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년 동안 하루에 수 조를 죽이며 계속돼온 전쟁이 있습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요. 이 전쟁은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전사들에 의해 자행되었습니다. 바로 박테리오파지, 줄여서 파지입니다. 파지는 바이러스입니다.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닙니다. 또 이들은 누군가 만들어 놓은 것처럼 생겼습니다. 머리는 20면체입니다. 20개의 면과 30개의 모서리가 있는 주사위 같죠. 머리에는 파지의 유전 정보가 들어 있고 다리 같은 섬유 조직이 붙어있는 긴 꼬리 위에 달려 있습니다. 지구에는 박테리아를 포함해 다른 모든 생명체를 합한 것보다 많은 파지가 있습니다. 아마 생명이 있는 곳 어디나 파지가 있을 겁니다. 수십억이 지금 여러분 손에 내장에 그리고 눈썹에 존재합니다. 지구상 가장 치명적인 존재인 파지가 그렇게..