제 원망보다는 해결책을 찾고 싶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상사에게 공격적인 말투..

법륜스님의 하루_ 어떻게 하면 명상을 제대로 할 수 있나요? (2023.05.21.)

제가 명상을 하고 있는 게 바르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어떻게 하고 있어요? (숨을 잘 쉬고, 혼자 있고, 평온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첫 시작은 그렇게 하면 됩니다. 명상이라는 단어는 같지만 명상하는 방법은 여러 전통에 따라서 다 달라요. 그러나 기본적인 성격은 같아요. 어떻게 해도 좋습니다. 먼저 몸과 마음을 편안한 상태로 유지해야 해요. 긴장하거나 애쓰거나 하지 않아야 합니다. ‘명상을 잘해야 되겠다’ 하고 다짐하는 것은 명상을 잘하는 것이 아니에요. 애를 쓰고 긴장을 하는 것이죠. 먼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시길 바랍니다. 아무 할 일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생각할 것도 없고 움직일 일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일을 많이 하니까 피곤하잖아요. 그래서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

법륜스님의 하루_ 아이들이 휴대폰만 보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3.05.21.)

요즘 애들이 집에서 핸드폰에 불이 나도록 들고 앉아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놓아둬야지요. 옛날에는 애들이 만화책을 맨날 봤고, 그다음은 텔레비전을 맨날 보았듯이 요즘 아이들은 핸드폰을 맨날 봅니다. 여러분들도 어릴 때 맨날 텔레비전을 보았지만 지금 잘 살잖아요. 큰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만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공부를 못하니까 아이에게 손해가 될 거예요.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바보입니다. 우리 아이가 바보가 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깨우쳐 줘야 합니다. ‘그것만 보지 말고 공부도 좀 해라’ 하고 조언을 하세요. ‘좋다고 그것만 계속하면 중독성이 생기고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까 조금 줄여라’ 하고 이야기를 하세요. 그러나 절대 야단을 쳐서는 안 됩니다. 야단치는 것과 어리석은 ..

법륜스님의 하루_ 과제가 너무 많아서 힘들고 화가 나요. (2023.05.20.)

고등학교 3학년입니다. 요즘 과제가 너무 많아서 힘들고 화가 많이 나요. 화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과제를 안 하면 되죠 성적이 떨어지면 되죠. 뭐가 걱정이에요? 대학을 못 가지는 않아요. 합격 점수가 좀 낮은 데로 가면 됩니다. 요즘 한국에서 대학을 못 가는 일은 없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삽니까?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건 좋은데 그렇다고 모두 다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걸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힘들면 안 하면 돼요. 그래서 별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겁니다. 질문자가 화나고 힘든 이유는 과제 때문이 아닙니다. 고3이기 때문도 아니고, 입시 때문도 아니에요. 자신의 욕..

법륜스님의 하루_ 남편이 저 몰래 고금리 대출을 받고 신용불량자가 되었어요. (2023.05.19.)

남편과 저는 무일푼으로 시작해서 20평대 아파트를 사고 15년째 빚을 갚아나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저 몰래 아파트를 담보로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저는 제 이름으로 신용대출을 받아 빚을 모두 갚았습니다. 남편이 술을 마시면서 ‘가슴이 답답하다’, ‘집을 나가겠다’ 하고 큰소리를 쳐서 부부싸움도 하게 되었습니다. 저한테 큰돈을 한 번도 준 적이 없어 화가 났지만 이혼은 할 수 없어 그냥 살기로 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남편과 저를 닮은 사랑하는 아들 둘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영향을 받는다는데 아이들이 남편처럼 알코올 중독에 사기꾼이 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됩니다. 저처럼 바보같이 살게 되는 것도 걱정이고요 제가 어떻게 하는..

법륜스님의 하루_ 정년퇴직을 하고 나니 부부 사이가 냉랭해졌어요. (2023.05.18.)

저는 65세이고, 지난해 6월에 정년퇴직을 하고 지금은 집에서 소일하면서 얼마 전 불교대학을 마치고 이번 주 토요일에 경전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가 수신제가를 잘 못해서 저희 부부는 두 달 동안 냉전 상태에 있습니다. 딸까지 셋이 함께 살고 있는데 집사람은 모두 흩어져서 살자고 선전포고를 했고 그래서 제가 이번 토요일에 가족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저는 집사람에게 일단 둘이서 한 달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칭찬을 해보자고 제안하려고 합니다. 그 이후에도 도저히 같이 살기가 어렵다면 각자의 행복을 위해서 놓아주려고 결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좋은 해법이 있을까요?// 부부간의 갈등이 정년퇴직 이후에 심해졌습니까? 아니면 그전에도 심했습니까? 그럼 정년퇴직하고 어떻게 생활했습니까? 청소라든지 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